작년 600% 폭등한 美 바이오주 더 오른다고?...월가 “연준금리 인하 앞서 이것 사라”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1. 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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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새해 제약·바이오주 낙관론
비만약 외 방사성약·세포치료 주목
중소형주 암브렉스 작년 587% 폭등
대형 제약사도 줄줄이 M&A 발표
서학개미 인기 끈 LABU 재반등
바이든 약가 인하·대선 공약은 변수
전립선암과 유방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암브렉스 바이오파마(AMAM)의 작년 주가 흐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새해를 전후해 제약·바이오 관련주 매수세가 고개 드는 분위기다.

한국 투자자들은 ‘라부’라 는 애칭이 붙었던 뉴욕증시 제약·바이오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시점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월가에서는 지난 해 뉴욕증시에서 회복세가 늦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새해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온다.

미국 투자사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는 지난 주 고객 메모를 통해 “그간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생명공학 관련주가 상당한 매도 압박을 받았으며 2023년 4분기(10~12월)부터 회복세로 접어들었는 바 새해에는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추가 상승세를 판단할 만한 기준으로는 대표적인 ETF 인 ‘SPDR S&P 바이오테크 펀드’(XBI) 시세가 주당 90달러를 넘길 지 여부”라고 언급했다. 해당 ETF 는 지난 해 마지막 거래일 29일에 89.29달러로 마감해 90달러 재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제프리스 증권의 마이클 이 연구원 역시 고객 메모를 통해 “새해에는 제약·바이오 주가 과매도 상태라는 점에 새삼 주목하는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을 표했다.

지난 해 뉴욕증시 제약·바이오 업종은 비만·당뇨치료제 정도를 제외하면 투자자들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다.

XBI를 비롯해 생명공학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하는 ARK 지노믹 레볼루션 ETF (ARKG)는 지난 한 해 각각 10%, 19% 올라섰다.

다만 뉴욕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투자하는 ETF 인 SPDR S&P 500 펀드(SPY)가 같은 기간 약 25%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세가 다소 뒤쳐졌다.

작년 상승분도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불기 시작한 4분기에 집중됐다.

디렉시온 데일리 S&P 바이오테크 불3X (LABU) 시세 흐름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난해 6월 이후 순매수 5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고위험 ETF 인 디렉시온 데일리 S&P 바이오테크 불3X (LABU) 는 최근 한 달만 보면 시세가 38% 뛰었다.

다만 지난해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 회복세가 부진한 탓에 자산운용사가 해당 종목을 20대 1 병합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새해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며 비만약 외에도 방사성 의약품·세포 치료 부문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애브비(ABBV)와 암젠(AMGN), 버텍스 파마수티컬스(VRTX), 암브렉스 바이오파마(AMAM), 바이오헤이븐(BHVN), 엑셀리시스(EXEL), 아포지 테라퓨틱스(APGE)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 2021년 6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암브렉스는 지난 한 해에만 주가가 약 587% 뛰었다. 해당 종목은 지난 달 18일부로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에 편입됐다.

암브렉스는 항체 약물 결합체(ADC)를 활용해 남성과 여성 각각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전립선암과 유방암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해왔다.

지난 해 2월 회사가 전립선암 치료 효과를 1차 공개한 이후 꾸준히 주가가 올랐고 이어 지난 달에는 중국 유방암 환자의 74%, 미국·호주 환자의 67%가 긍정적인 약물 반응을 보였다는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급등했다.

지난달 대형 제약사 화이자(PFE)가 ADC 중심 바이오 기업인 시젠을 43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암브렉스 인수·합병(M&A)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도 따라 붙었다.

월가에서는 대형 제약사들의 ‘방사성 의약품·세포 치료’ 기업 M&A 가 활발한 점도 바이오 업종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6일 영국계 대형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N)가 중국계 세표치료업체 그레이셀(GRCL)을 1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Y)은 방사성 의약품 개발업체인 레이즈바이오(RYZB)와 케루나 테라퓨틱스(KRTX)를 각각 41억달러, 14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세포 치료란 유전자 가위나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해 병을 지료하는 방식이다. 방사성 의약품이란 진단·치료용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해당 원소를 질병 부위로 옮기는 물질을 결합한 의약품을 말한다.

다만 새해 연준 금리 인하가 어느 시점에 얼마나 이뤄질 지 여부는 매수세를 좌우할 변수다.

이밖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들고 나올 의료·복지 공약도 관건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르면 올해 봄 거대 양당(민주·공화당) 대선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이고 공약에 따라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헬스케어 관련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선에 도전한 바이든(민주당)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오는 9월 고가 약품 약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업계 수익성을 가를 만한 변수다.

현지 비영리단체인 46브루클린이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지난 2019년 이후 미국 내 제약사들의 약가 인상률은 평균 5% 정도로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으며, 업체들은 신약을 고가에 출시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정부의 추가 약가 인하 가능성이 부각된 가운데 우선 이달 화이자와 사노피, 다케다 제약이 선두로 미국 내 500개 이상 약품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이밖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비만·당뇨약으로 유명한 일라이릴리 등 다른 주요 제약사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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