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성공키워드는 성장통을 함께 극복할 좋은 팀원" [실리콘밸리 K-프런티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업계는 혹독한 2023년을 보냈습니다. 경기위축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고금리가 야기한 투자 가뭄이 겹친 여파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한인 스타트업도 ‘투자 한파’를 비켜 갈 순 없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2024년 새해를 맞아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 한국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7인을 인터뷰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선 성장통을 함께 이겨낼 좋은 팀원이 필요합니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창업하면 성장 과정에서 숱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된다”며 “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선 팀원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야 사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반 솔루션 기업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사가 효율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비자와 관련한 정보들을 결합해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석사, UC샌디에이고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 등을 밟은 안 대표는 구글(유튜브)을 거쳐 2013년 몰로코를 설립했다.
창업 초기 하루하루 불안한 미래를 버티던 몰로코는 현재 세계 13개 지사, 5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기업가치 20억달러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거듭났다. ‘몰로코 클라우드 DSP’,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등 주요 솔루션을 개발해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한 덕분이다. 안 대표는 “직원, 고객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달려온 결과”라고 말했다.
몰로코는 현재 하루 5000억 건 이상의 광고 입찰을 처리한다. 구글 메타 아마존은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광고 엔진을 갖추고 있는데, 몰로코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중국, 인도에서 사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에 지사를 운영 중인 유럽 시장도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몰로코는 작년 11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내 해커톤(프로그램 개발 공모전)을 개최했다. 안 대표는 “직원들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며 “몇몇 아이디어는 실제 사업화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몰로코는 이미 글로벌 스케일의 머신러닝 인프라를 갖고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치기 좋은 환경”이라며 “직원들에게 ‘제2의 창업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해에 더 힘차게 뛰자’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좋은 팀원’에 대한 철학은 사내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졌다. 몰로코는 최근 엔지니어링 리더십 트레이닝 프로그램인 ‘스파크’를 론칭했다. 안 대표는 “구글에 몸담고 있을 때 사내에 엔지니어링 리더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며 “몰로코의 엔지니어들이 비즈니스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과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더 멀리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창업 전선에 나선 후배들을 향해 안 대표는 “진정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가, 적어도 10년은 할 수 있는가, 일이 잘되든 안되든 즐겁고 행복할 것인가 스스로 물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창업한 후에는 먼 미래보다 2년 혹은 18개월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는 게 좋다”며 “지나친 부담은 갖지 말고, 먼 미래를 보되 짧은 호흡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몰로코는 최근 1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은 3억달러로 전년(2억달러)보다 50% 급증했다.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몰로코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크다. 안 대표는 “상장과 관련해 회사에 가장 좋은 시점이 언제인지 계속 검토하고 고민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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