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의 힘”... 전세계 국부펀드 투자 4분의 1 은 사우디 몫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투자액이 40조원을 넘어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세계 국부펀드 전문업체 글로벌 SWF의 예비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야시르 알 루마얀 PIF 총재.

로이터에 따르면, 2023년 사우디 국부펀드 투자액은 315억 달러(약 40조8200억원)에 달했다. 전 세계 전체 국부펀드 투자액 1238억 달러(약 160조4400억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지난해 축구와 골프, 게임 분야에서 통 큰 투자를 집행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6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의 4대 축구 클럽인 알 이티하드, 알 알리, 알 힐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나스르를 PIF가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DP 월드투어, 그리고 이들의 라이벌인 LIV 골프를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합병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밖에 다른 분야 투자도 많이 늘렸다. PIF는 미국 게임업체 스코플리를 49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스탠다드차타드의 항공기 리스 사업부 인수에 36억 달러, 철강업체 하디드 인수에 33억 달러를 투자했다. PIF는 항공사와 자체 브랜드의 전기자동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SWF 보고서에 따르면, PIF는 게임 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 아츠, 테이크-투 등에 81억 달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는 사우디를 게임 허브로 만들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국부펀드가 관리하는 자산은 11조2천억 달러(약 1경4천515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부펀드 총지출은 2022년에 비해 21% 감소했다.

친환경 수소에서 리튬 채굴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전환 분야 국부펀드 총투자가 25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다른 분야 투자액이 적어 전체적인 지출은 줄었다. 지난 6년 동안 펀드 자산 투자를 주도했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도 자산이 1천440억 달러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8% 적은 금액을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SWF의 디에고 로페즈 전무는 “국부펀드의 자본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투자액이 줄었다는 것은 국부펀드들이 지나치게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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