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연 중 “난 트럼프 아젠다 일부가 아냐” 외친 美록밴드
미국의 인기 록 밴드 그린데이가 새해 전야 TV 생방송 공연 도중 가사를 바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가 그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1일(현지시각) 미국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그린데이는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 ABC 채널에서 방송된 새해 전야 방송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히트곡 ‘아메리칸 이디어트’(American Idiot)를 선보였다.
이때 보컬인 빌리 조 암스트롱은 노래 속 일부 가사를 “나는 ‘마가’(MAGA) 아젠다의 일부가 아냐”로 바꿔 불렀다. 원래 가사는 “나는 레드넥(백인 노동자) 아젠다의 일부가 아냐”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트럼프가 내세우는 핵심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변형한 것이다. 이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페인을 펼칠 때 만들어 냈다.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층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이 공연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분노를 표했다. 한 지지자는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그린데이가 아니라 끝났다는 의미의 그린던(green done)이다”라며 “이게 재밌지 않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나?”라고 적었다. 다른 이들도 “그린데이가 싫어졌다” “개사한 건 정말 별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도를 넘어선 비난, 욕설도 다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그린데이는 1986년 결성 이후 인기를 끌며 미국의 펑크록 장르를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그린데이는 앞서 여러 차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암스트롱은 2016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트럼프도 KKK(백인 우월주의 단체)도 미국 파시스트도 없다”고 외쳤고, 2018년에는 개인 공연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몹시 싫어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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