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살인사건 크게 줄었는데…수도 워싱턴만 급증, 왜

이본영 기자 2024. 1. 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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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체로는 살인 사건이 많이 줄었으나 수도 워싱턴은 살인이 크게 늘어 '5대 살인 도시'로 꼽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살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 숫자는 2022년보다 36% 늘어난 것이다.

한 민간 컨설팅 업체는 지난해 미국에서 살인 사건으로 숨진 이는 1만8450명으로 2022년(2만1156명)에 비해 12.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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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모뉴먼트에서 내려다본 워싱턴 시내 모습.

미국 전체로는 살인 사건이 많이 줄었으나 수도 워싱턴은 살인이 크게 늘어 ‘5대 살인 도시’로 꼽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워싱턴에서 살인 사건으로 숨진 이가 274명으로 1997년 이래 최다였다고 1일 보도했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살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 숫자는 2022년보다 36% 늘어난 것이다. 워싱턴의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살인 사건 희생자 수는 40명으로 미국 60개 대도시들 중 뉴올리언스·클리블랜드·볼티모어·멤피스에 이어 5번째로 많다.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한다고 흔히 인식돼온 뉴욕이나 시카고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이다.

경찰 집계로 사망자들의 90% 이상은 총격에 목숨을 뺏겼다. 이들 가운데 14살 미만 어린이 106명이 총격을 받아 그 중 16명이 사망했다. 14~17살 청소년도 16명이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청소년들이 총기를 사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해 1~9월 총을 이용한 살인과 강도 혐의로 체포된 청소년 수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청소년들이 스니커스 운동화를 뺏으려고 다른 청소년을 총으로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경찰은 살인 사건의 거의 절반은 다툼이 촉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 미국 전체에서 살인 사건이 기록적으로 감소했다는 추산과 대조적이다. 한 민간 컨설팅 업체는 지난해 미국에서 살인 사건으로 숨진 이는 1만8450명으로 2022년(2만1156명)에 비해 12.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강도를 비롯한 다른 강력 범죄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찰 등은 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디트로이트를 비롯한 대도시들에서 살인 사건이 갑자기 많이 줄어든 이유를 놓고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순찰이나 총기 이력 추적 강화가 일부 효과를 발휘했을 가능성을 얘기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워싱턴에서 유독 살인 사건이 급증한 것도 역시 단순한 설명이 나오지는 않는다. 청소년 총기 보급이 늘었다거나, 적극적 치안 활동이 부족했다거나, 동부 흑인 밀집 지역의 생활 환경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등의 짐작이 제시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마약과 관련된 강력 범죄 빈발로 1980~90년대에 워싱턴에 붙은 ‘살인 수도’라는 별명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지난해 살인 사건 급증에 대해 워싱턴포스트에 “힘든 한 해였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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