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언론 화두는 'AI' '유료화'… "AI가 정치의 양극화 심화, 언론 균형 잡아야"

박서연 기자 2024. 1. 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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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AI혁명 시대에도 과감한 도전의식과 오픈마인드로 개척자돼야"
한국경제도 "개편 추진 중인 CMS CTS에도 AI 기능 대폭 확충"
유료독자 2만 명 확보 중앙일보 유료화 강조, 헤럴드 구독모델 원년 시작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2024년 언론사 대표들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생성형 AI' 언급이 있었다. 2023년 언론사 대표들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유료화 언급이 있었는데, 올해는 '생성형 AI'와 '유료화' 등의 키워드가 함께 제시됐다.

▲ⓒ게티이미지.
▲조선일보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쓴 기사 하단에 생성형 AI를 사용했다고 표기하고 있다. ⓒ조선일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생성형 AI'를 주로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미디어DX 회사에서 개발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간단한 보도자료를 프로그램에 넣으면 기사를 써주는 기술을 적용했다.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기사에는 “조선일보와 미디어DX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기사”라고 표기하고 있다. 또 한국경제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자사 CMS에 생성형 AI를 심어서 기사를 작성하게 하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힘든 한 해가 될 거다. 생성형AI로 만들어내는 온갖 가짜뉴스가 선거판을 뒤흔들고 여론을 왜곡할 것이다. 사회 전체가 편 가르기에 휩쓸릴 것이다. 분명한 것은 그럴수록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론에 대한 갈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위기에 옥석(玉石)이 가려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상훈 사장은 “조선일보가 직면할 또 하나의 도전은 AI혁명이다. 챗GPT 신드롬이 벌어진 지난해가 AI 혁명의 예고편이었다면, 올해는 AI 혁명에 대한 대응이 국가와 기업의 흥망을 가르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다. AI 혁신으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고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는 기업은 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며 “미디어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시대를 앞서 정보화와 환경의 가치를 일깨웠던 조선일보가 AI혁명의 시대에도 과감한 도전의식과 오픈 마인드로 개척자가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김정호 한국경제 사장도 2024년 신년사에서 “60년을 맞은 한경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한계를 뛰어넘는 점프 업 전략”이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 도입, One Source Multi Use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어내야 한다. 창의적인 콘텐츠와 사업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도 앞서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호 사장은 이어 “특히 올해는 모든 부문에서 AI를 접목하고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현재 개편을 추진 중인 CMS, CTS에도 AI 기능을 대폭 확충해 기자들의 편의성과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AI에 맡기고 우리는 보다 고도화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8월부터 80만 명 로그인 독자를 모은 중앙일보는 2022년 10월 'The JoongAng Plus'(더중앙플러스)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유료화 시작 1주년인 지난해 10월 중앙일보는 2만 명의 유료 독자를 모았다.

▲더중앙플러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 그룹 계열사들은 마켓리더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뉴스브랜드군(중앙일보)은 국내 언론사 중 처음 시작한 프리미엄 서비스 '더중앙플러스' 유료회원 목표치를 조기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홍정도 부회장은 “중앙일보는 더중앙플러스를 통해 디지털 부문에서 다른 언론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조기 달성한 유료 회원 숫자가 더욱 의미가 클 것”이라며 “새해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해서 유료 회원을 대폭 늘리고, 사업 구조를 내실 있게 다져 디지털 기반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1등 뉴스브랜드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중앙일보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중앙그룹

홍정도 부회장의 '구독모델 목표' 발언은 2021년 시작됐다. 홍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구독 모델에 기반한 뉴스미디어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신년사에서 홍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모바일 개편 이후 불과 4개월여 만에 상당히 의미 있는 회원 수를 확보했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지만,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3년 신년사에서 “구독모델에 기반한 뉴스 미디어 플랫폼의 완성. 그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The JoongAng Plus'를 고도화할 수 있는 상품 개발, 기술 인프라, 마케팅 역량을 업그레이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헤럴드도 올해부터 구독모델 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창협 헤럴드 대표이사는 2024년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 5개년 프로젝트의 원년이 시작된다. 헤럴드를 애정하는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지면의 틀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콘텐츠기업으로 나아간다”며 “종합 디지털 플랫폼인 '헤럴디(Heraldy)'를 오는 6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자 상징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다. 그간 뉴스 소비 감소의 대세적 흐름 속에서도 헤럴드가 포털 등 채널에서 거둬온 온라인 소비 성과를 우리 플랫폼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언론사들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정치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들이 더욱 정론직필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상훈 사장은 “해외에서도 미국 대선과 영국 총선, 러시아 대선과 대만 총통 선거를 포함해 70여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등 역사상 가장 큰 선거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하지만 갈수록 정교해지는 AI발 가짜뉴스는 정치 양극화와 맞물려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 특히 언론 자유를 위협할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소용돌이가 거셀수록 조선일보는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오직 사실에 입각해 진실을 추구하는 '팩트 퍼스트(fact first)'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홍정도 부회장도 “지금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양극화로 큰 갈등을 겪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공지능(AI)이 가치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갈수록 극단화하는 세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공동체는 균형을 잃을 것”이라며 “중앙일보와 JTBC는 균형과 통합의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구성원들에게 주문했다.

[관련 기사 : 2023년 언론사 신년사 화두는 '유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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