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학대 유튜브 채널 폐쇄... "카톡 등 국내 채널도 책임 다해야"

동물권행동 카라, 국제 연대기구와 공조
고양이 학대 영상 올린 유튜브 채널 폐쇄

2019년 8월부터 경북 포항시 한동대 교내에서 고양이들이 잔혹하게 살해당하거나 학대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교내 컨테이너 건물에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문도 적혀있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고양이를 학대하는 영상을 올린 유튜브(구글이 운영하는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채널이 폐쇄되고 운영자 계정이 해지됐다. 동물단체는 "카카오톡 등 국내 메신저나 플랫폼도 동물학대 영상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다수의 고양이 학대 영상을 게시해 온 유튜브 채널 '폭동제압! 불법 먹이 투기는 폭동이다'가 폐쇄되고, 운영자 계정이 해지됐다.

해당 채널에는 고양이의 입을 막대기로 찌르고, 포획틀째 물통에 빠트리거나 목을 조르는 잔혹한 영상과 고양이를 돌보는 케어테이커를 혐오, 비하하는 발언이 게시됐다. 카라는 유튜브 운영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수사 결과 2019년부터 경북 포항시 한동대 캠퍼스와 시내에서 고양이를 살해하고, 초등학교 앞에 아기 고양이 '홍시'를 매달았던 학대자와 동일 인물임이 밝혀졌다. 학대자는 2022년 11월 동물학대 역대 최고형인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동물학대 영상 게시 혐의가 더해져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고양이 학대자가 운영해 온 유튜브 채널이 폐쇄되고 운영자 계정이 삭제됐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이번 폐쇄는 영국 기반의 국제 온라인 동물학대 연대기구인 소셜미디어 동물학대 연합(SMACC∙Social Media Animal Cruelty Coalition)과의 공조로 이뤄졌다. 카라는 구글 측에 유튜브 채널 폐쇄를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자 SMACC에 가입해 도움을 요청했다. SMACC 측은 구글과의 소통을 거쳐 해당 채널 폐쇄를 이끌어냈다.

카라는 이번 폐쇄를 계기로 국내 플랫폼사들의 동물학대 영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성모 카라 활동가는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에 동물학대 영상이 대거 올라오고 있지만 운영사는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국내 플랫폼들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학대 채팅방 운영자가 익명성이 강화된 채팅방으로 옮겨가기를 권유하는 내용(왼쪽)과 고양이를 죽인 학대자가 채팅방에서 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대화창.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한편 카라는 동물학대 영상 발견 시 대응방법도 소개했다. 윤 활동가는 "댓글을 달거나 '싫어요'를 누르는 등의 행위는 알고리즘을 통해 영상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게 만든다"며 "스마트폰 화면 녹화와 같은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하고 동물단체에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