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만나는 우리 모두의 ‘파리’…성남큐브미술관 ‘매그넘 인 파리’ [전시리뷰]
로버트 카파, 마크 리부, 브뤼노 바르베 등 세계적인 사진 작가들이 카메라로 붙잡아낸 파리의 과거와 오늘이 사진 작품으로 펼쳐졌다.
성남큐브미술관 특별기획전 ‘매그넘 인 파리 : 문득, 파리. 눈앞의 파리’가 지난 12월15일 개막했다.
이번 기획전은 세계대전 이후 포토저널리즘을 선도해온 보도 사진가 집단 ‘매그넘 포토스’ 소속 사진작가 39명이 프랑스 파리의 생생한 면모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사진을 담아냈다.
작가들이 카메라로 붙잡아낸 파리의 역사 속 현장, 인물, 풍경 사진 등 150여점과 미공개 사진 작품으로 제작한 영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매그넘 포토스’는 동시대의 현실을 때로는 온기 가득하게, 때로는 냉철한 비판 의식을 내세운 시선으로 생생하게 포착해온 만큼, 이들이 낭만과 예술과 혁명의 도시 파리를 각자 어떻게 담아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엔 1930~40년대 혼돈으로 가득한 사회상에서 출발해 50년대 세계 대전 이후 재건되는 도시의 모습, 60년대를 들끓게 한 혁명의 순간, 70~80년대를 거치면서 사랑과 낭만 그리고 예술의 도시로 변모해가는 과정에 이어 동시대에 이르는 파리의 면밀한 모습들이 알찬 구성으로 펼쳐져 있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까이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던 로버트 카파. 어떤 현장이든 일단 뛰어들어 카메라를 갖다가 대면서 그 때에만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을 뷰파인더 안에 봉인하려고 했기에 그의 사진이 생명력을 얻는다.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의지만 맴돌고 있는 건 아니다. 사진을 진실과 허상을 분별하는 매개체로 대하는 작가들의 시선도 엿볼 수 있어서다. 패트릭 자크만이 찍은 사진이 그렇다. 범람하는 센강 속 종아리까지 차오른 물에도 굴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 키스하는 연인의 모습이 보인다. 연출을 통해 조작된 현실처럼 보여도, 과연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수용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현대 파리의 모습을 담아낸 섹션도 주목하면 좋다. 특히 팬데믹으로 모든 게 멈췄지만 파리는 언제나 변화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풍경을 포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개선문을 래핑하는 대형 프로젝트 작업 등을 담아낸 사진은 코로나19의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는 과정이다.
파리라는 도시를 떠올릴 때 빼놓기 힘든 ‘패션’에 관한 사진들도 흥미를 자극한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자신의 컬렉션 발표가 끝난 뒤 수줍어하면서 떠밀려 런웨이로 나가는 모습을 절묘하게 찍은 압바스의 사진은 특히 생동감이 넘친다.
파리 곳곳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초상도 목격할 수 있다. 알랭 들롱·장 피에르 레오(배우), 파트리스 쉐로·프랑수아 트뤼포(영화감독)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파리와 소통하고 교감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1월 95세로 타계한 매그넘의 최고령 사진작가였던 엘리엇 어윈의 눈으로 펼쳐낸 파리 역시 만날 수 있다. 그의 따스한 시선과 섬세한 관찰력이 깃든 인물과 풍경 등의 일상 사진이 눈길을 끈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파리의 역사와 함께 호흡하면서도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느낌이 들도록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며 “파리의 어제와 오늘을 마주할 뿐만 아니라 내일까지 가늠하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3월24일까지.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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