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 "이자이익 성장 한계…상생으로 패러다임 전환"(종합)

이정필 기자 2024. 1. 2. 13: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쟁과 생존에서 상생과 공존으로, 업종 간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 주문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정필 이주혜 기자 = 국내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이 이자이익에 기반한 기존의 성장 방식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미래 전략으로는 디지털화 가속을 통한 업종 간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제시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산, 고객 수, 이익 등 주요 성과 기준으로 명실상부 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전통적 고객 분류는 이제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면서 "KB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포함해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제 금융은 일상생활 속으로 스며들어가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금융상품과 서비스 기능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형태로 모듈화 해 어떤 플랫폼에도 고객 맞춤형으로 탑재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비대면 채널 영업방식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고객의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기 위한 임베디드 금융 확대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은 비금융회사가 디지털기술을 이용해 자체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장하는 것을 말한다.

양 회장은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운용, WM(자산관리), 보험, 글로벌 4대 영역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디지털, 글로벌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가자고 전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진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2023년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업권 전반에 걸쳐 고른 결실을 맺었다"며 "올해 경영 슬로건은 고객중심, 일류(一流)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시장, 기술, 금융 소비자의 트렌드가 분초 단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관행과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면서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진 회장은 "혁신과 도전의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업(業)의 윤리"라며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고객중심, 일류신한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전략이라고 그룹 계열사들에 주문했다.

함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미국 내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디지털 뱅크런의 오명을 쓰며 단 36시간 만에 파산하고, 세계 9대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는 167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으며 순식간에 사라졌다"며 "고난과 위기가 태풍처럼 휩쓸고 간 2023년에는 10년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면서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지난해 3월 금리와 수수료 체계의 산정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고객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중하고 시너지를 강화해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임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해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올해는 우리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해 고객과 시장이 변화된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명확한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면서 "기업금융은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혁신역량으로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올 하반기 예정인 유니버설 뱅킹앱(NewWON)의 완성도 높은 출범을 위해 역량을 집중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진용을 새롭게 갖추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주도적이고 속도감 있는 전략 추진으로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전 계열사의 사업과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미래 준비의 핵심은 단연코 AI, 디지털과 ESG"라며 "올해부터 사업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실장(實裝)하는 준비를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 전사적으로 구축 중인 슈퍼플랫폼에 금융은 물론 비금융 서비스와 AI까지 탑재하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완성형 슈퍼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올해 농협금융은 ESG를 경영과 사업에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원년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거래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컨설팅 역량을 확충하는 등 ESG 파트너로서 역할을 늘려가고, 저탄소·녹색금융 등 농협만의 특화된 잠재력과 가치를 접목해 새로운 기업금융 창출의 기회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농협금융이 온오프 어디에서든 고객의 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해, 일상 금융회사에서 인생 금융회사로 진화하는 탄탄한 토대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더 이상 농협이라는 특수성에 머물거나 안주하지 않고, 특별한 인생 금융회사로 거듭나는 농협금융을 다함께 만들어 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win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