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尹대통령 "신속 수사" 지시...정치권 '테러' 규탄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소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가 일제히 규탄 메시지를 내놨다. 정치권 모두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깊은 우려를 표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부산경찰청에 즉시 수사본부를 설치하도록 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또 유사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보호를 강화키로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전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라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수석대변인 명의의 구두논평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피해가 크지 않기를 바란다.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진영대결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이런 사태는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신호탄 같다"며 "남북통합, 동서통합, 좌우통합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도 우려의 메시지를 내놨다.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소셜미디어)에 이 대표 피습 소식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라는 것은 누구나 이견이 있으면 투표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라며 "이 대표의 무사, 무탈과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수사기관은 이번 일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SNS에 올린 글에서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폭력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 폭력이 다시는 자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백주 대낮에 야당 대표에 테러가 자행되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정치 테러는 곧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갑작스러운 당 대표 피습 소식에 안타까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당 운영 관련 상황을 협의할 계획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상대로 "동요하지 말고,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이송돼 치료 중인 부산대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경찰은 이 사건 관련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 상태와 관련해 의료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추가 상황이 확인되는 대로 추가로 브리핑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이 같은 폭력행위가 다시는 우리 정치와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서받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이 대표님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붙잡힌 용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해 이와 같은 폭력행위가 다시는 우리 정치와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입장문을 내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회의장으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던 중 신원 미상 남성으로부터 피습을 당해 부산대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남성은 이 대표에게 "사인해달라"며 접근, 이 대표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공격 직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붙잡혀 현장에 대기 중이던 경찰에게 인계됐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쓰러져 약 20분간 목 부위를 지혈받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차에 실려 부산대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울대병원 후송 후 신속하게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예방할 계획이었으나 피습으로 해당 일정은 취소됐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대전=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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