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강조→저렴한 류현진이 대세된다' FA 시장 후반전, 몬스터 가치가 오른다

안호근 기자 2024. 1. 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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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류현진.
토론토에서 투구하던 류현진의 모습. /AFPBBNews=뉴스1
구체적인 이적 관련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37)의 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2번째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결국 새 팀을 찾지 못한 채 2023년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 류현진을 영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고 있다.

가장 류현진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는 뉴욕 메츠를 비롯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으로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류현진은 MLB 통산 186경기에서 78승 48패 평균자책점(ERA) 3.27로 뛰어난 커리어를 남겼다. 빅리그 진출 후에만 2번째 수술대에 올라 재활을 거친 뒤 복귀했지만 이후 류현진은 11경기에서 3승 3패 ERA 3.46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수술 이전에 비하면 구속이 다소 하락했지만 특유의 칼날 같은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류현진의 구속을 빠르게 느끼게 만드는 체인지업은 물론이고 올 시즌 초저속 커브까지 장착하며 위기 타개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11월 류현진(오른쪽)이 아내 배지현씨와 KBO리그 한국시리즈를 관람하고 있다.
국내 복귀 가능성도 점쳐졌다. 수술대에 올랐고 나이는 30대 후반인 투수에게 이전과 달리 빅리그 팀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류현진이 국내로 리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우선 지명권을 가진 한화 이글스는 여전히 그 희망을 놓지 않고 그와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황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현지에서 류현진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과 상황이 유사한 선수들의 행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마에다 겐타(36·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루이스 세베리노(30·뉴욕 메츠), 프랭키 몬타스(31·신시내티 레즈)가 그렇다.

마에다는 2016년 빅리그에 입성해 통산 65승 49패 ERA 3.92를 기록했다. 특히 첫 시즌 16승, 2번째 시즌에도 13승으로 맹활약했으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21년 8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2년을 통째로 쉬었고 지난 시즌 복귀해 21경기에서 6승 8패 ERA 4.23을 기록했다.

2015년 데뷔해 통산 54승 37패 ERA 3.79를 기록 중인 세베리노도 2017년 14승, 2018년 19승으로 전성기를 보냈지만 부상 악령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2019년엔 오른쪽 어깨 회전근 수술, 2020년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를 거쳤고 커리어도 자연스레 내리막을 탔다. 지난 시즌 성적은 4승 8패 ERA 6.65.

마찬가지로 2015년 빅리그에 발을 디딘 몬타스는 통산 37승 35패 ERA 3.90을 써냈다. 두 자릿수 승리는 2021년(13승) 단 한 번이었다. 지난 시즌 시작도 전에 어깨 수술을 받았고 결국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스토브리그 초반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마에다. /사진=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공식 SNS
뉴욕 메츠로 이적한 루이스 세베리노. /AFPBBNews=뉴스1
류현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딱히 나은 점을 찾기 힘든 선수들이지만 계약 내용은 놀라웠다. 이들은 모두 새 팀을 찾았는데 가장 먼저 지난해 11월 27일 디트로이트와 손을 잡은 마에다의 계약 규모는 2년 2400만 달러(312억원)였다. 세베리노는 지난해 11월 30일 뉴욕 메츠와 1년 1300만 달러(169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세베리노와 연간 조건을 따지면 유사했다.

더 놀라운 건 몬타스였다. 강력한 공을 뿌리는 선수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1경기 출전에 그친 건강 상태에 의구심을 완벽히 털어내지 못한 투수임에도 신시내티는 그에게 1년 1600만 달러(208억원)을 투자했다.

류현진의 상황이 이들에 비해 나쁠 게 없다. 감독의 이른 교체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도 많지만 류현진은 등판 때마다 인상 깊은 투구를 펼쳤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아트 피칭'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최근 류현진을 메츠가 영입해야 할 선수 중 4명의 투수 중 하나로 꼽은 미국 매체 SNY는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효율적이고 믿음을 주는 피칭을 하는 좌완 중 한 명"이라며 "통산 평균자책점 3.27 및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8을 마크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자신을 다룰 줄 안다. 2023시즌에는 11차례 선발 등판 중 8차례 경기에서 2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또 현재 메츠에 있는 중간급 선발 자원 중에서도 최고 레벨이다. 루이스 세베리노와 비슷한 수준의 1~2년 계약을 제시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호평했다.

다저스 시절 투구하던 류현진. /AFPBBNews=뉴스1
토론토에서 타자를 잡아내고 기뻐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건강한 류현진'은 실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현지에서도 2차례 수술 이력과 많은 나이를 불안 요소로 꼽지만 일각에선 투수가 부상 등으로 오랜 기간 투구를 하지 않으면 그만큼 더 어깨를 쓸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복귀 후 모습을 통해 류현진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증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부분에 충분히 납득을 하는 구단이라면 류현진의 나이와 수술 이력은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 그만큼 류현진의 가치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선발 투수의 몸값 인플레이션이 과하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류현진이 수술 후 성공적으로 복귀를 알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시즌 활약에 대한 투자로 1300만 달러라면 충분히 투자해볼만한 금액일 수 있다.

메츠와 보스턴, 볼티모어에 류현진을 추천한 매체들이 하나 같이 하는 이야기는 '효율성'이다.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등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보스턴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는 1일 "(보스턴엔) 마이크 클레빈저, 제임스 팩스턴 또는 류현진과 같은 더 저렴한 옵션이 적합할 수 있다"고 했고 이날 볼티모어 베이스볼은 원하던 투수들이 새 팀을 찾았다면서 "여전히 FA 시장에 마커스 스트로먼이나 마이클 로렌젠, 션 마네아와 류현진 등이 있다. 이들은 볼티모어 구단 예산에 있어서도 적합한 투수들"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구단들이 선수 영입에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1,2선발이 아닌 로테이션 중후반에서 안정적으로 제 몫을 해줄 투수를 찾는 팀도 많다. 여러모로 류현진의 가치가 오르고 있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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