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까지 여덟 번"…'30주년' 박진영, 연말은 계속된다

이재훈 기자 2024. 1. 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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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31일 올림픽홀서 송년 단독 공연 '에이티스 나이트' 성료
1980년대 콘셉트로 총 40곡 라이브
"1980년대 어마어마한 문화적 풍성함"
정태영 "인생은 이렇게 뜨겁게 살아야 한다" 감상평
[서울=뉴시스] 박진영(J.Y. Park) 2023 송년 콘서트 '80's Night' 공연.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저는 무대에 서지 못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여러분 보고 춤추고 노래하고 음악 만드는 일이 저에게는 살아가는 엄청난 힘과 에너지가 된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감히 예순 살까지는 꼭 하고 싶다. 환갑 공연이 정확하게 2031년이다. 앞으로 여덟 번 남았는데 그 여덟 번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영원한 현역'으로 통하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52·J.Y. Park) JYP엔터테인먼트 CCO(창의성 총괄 책임자)가 거물 K팝 제작자가 된 가운데도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쉰 살이 넘어서도 신곡을 내고 콘서트 무대에 오르는 K팝 기획사 수장은 박진영이 유일하다. 피네이션을 이끄는 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PSY·47·박재상)는 쉰 살 아래다.

2일 JYP에 따르면, 박진영은 지난달 30~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송년 단독 공연 '에이티스 나이트(80's Night)' 2회를 펼쳤다.

재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달군 콘서트 '그루브 백(GROOVE BACK)'에서 "내년 12월에 만나요!"라고 말한 그가 1년 만에 해당 공연장을 약속을 지켰다.

특히 박진영이 사전 예고한 것처럼, 이번 콘서트는 1980년대 국내를 대표하는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쇼2000',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 연출을 선보였다.

[서울=뉴시스] 박진영(J.Y. Park) 2023 송년 콘서트 '80's Night' 공연.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형형색색의 조명이 쉴 새 없이 무대와 객석을 고루 비췄고 풀 밴드 연주가들이 자리한 앞으로 펄럭이는 흰색 의상을 차려입은 댄서들이 '젊음의 행진' 오프닝에 맞춰 춤을 추며 공연의 힘찬 시작을 알렸다. 특히 80년대 쇼 프로그램 MC로서 독보적 인기를 자랑한 이덕화의 생생한 목소리로 "JYP와 함께 떠나는 즐거운 시간 여행 '에이티스 나이트'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다들 즐기실 준비되셨나요? JYP, 부탁~해요!"라는 정겨운 멘트가 흘러나왔다.

박진영은 1980년대를 풍미한 노르웨이 밴드 '아하(A-Ha)'의 히트곡 '테이크 온 미(Take on Me)'를 시작으로 자신의 최신작 '체인지드 맨(Changed Man)', 조용필 '모나리자', 윤수일 '황홀한 고백', 2PM '어게인 & 어게인(Again & Again)', 소방차 '어젯밤 이야기'까지를 흥겹게 메들리로 선사했다.

이날 박진영은 자신이 80년대 음악에 집착하는 이유도 털어놨다. 그는 "디지털 음악이 들어오기 전 실제 악기 연주가 반 이상 남아있던 마지막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문화가 막을 내리고 디지털 문화가 시작되는 과도기의 어마어마한 문화적 풍성함이 있기에 트렌디함을 쫓다 보면 결국 80년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박진영은 "아날로그라는 해류와 디지털 해류가 공존했던 유일하고도 멋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오늘 들으실 음악들은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골든'하다. 또 오늘 공연에서 흐르는 모든 소리는 밴드가 실제 연주하는 생생한 악기 사운드이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진영(J.Y. Park) 2023 송년 콘서트 '80's Night' 공연.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박진영은 스티비 원더 '파트-타임 러버(Part-Time Lover)', 컬처 클럽 '카르마 카멜레온(Karma Chameleon)', 유리스믹스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와 진주 '난 괜찮아', 원더걸스 '노바디(Nobody)', 미쓰에이 '굿-바이 베이비(Good-bye Baby)'와 '피버(FEVER)(Feat. 수퍼비, BIBI)', '웬 위 디스코(When We Disco)(Duet with 선미)'와 비 '나로 바꾸자(duet with JYP)' 등 각 시대 히트곡에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세트리스트를 80년대 사운드로 재해석해 들려줬다.

그런 가운데 '80년대 황제' 박남정과 '80년대 퀸' 김완선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히트곡 '널 그리며'를 부르며 무대에 오른 박남정은 박진영과 듀엣 호흡은 물론 'ㄱㄴ춤'을 함께 춰 추억에 젖어들게 했다. 마이클 잭슨 '빌리 진(Billie Jean)' 커버 무대 속 문워크를 재현했다. 또 다른 히트곡 '사랑의 불시착'을 선사해 공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박진영은 "'80년대 황제'를 모셨다. 제가 박남정 선배님을 따라 하지 않았다면 아마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제게 큰 영감이 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김완선도 화려한 무대 의상을 차려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대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가 신스 사운드로 흘러나오자 관객은 '80년대 퀸'의 등장을 직감한 듯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 또 고유 감성이 듬뿍 담긴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열정의 춤사위로 선사했다.

[서울=뉴시스] 박진영(J.Y. Park) 2023 송년 콘서트 '80's Night' 공연.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박진영의 '체인지드 맨' 뮤직비디오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김완선은 "올해 함께 작업하며 왜 많은 분들께서 박진영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다. 본래 가수 박진영을 좋아했다면 지금은 인간 박진영의 팬이 됐다"고 고백했다.

박진영은 "'80년대 퀸'이자 '영원히 퀸'이신 김완선 선배님이다. 올겨울은 어디부터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많이 도와주셨는데 이를 갚을 길은 하나뿐인 것 같다. 김완선 씨만을 위해 영혼을 갈아 넣은 곡을 꼭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박진영은 분위기를 바꿔 80년대 발라드와 자신이 만든 발라드 곡도 차례로 들려줬다. '슬픈 인연', '12월 32일', '세월이 가면', '대낮에 한 이별', '너의 뒤에서', '또 한번 사랑은 가고', '난 여자가 있는데', '거짓말'을 열창했다.

또 박진영 송년 콘서트의 문을 닫는 시그니처로 자리한 지오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촛불하나'와 더불어 '날 떠나지마'를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 스타일의 사운드로 재해석해 들려줬다.

[서울=뉴시스] 박진영(J.Y. Park) 2023 송년 콘서트 '80's Night' 공연.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진영이 지난해 11월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펼친 축하 무대에 대해 일부에선 혹평이 나왔지만, 이번 콘서트에 대해선 호평이 대부분이었다.

총 40곡을 라이브로 선보인 박진영은 공연을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했던 공연 가운데 음악을 가장 많이 바꿔야 했다. 80년대 히트곡을 들려드리면서 그 곡과 어울리는 제 곡 또는 제가 만든 타 아티스트의 곡을 섞어 부르는데 반주를 다 80년대 스타일로 바꾸느라 굉장히 많은 작업을 했지만 너무나도 행복했다"고 흡족해했다.

또 "어떤 가수가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콘서트를 할 수는 없다. 콘서트는 티켓을 구매해 주는 분들이 있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계속하고 싶지만 관객분들이 오시지 않으면 못하는 건데 또 한 번 무대에 세워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눈길의 궂은 날씨에도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박진영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데뷔 이래 '날 떠나지마', '청혼가', '허니', '그녀는 예뻤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또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있지' '엔믹스' 등을 발굴한 K팝 거물 제작자인 그는 최근엔 KBS 2TV 음악 예능 '골든걸스'에서 인순이·박미경·신효범·이은미로 구성된 걸그룹 결성 프로젝트 프로듀서로 나서고 있다.

그런 박진영은 특히 "더 열심히 준비하고 관리해서 예순 살 때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겠다. 내년에는 어떤 곡을 발표하고 어떤 콘셉트로 공연을 열지 이미 다 생각해 놨다. 저는 오늘처럼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내년 12월에 다시 만나자"고 기약했다.

이번 박진영 콘서트를 지켜 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소셜 미디어에 "슈퍼밴드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기획사 대표가 본인 공연을 '솔드 아웃(sold out)'시키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무려 두시간 반을 댄스와 랩을 섞어가며 공연을 하다니… 인생은 이렇게 뜨겁게 살아야 한다"고 썼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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