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2세대 줄기세포 시대가 열린다

김명지 기자 2024. 1. 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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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여는 신년 기획으로 한국과 일본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기사를 낸 이후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줄기세포 치료제 신약 개발 동향을 보면 미국이 압도적이라는 이 맞는다고, 또 일본 내부적으로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자성(自省)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나아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만 따로 떼 놓고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새 정부 들어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된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줄기세포 선도국인 일본과 손잡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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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기자

새해를 여는 신년 기획으로 한국과 일본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기사를 낸 이후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줄기세포 치료제 신약 개발 동향을 보면 미국이 압도적이라는 기사 내용이 맞는다고, 또 일본 내부적으로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자성(自省)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은 2세대 줄기세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과학계는 일본 클리닉에서 맞을 수 있는 ‘줄기세포 항노화’ 주사를 뛰어넘는 줄기세포 의약품 시대가 곧 열린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ES)세포, 유도만능줄기(iPS)세포,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는 난자 등에서 추출하는 원시세포이고, iPS 세포는 유전 기술을 활용해 다 자란 세포를 원시세포 상태로 되돌린 줄기세포다.

성체줄기세포는 태반, 골수, 지방 조직에서 추출하는데, 내 몸 세포가 손상되면, 대체하려고 생기는 세포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도쿄대 교수가 발견한 iPS세포와 배아줄기세포가 세포 재생 효과는 훨씬 탁월하지만, 배아줄기세포는 윤리적 문제가 있고, iPS세포는 사람의 몸에 넣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안전성 부분에서 좀 더 검증이 필요했다. 그래서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먼저 시작됐다.

과학계에서는 성체줄기세포를 1세대 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와 iPS 세포를 2세대라고 부른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 교실 김동욱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을 허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줄기세포를 연구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이 2세대 줄기세포와 관련한 의학적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고,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나갔다는 것이다.

일본의 문제는 2012년 야마나카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다른 연구는 배제하고 iPS 세포 연구 지원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은 배아줄기세포와 iPS세포 모두를 연구했다. 그러니 여기서 미국과 일본의 성패가 갈렸다. 이번에 바이엘이 미국 FDA로부터 받은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제는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다. 아직 iPS세포로 FDA가 상용화 임상 허가를 받은 사례는 없다. 나아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만 따로 떼 놓고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에서 iPS 세포가 아닌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한국을 오히려 부러워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내에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는 난치병이라고 여겨진 파킨슨병을 극복할 길이 열리고 있다. 김 교수팀은 오는 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8번째 파킨슨병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줄기세포를 이식 임상시험을 실시한다.

하지만 연구의 확장성은 iPS세포가 더 크다.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는 물론 항노화 연구의 중심에 있다. 줄기세포를 이식해서 피부가 매끈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세포 리프로그래밍(reprograming)이 가능해진 세상이 됐다는 뜻이다. 조로증 마우스에 iPS 세포의 역분화 기술을 활용했더니 늙은 쥐가 젊어졌다는 연구는 iPS세포의 역분화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교수가 올해 7월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한 알토스랩 강연장은 사람이 몰려 인산인해가 된 것이 시작이다.

최근 위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일본의 iPS세포 치료제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재생의료 분야에서는 일본보다 뒤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활기 넘치는 바이오벤처 생태계도 우리의 장점이다. 한국의 생산 능력과 추진력, 여기에 일본의 기술력을 더하면 재생의료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윈윈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일본은 제약 바이오 분야에서 오랜 역사가 있다. 글로벌화 노하우와 인수합병(M&A)에도 경험이 풍부하다. 한국의 전통 제약사들도 배울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새 정부 들어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된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줄기세포 선도국인 일본과 손잡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인의 모험 정신으로 일본과 협력을 강하게 밀어 붙여야 한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태 이후 중단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를 다시 시작할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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