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채권형이 이끈 ETF 120조 시대
순자산 증가 상위 1~3위 금리형…채권형도 성장
삼성·미래 상위권 순위 굳건…하위권 순위 변동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ETF 순자산 규모가 약 120조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금리형·채권형 ETF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려는 수요와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차익을 기대하는 개인의 심리로 투자금이 꾸준히 모여든 영향이다.
덕분에 대표적인 금리형 ETF를 선점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 규모도 급증하며 선두권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중하위권 운용사에서는 성장 차이가 나타나며 순자산 순위가 뒤집혔다.
2023년 히트 ETF는 금리형·채권형…시장 규모 53% 급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순자산총액 합계는 119조29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말 78조264억원에서 52.9% 증가했다.
지난해 ETF 순자산 급증은 금리형·채권형 ETF가 이끌었다. 특히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리 움직임을 반영해 연간 3~4%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금리형 ETF에 많은 자금이 쏠렸다.
2023년 순자산총액 증가 상위 1~3위 ETF는 모두 금리형 상품이었다.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이 4조7009억원 늘어나며 가장 많이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이 3조3917억원 늘었으며,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도 1조5389억원 늘었다.
또 정해진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존속기한형 채권형 ETF와 금리 인하를 기대한 투자자들이 장기채 ETF에 투자하면서 채권형 ETF도 규모를 키웠다.
2023년 9월 12일 상장한 'KODEX 24-12 은행채(AA+이상)액티브'는 약 4개월만에 2조4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나란히 규모 키운 운용사…성장세에 순위 갈려
개별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말 32조9505억원에서 작년말 48조7302억원으로 1년간 순자산을 15조7797억원 늘리며 1위를 유지했다. 올해 가장 뜨거웠던 상품인 금리형·채권형 ETF 덕을 봤다. 또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인 'KODEX 200'이 1조2769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같은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 규모는 29조5674억원에서 44조6564억원으로 15조890억원 늘어났다. 성장을 이끌었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의 순자산이 성과 부진의 영향으로 9623억원 감소했으나 금리형 ETF가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밖에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TIGER미국나스닥100'과 국내 반도체 종목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에 집중투자하는 'TIGER Fn반도체TOP10'도 각각 7754억원, 6358억원을 모았다.
중위권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B자산운용의 순자산은 2022년말 6조9654억원에서 지난해말 9조7206억원으로 2조7552억원 늘었고, 같은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도 3조527억원에서 5조9173억원으로 2조8646억원 증가했다.
중하위권에서는 일부 순위 변동도 나타났다. 한화자산운용은 연간 1조5107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5위로 2계단 올랐다. 연내 순위싸움을 이어왔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순자산 8537억원이 늘어나며 6위로 마감했다.
2022년말 7357억원으로 순자산 1조원 밑이었던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말 2조6557억원을 기록하며 1년새 순자산 규모가 3.5배 가량 커졌다. 매달 ETF 분배금을 나눠주는 '월배당' ETF가 인기를 끌어모으면서다. 대표적인 월배당 상품인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연간 3452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2022년말 5위였던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말 8위로 2계단 하락했다. 순자산은 약 5000억원 늘어났으나 타 운용사 대비 성장률이 부족했던 탓이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