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휴 맞아 모였는데… 거동 불편했던 아버지 아파트 화재로 숨져
새해 연휴가 끝난 뒤 첫날인 2일 경기 군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50대가 숨지고, 그의 아내를 포함한 주민 10여명이 다쳤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5분쯤 군포시 산본동에 있는 15층짜리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화재 발생 1시간10여분만인 오전 8시26분 모두 꺼졌다.
이날 화재로 9층 집에 있던 A씨(50대)가 숨지고, 아내인 B씨(50대)가 연기를 들이마셔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주민 12명이 연기를 마셔 상처를 입었다.
화재가 발생한 집 안에는 A씨 부부와 10대 손녀 등 3명이 있었다. 화재 당시 이들은 즉시 대비했는데, 거동인 불편한 A씨는 미처 대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새해 연휴를 맞아 모였다고 했다.
화재 현장에서 만난 A씨의 아들 C씨(20대)는 “아버지께서 평소 몸이 편찮으셨는데, 최근에 건강이 악화되며 잘 움직이지 못하셨다”면서 “오전에 출근한 뒤 집에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이렇게 돌아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조카는 무사하지만, 어머니가 크게 다쳤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3년 사용 승인 난 건물이다. 화재 당시 비상벨은 울렸지만,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는 다른 집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소방당국은 복도식 아파트라 연기가 잘 배출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는 “불이 난 아파트가 지어질 당시에는 스프링클러는 설치하지 않아도 됐다”면서 “진화 작업 당시 소방관들은 불이 난 9층부터 상층부 세대의 현관문을 일일이 두드려가며 주민들을 대피시켜 연기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막았다”고 설명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방화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A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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