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리버풀 스카우트 “황희찬 꾸준히 관찰, 매우 인상적인 경기력”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황희찬(27, 울버햄튼) 몸값이 폭등하고 있다. 지난해 말, 울버햄튼과 장기 재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여전한 경기력을 보이자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이 황희찬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은 2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리버풀이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황희찬 영입에 관심이 있다. 두 팀 스카우트는 최근 몇 달 동안 황희찬을 지켜봤고, 황희찬의 기술과 스피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했다. 이후 울버햄튼에서 53경기 15골을 기록했다. 올시즌 게리 오닐 감독의 울버햄튼에서 선발로 뛰면서 프리미어리그 20경기에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라고 알렸다.
물론 울버햄튼에서 황희찬만 이적설에 있는 건 아니다. 시즌 초반엔 핵심 미드필더 페드루 네투가 이적설이 있었다. ‘스포츠몰’은 “울버햄튼의 주요 선수들을 둘러싼 이적설이 있는 건 낯설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최초 보도는 ‘풋볼 인사이더’다. ‘풋볼 인사이더’는 2024년 새해를 맞아 “토트넘과 리버풀이 황희찬을 지켜보고 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울버햄튼에서 스트라아키러 역할을 맡았다. 스카우트들은 이후에 보여준 경기력에 감명을 받았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토트넘과 리버풀엔 확실한 골잡이가 필요하다. 리버풀은 지난해 여름 벤피카에서 8500만 유로(약 1220억 원)을 들여 다르윈 누녜스를 데려왔지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토트넘도 같은 해 에버턴에 5800만 유로(약 832억 원)를 주고 영입한 히샤를리송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는다.
최근에 히샤를리송 경기력이 올라왔지만 더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 누녜스는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수차례 골망을 두드렸지만 골키퍼 두브라브카를 뚫지 못했다. 1대1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침착함과 결정력이 부족했다.
현재 황희찬 경기력을 본다면, 부실한 9번 자리에 안성맞춤이다. 황희찬은 왕성한 활동량에 탁월한 라인브레이킹 능력까지 있다.
황희찬은 2021년 울버햄튼에 임대로 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임대 기간에 탁월한 골 감각과 측면에서 저돌적인 역량을 보이며 6개월 만에 완전 영입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구단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이유로 방출설이 돌았다.
프리미어리그 몇몇 팀이 황희찬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결정은 잔류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득점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2022-23시즌 후반기를 치렀다. 황희찬을 중용했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떠났지만, 프리시즌 기간 부상 방지를 위한 훈련과 철저한 식단으로 준비했다.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시즌 초반 교체 조커로 활용했다. 벤치에서 교체로 투입됐지만 황희찬은 가벼웠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게도 주눅 들지 않았고,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울버햄튼은 황희찬 맹활약에도 승점 확보에 실패했지만 9번 자리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더 간결한 움직임과 몸놀림, 결정력으로 울버햄튼 최전방을 이끌었다. 네투와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황희찬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된 이후 5분 만에 골망을 갈랐다. 잠시 움찔했던 햄스트링 부상 회복 이후 복귀라 벤치에서 출발이었다. 브라이턴을 상대로도 교체로 투입해 5분 만에 헤더로 골망을 뒤흔들며 연속골에 성공했다.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 경기력을 인정했고 선발 스쿼드에 포함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만나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리버풀전까지 골망을 뒤흔들며 존재감을 보였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황희찬 경기력에 엄지를 세우면서 올시즌 톱 클래스 결정력을 인정했다.
이후 황희찬은 펄펄 날았다. 리버풀전 득점 이후 리그컵 3라운드 입스위치전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본머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셰필드 유나이티드까지 위협하며 6경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전에선 새로운 별명까지 얻었다.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발언은 영국 현지에도 소개됐고,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득점까지 터트리자 구단 차원에서 ‘코리안 가이’를 홍보했다.
토트넘 홋스퍼전에 주춤했지만 곧바로 마수걸이 골을 터트리며 부담을 이겨냈다. 풀럼 원정길 페널티킥 득점으로 만회했고, 번리전까지 골망을 흔들며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브렌트포드전에선 시즌 첫 멀티골을 터트렸다.
첼시전에선 근본 넘치는 팬 서비스도 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드’에서 일하는 나세르 킨젤라 기자는 “황희찬이 몰리뉴 스타디움에 온 한국 팬들을 모두 만나고 있다. 축구 선수가 팬들에게 이렇게 많은 시간을 쓰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고 감탄했다.
나세르 킨젤라 기자가 공개한 영상에선 한국 팬들이 줄지어 황희찬에게 사인을 받았다. 12월 추운 날씨였지만 황희찬을 보려고 모인 팬들이 많았다. 황희찬은 모두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으면서 팬들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
황희찬의 성실한 압박과 축구 지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브렌트포드 콜린스의 백 패스가 플레켄에게 향했는데 황희찬이 재빠르게 낚아채 볼을 끊어냈다. 황희찬은 빈 골문 앞으로 볼을 몰고 질주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콜린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고 볼을 잡은 이후 환상적인 트래핑으로 압박을 벗겨냈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프리미어리그 입성 이후 커리어 첫 두 자릿수 득점이자 프리미어리그 10호골이었다. 울버햄튼 공격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 건 2019-20시즌 라울 히메네스 이후 4시즌 만이었다.
특히 홈 구장에서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홈 구장 6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2022-23시즌 최종전 에버턴전을 시작으로 브라이턴,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까지 6번의 홈 경기에서 득점포를 터트렸다. 울버햄튼에서도 몇 십년 만에 나온 역사적인 기록이었다.
울버햄튼 내 톱 클래스 활약은 개인 스탯에 머물지 않았다. 최고의 활약을 보이자 울버햄튼 10월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페드루 네투, 수비수 크레이그 도슨과 10월 이달의 선수 경쟁을 했는데 황희찬에게 상이 주어졌다. 10월 3경기 모두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는 점을 돌아보면 황희찬이 수상하지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지난해 22일엔 2028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울버햄튼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시즌 현재까지 울버햄튼 최다 득점자 황희찬이 2028년까지 재계약을 확정했다. 우리 팀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는 2021년 울버햄튼 임대로 첫 발을 디뎠고, 현재 게리 오닐 감독 아래에서 9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황희찬 재계약은 예견된 일이었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울버햄튼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황희찬은 이번 계약으로 2028년까지 울버햄튼에서 뛸 수 있게 됐고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대형 재계약을 체결했고, 황희찬은 울버햄튼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라고 가장 먼저 독점으로 알렸다.
오닐 감독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 황희찬이 보여준 활약은 울버햄튼 발전에 정말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 우리가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해 기쁘다. 황희찬은 내가 이 팀에 온 이후로 열심히 노력했다.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처럼 꾸준히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5년 재계약 직전까지 울버햄튼에서 주급 3만 파운드(약 4900만 원)를 받고 있었다. 팀 내 최고 주급은 파블로 사라비아(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였다. 이번 재계약으로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만큼, 9만 파운드까지 인상된 거로 추정된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 활약상에 "황희찬이 많은 골을 넣은 이유는 나에게 있지 않다. 모든 건 황희찬의 노력이다. 황희찬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팀 구조가 황희찬에게 도움이 됐길 바란다. 내 생각엔 황희찬이 필드 위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어 "황희찬은 특정 지역에 있을 때와 없을 때를 알고 있다. 자기 관리도 철저한 선수다. 우리 팀은 특정한 방식으로 골을 노린다.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득점할 확률이 높다는 걸 알고 있다. 황희찬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난 황희찬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들을 줬을 뿐이다. 이후에 모든 건 황희찬이 가지고 있는 많은 능력을 때문"이라고 칭찬했다.
재계약 이후 비하인드 스토리도 살짝 꺼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재계약 과정 협상에서 도움을 줬던 나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황희찬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팀(울버햄튼)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린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팀 노력과 방향성을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재계약 이후 크게 만족했다. 이들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황희찬보다 더 골을 넣은 선수는 오직 5명이다. 현재까지 모든 대회 9골이다. 페드로 네토와 마테우스 쿠냐와의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은 올시즌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울버햄튼 단장도 “황희찬이 여기에 도착한 이후 항상 구단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 울버햄튼 팬들은 황희찬이 경기장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득점을 하고 있고 게리 오닐 감독 팀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을 사랑한다. 팬들도 황희찬을 사랑한다”라고 만족했다.
황희찬은 직접 재계약 소감을 말했다. 울버햄튼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울버햄튼에 더 머물 수 있어 행복하다. 팀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울버햄튼에서 삶과 축구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재계약에 만족하지 않고 신뢰에 보답할 각오다. 황희찬은 “새로운 계약에 만족하지 않는다. 난 팀에 더 많은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 선수들과 큰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최근에 커리어 하이 수준의 상승세는 어떻게 생각할까. 황희찬은 “현재가지 9골에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나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다. 내 목표는 팀을 위해 뛰는 것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코칭스태프들에게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싶다. 동료들은 내 좋은 친구이자 형제들이다. 우린 서로를 위해 경기장에서 뛴다. 할 수 있다면 한국 문화도 더 소개하고 싶다. 영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동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면 영어를 더 배워야 한다.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라고 답했다.
끝으로 “재계약에 너무 행복하다. 나의 팀, 팬, 가족들을 위해 뛸 것이다. 이적 후 좋은 출발에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내 꿈이었다. 항상 즐기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2023년 마지막 경기이자 아시안컵 합류 직전 프리미어리그 일정이었던 에버턴전에서 도움을 한번 더 적립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브렌트포드전에서 전반 추가 시간 상대 선수와 충돌로 허리 쪽에 통증이 있었는데 가벼운 근육 경련이었다.
울버햄튼이 허리에서 볼을 돌리며 전진 패스를 넣었고 황희찬이 에버턴 수비 블럭을 뚫고 볼을 잡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특유의 접기로 에버턴 수비를 흔들었고 쿠냐에게 패스를 찔렀다. 하지만 쿠냐의 슈팅이 멀리 날아가면서 득점하진 못했다.
황희찬은 이후에 얼굴을 붙잡고 그라운드에서 고통을 호소했다. 에버턴 수비수 타코우스키가 황희찬 얼굴을 가격해 한동안 피치 위에 누워 있었다. 에버턴은 위기에서 벗어난 뒤 울버햄튼 진영에 볼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울버햄튼이 한 발 먼저 알아채 에버턴 전진 패스를 걷어냈다.
전반 12분 황희찬이 측면에서 볼을 잡고 동료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공격이 끊겼다. 에버턴이 볼을 잡고 전진하려고 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에버턴은 중원에서 압박하기보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뒀고 울버햄튼 측면 공격을 막는데 주력했다.
울버햄튼이 홈에서 골망을 열어 젖혔다. 전반 25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에버턴이 볼을 걷어 냈다. 울버햄튼은 재빨리 볼을 빼앗아 측면 공격으로 전환했고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다. 도슨이 발을 댄 슈팅이 픽포드 골키퍼 손에 걸려 튕겼는데, 울버햄튼 주장 킬먼이 그대로 밀어 넣었다. 킬먼은 부친상으로 팀을 잠시 떠난 르미나 유니폼을 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실점한 에버턴도 위협적이었다. 전반 27분 울버햄튼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해 전진했고 칼버트-르윈이 울버햄튼 배후 공간을 타격했다. 골키퍼와 각도를 좁히며 반대편 포스트로 슈팅을 시도했는데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황희찬은 톱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볼이 왼쪽, 오른쪽으로 빠지면 투지 있게 달려가 에버턴 수비와 경합했다. 전반 42분 타코우스키와 볼 다툼에서도 저돌적으로 움직여 파울을 유도했다. 울버햄튼은 프리킥 세트피스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황희찬은 전반 45분 울버햄튼 최종 수비 라인 지역에서 뻗어 올라온 롱 볼을 노렸다. 스리백 중앙 수비 토티의 패스 타이밍에 맞춰 뛰었고, 에버턴 수비 뒷 공간을 절묘하게 뛰어 들어가 오프사이드에서 벗어났다. 타이밍이 조금만 더 맞았다면 골키퍼와 1대1 상황이었지만 볼이 길어 슈팅까지 하진 못했다.
에버턴도 빠른 역습으로 울버햄튼을 흔들었다. 오나나가 기습 스루 패스를 시도했고, 칼버트-르윈이 볼을 잡았다. 울버햄튼 조세 사 골키퍼가 빠르게 튀어나와 칼버트-르윈 슈팅 길목을 차단했다. 물론 골이 들어갔어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인정되진 않았다.
에버턴은 전반 추가 시간에 공격 템포를 올렸다. 얼리 크로스 이후 세컨볼을 활용해 동점골을 노리려고 했다. 양 팀은 도일과 맥닐이 볼 다툼 과정에서 불이 붙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황희찬은 전방에서 에버턴 수비 뒤를 돌아 빈 틈을 노렸다. 후반 8분 사라비아의 패스를 받아 에버턴 박스 안으로 질주했고 중앙으로 스루 패스를 밀어 넣었다. 반대편으로 침투하던 쿠냐가 황희찬 패스를 받아 밀어 넣으면서 골망을 뒤흔들었다. 황희찬은 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고 페인팅을 통해 에버턴 수비를 속였다. 골문을 보고 슈팅했지만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울버햄튼은 코너킥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16분 도슨이 에버턴 골망을 뒤흔들며 차이를 더 벌렸다. 측면에서 올라온 얼리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바꿔 돌려 슈팅했다. 도슨의 팀 3번째 득점은 에버턴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오프사이드도 아닌 완벽한 득점이었다.
에버턴은 득점이 필요했기에 라인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울버햄튼은 2선에서 볼을 잡으면 재빠르게 전방으로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황희찬이 달려 들어 볼을 잡으려고 했지만 살짝 길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진 못했다.
황희찬은 에버턴 수비 3명이 달려드는 상황에도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질주하다가 순간적으로 접어 에버턴 수비에 균열을 내 울버햄튼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 22분엔 에버턴 수비의 과격한 태클에 부상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에버턴은 측면에서 안드레 고메스에게 패스를 찔렀고, 안드레 고메스가 등을 진 이후 리턴 패스를 내줬다. 맥닐이 볼을 받아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대 상단을 강타하며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황희찬이 후반 26분 하프스페이스에서 패스를 받아 부드러운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울버햄튼은 추가골에 열을 올렸고, 에버턴은 만회골에 총력을 다했다. 전반처럼 웅크린 탐색전보다 허리 간격을 내주고 서로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공격하는 빈도가 높았다. 에버턴은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하며 공중볼 경합, 세컨볼을 유도해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측면에서 볼을 잡았지만 유효한 공격을 하진 못했다. 울버햄튼의 조직적인 미드필더 압박과 수비 대형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울버햄튼에 공격 주도권이 생겼고 황희찬을 중심으로 에버턴 배후 공간을 타격했다.
울버햄튼은 과감한 패스로 에버턴 사이 공간을 공략했다. 게리 오닐 감독은 쿠냐를 빼고 페드루 네투를 넣었다. 사라비아도 80분 동안 뛰고 장리크네 벨르가르드와 교체돼 벤치에 앉게 됐다.
최근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주목하는 선수도 됐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공식 채널을 통해 "황희찬이 울버햄튼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라며 2021년 임대부터 현재까지 득점, 출전 경기 수, 기대 득점(xG), 유효 슈팅, 경기당 득점을 비교했다.
기대득점은 슈팅 지점 좌표, 골문과 거리, 골문에 대한 각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산출하는 값이다. 기대득점값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올시즌 기대득점은 5.27골에 불과했는데 20라운드 만에 10골을 만들었다. 통계치보다 훨씬 웃돈 결정력을 보이면서 완벽한 프리미어리그 3년차를 질주했다.
황희찬 맹활약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주목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발표에 따르면, 황희찬은 올시즌 울버햄튼 득점 37%를 차지하고 있다. 물오른 결정력에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14골), 도미닉 솔란케(본머스, 12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2골),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11골), 자로드 보웬(웨스트햄, 11골)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6위에 있다.
황희찬은 이날 박지성 대기록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다. 박지성은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이후 2012년까지 프리미어리그 154경기 19골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3년차 황희찬은 브렌트포드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18골이었다. 에버턴전에서 1도움을 기록했지만 득점엔 실패하면서 박지성 기록 경신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황희찬은 2023년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간다. 아랍에리미트(UAE) 아부다비에 차려진 한국 대표팀 캠프에 입성해 중동 적응에 들어간다. 한국 대표팀은 이라크와 한 차례 평가전을 가진 이후 카타르로 입성해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 황희찬,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지
PL 1R,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7분 출전, 울버햄튼 0-1 패)
PL 2R, vs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 (35분 출전, 1골, 울버햄튼 0-4 패)
PL 3R, vs 에버턴 (45분 출전, 울버햄튼 1-0 승)
PL 4R, vs 크리스탈 팰리스 (30분 출전, 1골, 울버햄튼 2-3 패)
PL 5R, vs 리버풀 (60분 출전, 1골, 울버햄튼 1-3 패)
PL 6R, vs 루턴 타운 (45분 출전, 울버햄튼 1-1 무)
PL 7R, vs 맨체스터 시티 (86분 출전, 1골, 울버햄튼 2-1 승)
PL 8R, vs 애스턴 빌라 (86분 출전, 1골, 울버햄튼 1-1 무)
PL 9R, vs 본머스 (90분 풀타임, 1도움, 울버햄튼 2-1 승)
PL 10R, vs 뉴캐슬 유나이티드 (90분 풀타임, 1골, 울버햄튼 2-2 무)
PL 11R, vs 셰필드 유나이티드 (90분 풀타임, 1도움, 울버햄튼 1-2 패)
PL 12R, vs 토트넘 홋스퍼 (90분 풀타임, 울버햄튼 2-1 승)
PL 13R, vs 풀럼 (90분 풀타임, 1골, 울버햄튼 2-3 패)
PL 14R, vs 아스널 (90분 풀타임, 울버햄튼 1-2 패)
PL 15R, vs 번리 (90분 풀타임, 울버햄튼 1-0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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