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진 대표 "2024년 '크립토 빙하기' 지나 큰 장 열린다"

박명기 기자 2024. 1. 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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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 대표, 신년 맞아 게임 포함 블록체인 글로벌 동향 진단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 사진=박명기

"지난해는 긴 터널의 가장 어두웠던 지점을 지나가는 시기였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2023년이 '세 번째 크립토 빙하기'로 불릴 힘들어했던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블록체인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많이 멈추고, 2022년에 테라-루나 사건, FTX 사건으로 사람들이 실망했기 때문이다. 2020년과 2021년에 영입된 우수한 투자 또는 컨설팅들도 이탈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4년은 기대가 되는 한 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 넘게 이어졌던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변화했다.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변화하고 있다. 시장에 풀릴 자본이 크립토 시장에도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후, 뉴욕의 헤지펀드에서 TMT(기술, 미디어, 통신) 분야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그 후 2021년 타이거리서치를 창업했다.

타이거리서치는 한국에서는 영어로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을 안내하는 리서치 보고서를 운영하고 있다. 1년 만에 구독자 1000명, 월간 방문자 3만 명이 넘었다. 블룸버그-포브스 그리고 같은 주요 미국 일간지에도 소개됐다.  

김 대표에게 지난해 블록체인 시장을 돌아보고 새해 게임업계를 비롯한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았다. 

 

■ "금리인하+비트코인 ETF 승인 등 올해 크립토 시장도 기대감 커져"

Q. 지난해 블록체인 시장을 돌아보면서 의미 있는 일과 아쉬운 일이 있다면?

A. 지난해는 소위 '세 번째 크립토 빙하기'로 불릴 힘든 시기였다. 우선 블록체인 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막히고, 사람들이 실망함으로써 시장 경제 블록체인 경제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2022년 테라-루나 사건, FTX 사건 때문에 사람들이 이 시장에 실망하고 신뢰를 상실했던 시기였다. 그 심리적으로 이 산업 종사자들에게 힘들게 했다. 

2020년과 2021년에 우수한 투자 또는 컨설팅과 빅테크에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산업으로 많이 유입됐다. 하지만 인재들이 다시 이탈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블록체인 시장을 움직이는 양질의 사람들을 이탈하고, 자본은 들어오지 않고, 또 커뮤니티들이 실망한 '세 겹의 악재'가 겹쳤고 저점을 지나가는 시기였다. 

자료=삼정KPMG경제연구원

Q. 그렇다면 2024년은 어떤가? 여전히 '크립토 빙하기'를 벗어나지 못하나?

A.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지난해는 내실 있고 그 기반이 튼튼한 프로젝트들이 꾸준하게 진행됐다. 성과도 많이 거뒀다. 과거와 달리 기초 체력이 튼튼한 프로젝트랑 콘텐츠들이 많이 성장했다. 

투자업계에 있는 '수확은 활황기에 거두고, 개발은 불황기에 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지금은 긴 터널의 가장 어두운 지점을 지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2024년은 정말 기대가 되는 한 해다. 지난 2년 넘게 진행됐던 글로벌 매크로 긴축 기조가 변했다. 파월 의장이 더 이상 금리를 안 올리고 시장 경제를 더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는 돈들이 크립토 시장에도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기관 투자자들도 크립토에 시선을 돌릴 때가 왔다. 올해 1분기에는 비트코인 ETF가 SEC의 승인을 받고, 일반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후속으로는 이더리움이라든지 대형 프로젝트들의 ETF화가 속속 이뤄질 거라고 예상된다. 

1차원적으로는 미국은 '가상자산'을 죽이려고 한다. 저는 역설적으로 '규제화'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 

블록체인 시장을 가장 두렵게 하고 리스크를 높인 것은 불확실한 규제였다. '이것은 불법이고 이것은 합법'이라고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는 게 오히려 낫다. 그동안 가이드라인조차 제대로 없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국가들이 마찬가지였다. 무엇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가에 대한 정의도 불분명했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 사진=박명기

■ 싱가포르과 아부다비는 '규제-진흥' 두 마리 토끼 잡아

Q. '규제 자체가 오히려 긍정적이다'는 말은 매우 비유적이다.

A. 모든 나라는 법제화한 규제가 있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와 아부다비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운명적으로 내부 자원이 적다보니 신사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  

산업에서 규제라는 건 양면성에 있다. 어떤 규제는 산업을 진흥하고 어떤 규제는 이 산업을 보호한다. 이 두 국가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우수한 정책들을 만들어냈다. 

가령 싱가포르 통화청에서는 무분별한 코인 투기에 관해서는 굉장히 강경하다. 반면 투자자 보호 조치를 확실하게 한다. 블록체인을 통한 금융 결제 시스템의 혁신, 증권시장의 효율화로 소위 STO(토큰증권)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범 사업을 통해 라이선스를 부여하면서 활성화하고 있다.

아부다비 같은 경우에는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이주하면 10년간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사실상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이 본사를 아부다비에 둔다. 

아부다비 정부의 스탠스는 '합법적으로 가장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선진적인 규제를 만들어줄 게'였다. 한국 위메이드나 네오위즈 등은 벌써 아부다비의 자회사를 세우고 활동을 준비할 수 있는 움직임을 하고 있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오른쪽)와 함께. 사진=김규진

이 밖에도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본도 기시다 총리를 중심으로 자민당에서 웹3를 통한 일본 경제의 부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가상화폐 시장의 이슈였던 세금이나 저작권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자체를 좀 더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국가가 있다면 미국과 한국이다. 두 나라는 워낙 가상화폐 시장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고, 기존 투자자들이 지난 5년간 가상화폐 사기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많이 본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국가 나름대로의 투자자 보호를 하면서도 산업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시기다.

정리하면 2024년은 주요 선진국 선도국가에서 블록체인 시장을 '게임 안에서의 법칙'을 명쾌하게 정의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우수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스타트업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해가 될 것이다.  

 

■ 게임으로는 넥슨 '메이플스토리', 위메이드 '나이트크로우' 주목

Q. 금리도 높고 세계 경제가 예전 같지 않은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나?

A. 가상화폐 시장이 낙관적이라고 할 때는 보통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가상화폐 가격이 오를 것이냐, 이 시장에 유입되는 사용자들이 많을 것이냐, 이 시장에 참여하는 회사들이 많아질 것이냐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된다. 

우선 가격적으로는 예측이 조심스럽지만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지금 나스닥이나 미국의 S&P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 뜻은 미래에 있을 경기 부양 또는 금리 인하 시점을 선반영한다는 뜻이다. 

가상화폐 시장도 따라오는 시장이 아니라 그걸 선반영하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서 2024년은 하방 압력이 다소 약해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본다. 

2024년 1분기 글로벌 서비스 준비 중인 위메이드의 게임 '나이트크로우'

유저들의 유입도 웹3를 잘 이해하지 않는 사람들이 웹 서비스를 사용하는 건 되게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뒤따랐다. 즉 얼리어댑터들이 아니라 주류 사용자들이 들어오기에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이 시장이 점점 변화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다.

 

Q. 게임 안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효용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A. 구체적으로 쉽게 설명할 만한 두 가지 분야가 게임이고 하나는 금융이다. 한때 사기라고 말했던 그런 '돈 버는 게임'(Play-To-Earn)의 그런 메시지는 이제 사라졌고, 어플들이 없어졌다. 그런 프로젝트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이제 '돈 벌기 위해 플레이'가 아니라 '플레이하면서 돈도 번다(Play-And-Earn)'로 관점이 달라졌다. 게임은 웹3랑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 이미 게임 안에서 디지털 자산의 효용이 존재한다. 

스킨을 장착한다든가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다는 것 자체가 게임 안에서는 유의미한 밸류를 준다. 하지만 현재까지 디지털 세상 안에서의 자산에 대한 권리 보장 또는 소유 여부는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가능하진다는 거는 사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상식이다. 

지난 5년간의 과도기를 거쳐서 또 국내 또는 해외 유명 게임사들 게임을 잘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곳들이 이제 속속들이 블록체인 적용한 대작을 대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의 경우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 유니버스'라든지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가 그렇다 

 

Q. '나이트크로우'는 이미 매출 1위를 찍은 게임이다.

A. 그렇다. 그런데 이제 블록체인 버전이 출시된다. 과거 불완전했던 웹3 게임, 블록체인 게임의 모습을 한번 주류로 몰려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블록체인 콘퍼런스 'TOKEN2049'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사진=넥슨

■ 한국서도 STO, 룩셈부르크-싱가포르 본국 돈 송금...아르헨티나 '비트코인' 

Q. 그렇다면 금융 분야도 전망해달라. 

A. 은행을 가거나 증권사 보험 활동을 할 때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서류를 되게 많이 쓴다든가 투명하지 않다든가 등 그들만의 리그 또는 기울어진 운동장 이런 모습들을 많이 지켜봤다. 

한국에서만 해도 이제 STO(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2024년에는 발효가 된다. 증권화된 토큰을 구매 및 유통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토큰 증권과 관련된 법제화된 나라들이 상당히 된다.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그리고 미국 등 금융시장에서도 블록체인 기술로 보다 투명하고 공평한 기회를 일반인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페이먼트, 예를 들면 국가 간 결제도 가능하다. 해외 송금은 이미 나이지리아나 라오스 등 해외 노동자가 국내인이 거주하지 않고 해외에서 노동을 해서 본국으로 돈을 송금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이로운 결제 수단이다. 

또 최근에 이제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이런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매년 100% 이상 올라갔다. 매우 불안정한 경제 그리고 신뢰받지 못하는 중앙은행 같은 문제들이 있다. 이런 곳에서는 비트코인 또는 다른 가상화폐들이 하나의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2024년에 금융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물론 급속도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조금씩 실사례가 생기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인 하면 그냥 코인이라고 생각하지 그 뒤를 받치는 기술을 이해 안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위메이드의 위믹스 토큰은 위메이드라는 플랫폼을 지탱시키는 하나의 화폐다. 위메이드 나라의 화폐다. 클레이는 클레이튼 나라의 화폐다. 그런데 사람들은 클레이튼은 얼마, 위믹스 얼마 이렇게만 바라보고 있다. 그 뒤에 있는 기술적 플랫폼의 기능들을 살펴보면 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많다.

구글클라우드 방문을 방문한 김규진 대표

■ "한국 한류 NFT 기대...싱가포르는 아시아 허브, 인도-베트남 주류 눈앞"

Q. 2024년은 게임 규칙이 정립할 시기인 듯하다. 블록체인하고 웹3 시장 자체가 새롭게 변화할 것 같다. 특히 아시아 쪽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A. 일단 국가별로 다르겠지만 한국은 여전히 가상자산에 대한 산업 지능보다는 투자자 보호 및 규칙의 틀을 만드는 데 집중돼 있다. 올해는 총선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주요 게임사 웹3 전략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자만이 아니라 정말 미국이나 유럽의 게임사 이상으로 웹3에 진심인 국가가 한국이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게임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나라가 어디냐 꼽는다면 한국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 K-드라마, K-팝 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의 결합이 상당히 많이 진척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유명 아이돌에 NFT가 출시되었다든지 어떤 이런 모습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게임도 콘텐츠라고 구분한다면 한국은 콘텐츠적으로 세계에서 주목받을 만한 콘텐츠들이 실험받는 그런 한 해라고 생각한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블록체인 규제의 선두 주자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물론 싱가포르처럼 급진적이거나 개방적인 정책을 펴지 못하겠지만 하나의 벤치마킹 포인트로서 싱가포르의 규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법인세 등은 아부다비보다 못하지만 합법적인 틀 안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싶은 곳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출시하고 싶은 곳들, 그리고 중화권의 아주 강력한 가상자산 폐지 또는 허용을 하지 않는 분위기를 피해온 중화권의 창업자들이 싱가포르에서 계속 더 활약하고 자리잡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의 블록체인 허브는 안타깝지만 한국이 아니라 이제 싱가포르가 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웹3 시장 성장세. 출처=a16z State of Cryto

인도와 베트남에는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엔지니어-개발자 블록체인의 개발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개발자가 5만 명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와 커뮤니티, 자본의 삼박자가 이뤄져야 시장의 성장이 가능하다. 이 척박한 시장에서 개발자들의 숫자를 채워줄 수 있고, 기술적인 점진을 가져올 수 있는 나라는 인도와 베트남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와 베트남은 과거 항상 외국산 또는 서구 세상에 개발자 아웃소싱 센터 또는 외주 업체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어쩌면 주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인도 같은 경우에는 어떤 경영학적으로도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 CEO가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구글의 순다 피차이 등은 인도계가 아니라 인도 출신이다. 

아시아는 인구도 많고 중위 연령도 낮고 블록체인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젊은 인구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어떤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이해와 도입을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보다 훨씬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타이거리서치, 한국과 일본-베트남 활동...구독자 1000명, 월간 방문자 3만 명"

Q. 타이거리서치라는 회사에 대해 알고 싶다. 

A. 타이거리서치는 2021년에 창업한 아시아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시장 조사 및 컨설팅업체다. 한국과 일본-베트남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희는 아시아 시장이 향후 5년 안에 블록체인 산업을 주도하는 지역이 되리라 확신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 프로젝트나 회사들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활성화 또는 아시아 리더들과의 소통을 돕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Q.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A. 세 가지 정도다. 우선 한국 시장에만 한정하지 않고 아시아 시장 전체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고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단순한 컨설턴트가 아니라 직접 산에 오르는 산에 오를 때 도움을 받는 셰르파처럼 같은 팀으로서 실행을 직접 해준다.

마지막으로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단기적으로 한탕주의에 빠져 있지만 저희는 이 산업 자체를 10년 이상 오랫동안 할 생각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접근으로 클라이언트들을 모시고 있다.

 

Q. 타이거리서치는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리서치 사업이라고 들었다.

A. 저희 회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리서치 사업이다. 한국에서는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을 영어로 리서치 보고서를 내는 가장 큰 회사다. 이 사업이 사실 돈이 안된다. 지식 공유에 가깝다.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이 워낙 잠재력도 높고 실제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것을 자국어 언어로만 이런 커뮤니티 활동이 일어나다 보니까, 이 자본을 투입하고 산업을 리딩하는 미국 구독자들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것을 알려야겠다라고 시작한 게 무료로 리서치 발간이었다. 이게 1년 만에 구독자 1000명, 월간 방문자 3만 명이 넘는 정보포털로 성장했다. 

 

Q. 블룸버그-포브스나 미국 일간지도 실렸다고 들었다. 

A. 맞다. 저희가 블룸버그-포브스 그리고 같은 주요 미국 일간지에도 실리게 되었다. 그때 우리가 정말 가치가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또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이 저희한테 연락을 많이 주고 세미나를 요청한다. 

이럴 때마다 창업한 지 오래 안 됐지만 이 시장에 대한 깊은 지식을 잘 갖고 있는 사람들이 됐구나라고 다시 생각한다. 코인 가격이 얼마고 이런 게 아니라 이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어떤 시장은 어떤 규제가 있다는 등, 그래서 맥킨지와 같은 전략 컨설팅사는 아니더라도 산업 이해도가 높은 전문 지식 집단으로 평가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타이거리서치의 정보는 좋은 독자들과 직접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어 베트남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2024년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김규진 대표. 

■ 서울 본사, 인도네시아-베트남 지사를 만든 이유는?

Q. 김 대표는 아시아 시장이 5년 안에 주도한다고 했다. 타이거리서치는 본사와 지사는 어디에 있는가?

A. 사무실은 서울에 있고, 활동은 한국-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 등지에서 주로 한다. 베트남 같은 경우에는 우선 아까 말한 대로 개발자들이 풍부하고 아시아 시장을 리딩하는 프로젝트들이 상당히 많았다. 

베트남은 인도와 함께 아시아의 주요 개발자 공장 역할을 맡을 것이다. 젊은 세대의 블록체인 기술 수용 및 성장 의지와, 스카이 매비스의 게임 '엑시 인피니티' 같은 스타 프로젝트의 성공 경험은 베트남 내 블록체인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시장 조사 및 시장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 베트남은 필리핀과 함께 게임 블록체인 게임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다.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클라이언트들을 위해서 지사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에는 자주 쓰이는 표현이지만 아직 '잠자는 거인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인구가 약 2억 7000만으로 워낙 크고, 평균 연령도 29세로 국가 차원에서 가상자산 사업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 

비교해보면 베트남은 법적으로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고 거래소를 만들 수가 없는 곳이다. 거래소가 없으니 P2P(Peer to Peer) 거래를 한다. 당근마켓처럼 내가 이 코인이 얼마 있으니까 물물교환 수준이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국영 가상화폐 거래소를 올해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나라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다. 여러 가지 잡음이 있지만 어찌 됐든 가상화폐 거래라는 것 자체를 증권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제도권 안으로 가져오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인도네시아 협력사를 방문한 김규진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김규진

Q.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와 인연이 있지 않나?

A. 인도네시아서 국제학교를 졸업했다. 워낙 짧게 거주해서 시장을 아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고등학교 때 알던 사람들 그분으로 소개받았던 분들 통해서 처음 인도네시아 블록체인 시장을 접했다. 

사회를 리딩하는 이들이 블록체인 시장 관심도가 매우 높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으로 치면 금융위인데 금융위 위원 5명 중 1명이 가상자산 전담이다. 가상 자산을 전담하는 위원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라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Q. 조코위 대통령이 된 후에 이런 금융과 기술 혁신에 관한 관심도가 굉장히 높아진 것 같다. 

A. 조코위 대통령 집권 10년간 금융과 기술 혁신의 영향을 받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인도네시아 개발자의 숫자가 너무 적고, 글로벌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본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인재가 적다. 인도네시아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그나마 유니콘 기업인 1위 '고젝'과 2위 '토코피디아'가 합병해 탄생한 고투 그룹 등 제일 잘 하던 기업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잡고 있다. 내수 시장이 워낙 커서 그런 점도 있다. 한 번 넘어가는 과정을 겪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그 중 하나가 이제 블록체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보다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2021년 말에 회사 창업...아시아 웹3 산업 기업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

Q.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알고 싶다. 5년 후 타이거리서치는 어떻게 될까?

A. 원래 저는 10년 정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랑 아마존에서 근무했다. 그 이후 미국의 헤지펀드에서 2년 정도 투자 기술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IT와 금융을 둘 다 해본 몇 안 되는 독특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

그 과정에 있어서 다음 세대를 주도할 기술은 무엇인가를 본능적으로 많이 연구했다. 이제까지 세상을 바뀐 컴퓨터의 변화가 두 번 정도 있었다. 빌게이츠가 주도한 퍼스널 컴퓨터 도입과 스티브 잡스가 주도한 모바일 컴퓨터의 도입이다.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컴퓨팅 사이클의 변화가 블록체인으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소위 웹3 산업이다. 이 산업에서 대표하는 아시아 웹3 산업 기업을 만들어내는 게 제 목표다. 향후 5년 안에는 단순히 현재 리서치나 컨설팅 사업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산업 관련해서는 영어 표현으로 '원스톱숍'이 되는 것이 꿈이다.

 

Q. 2021년 말에 '타이거리서치' 회사를 창업을 했다. 큰 어려움은 없었나? 

A. 제 자신이 대단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했다.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어떤 스타트업 창업자가 가져야 된다는 포부, 문제 해결 의식,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0년 아마존 시절의 김규진 대표

조금 늦은 나이인 36세 창업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에서 배운 조직의 운영 경험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식 그리고 장기적인 사고 등은 과거에 창업을 했으면 실패했을 수 있었을 뻔한 상황에서도 잘 지탱한 것 같다. 

현재 타이거리서치는 매년 2배 성장하고 직원 수도 매년 2배 이상씩 늘어나는 등 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시장이 사기꾼들도 많고,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분들이 많아서 어려움도 많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산업 자체에 기여를 할 수 있고, 건전한 참여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다.

 

■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현재 블록체인 시장이 아직은 메인 시장이 아니다. 하지만 김규진 대표는 아시아 시장이 향후 5년 안에 블록체인 산업을 주도하는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마켓샌드마켓 등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2018~2024년에 연평균 67.3% 성장해서 235억 달러(약 30조 691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까지 블록체인이 가장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분야는 금융서비스다. 60억 8000만달러로 예측됐다. 그 다음으로 헬스케어(44억 9000만 달러), 정부·공공(38억 7000만 달러), 소매·전자상거래(34억 달러), 자동차(25억 5000만 달러), 콘텐츠·엔터테인먼트(20억 3000만 달러), 기타(11억 5000만 달러) 순이다.

타이거리서치는 아시아권에 진출하고 싶을 때 전략 자문도 해주고 시장 조사도 해주고 실무자처럼 한국 지사 대행 같은 업을 하고 있다. 문득 몇 년 안에 아시아에서 쩌렁쩌렁 포효할 호랑이가 눈앞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규진 대표의 캐릭터. 사진=타이거리서치 사이트

 

김규진(Daniel Kim) 타이거리서치 대표이사

現 타이거리서치 대표이사 (CEO)
現 Forte, TossLab (Jandi) 자문(Advisor)
2020~2021 허브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이사
2015~2020 아마존웹서비스
2013~2015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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