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중시’ 미국인 응답 1년새 두 배로 증가

김유진 기자 2024. 1. 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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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미국 정부의 최우선 의제로 외교 정책을 꼽은 미국인 비율이 1년 사이에 두 배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전히 미국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문제이지만,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외교 정책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AP통신-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 공공문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새해 미국 정부가 외교 정책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약 38%였다. 이는 1년 전 같은 조사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AP는 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30일~12월4일 미국 성인 1074명을 대상으로 2024년 정부가 주력해야 할 최대 5개의 분야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AP-NORC 여론조사

정당 별로 보면 공화당원은 46%, 민주당원은 34%가 외교 정책에 정부가 초점을 둬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 역시 지난해 조사에서 공화당원 23%, 민주당원 16%였던 것보다 약 두 배 높아진 수치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외교 정책은 미국인들이 가장 중시해 온 경제 문제(7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이민 문제(35%)였다. 1년 전 조사에서 외교 정책이 인플레이션, 이민, 정치, 기후변화, 총기 문제 등에 이어 11번째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급상승한 것이다. 미국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중 전략 경쟁 등이 미국인의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현 정부의 대외 정책과 양당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이 주요 쟁점으로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유럽과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통상적으로 외교 문제가 후순위로 밀렸던 종전 선거들과 달리 미국의 전쟁 관련 대응이 정면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의 해외 개입 문제를 정부가 다뤄야 할 분야로 꼽은 응답은 20%로 1년 전(5%)보다 크게 늘었다.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도 대선 이슈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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