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없는 삼성전자 시무식…“초격차 기술, 미래 경쟁력 강화해야”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2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반도체와 가전 사업 등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의 신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일 오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등의 주재로 2024년 시무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사장단과 임직원 400명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은 경 사장과 공동명의 신년사를 통해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인공지능(AI)·에코(Eco)·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 등을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 부분에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자”고 강조하며,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등을 하는 디바이스경험 부문엔 “체감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가장 우선으로 고객 입장에서 사용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탐구로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당부했다.

2일 오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 2024년 시무식이 열렸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산업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 영역과 관련해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말했다. 또 에코 이노베이션에 대해서 “과거의 수동적인 친환경 대응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미래 친환경 제품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과거에 없던 인구구조와 세대 변화 등 새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의 발굴이 더욱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과 ‘준법 경영 실천”도 당부했다. 그는 “리더들이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면서 “회사의 발전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여정에 필요한 첫 번째 약속은 준법 실천과 준법 문화 정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날 시무식에선 삼성전자 계열사에서 최고 기술전문가를 뜻하는 ‘삼성명장’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삼성전자에선 냉장고 발포 분야 전문가 장원(55), 반도체 클린 설비 전문가 명영광(51) 등 10명과 함께 삼성디스플레이 2명, 삼성전기 2명, 삼성에스디아이(SDI) 1명 등 15명의 직원이 명장으로 선정됐다. 명장들은 명장 수당뿐 아니라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삼성시니어트랙’ 우선선발 등 혜택을 받는다.

이재용 회장은 부임 첫해인 지난해와 같이 올해에도 별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 쪽은 “경영 일선에 있는 대표이사들의 사업 관련 신년 메시지를 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