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US스틸 인수, 美안보위협 없다"…트럼프 시절 상무장관 직격

김성식 기자 2024. 1. 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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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의사를 밝히자 미 연방기관이 국가안보 영향 평가에 착수한 가운데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인사가 노조와 정계 일각에서 나온 우려는 선거철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윌버 로스 전 상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게재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선거철 불안감으로 인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일부 경합주(州) 의원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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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버 로스 전 상무장관 WSJ 기고문…"경합주 의원, 노조 주장만 되풀이"
"기술유출 없는데도 18조 입찰 외면…버블경제 악몽 기인한 외국인 혐오"
윌버 로스 전 미국 상무부 장관이 2018년 5월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2018.5.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의사를 밝히자 미 연방기관이 국가안보 영향 평가에 착수한 가운데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인사가 노조와 정계 일각에서 나온 우려는 선거철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윌버 로스 전 상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게재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선거철 불안감으로 인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일부 경합주(州) 의원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로스 전 장관은 "US스틸 노조는 일본제철이 입찰한 141억달러(약 18조원) 대비 50% 낮은 금액을 제시한 (미 철강업체) 클리블랜드-클리프스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이 아니라면 (US스틸과 일본제철의 합병을) 우려할 만한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제철 기술은 최소 미국만큼 발전했다"며 인수 합병으로 인한 기술 유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대(對)미 수출에 대한 일본의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인해 미국 공장이 문을 닫는다면 국가 안보가 우려될 수 있지만, 일본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US스틸에 대한 141억 달러 투자는 일본의 철강 제품 덤핑을 막아낼 강력한 인센티브"라며 "이번 합병엔 미국이 방어할 필요가 있는 내용은 없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미 정계의 합병 반대 움직임은 불필요한 지정학적 긴장을 조성하고 오히려 그 자체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게 로스 장관의 주장이다.

로스 장관은 최근 미국의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 공급을 일본 방산업체인 미쓰비시 중공업이 맡은 점을 거론하며 "일본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2022년 미국과 일본이 상대국 외국인 직접투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면서 양국의 경제 협력도 높은 편이라고 짚었다.

노조를 향해서는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 의사를 밝히기 전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아 자신들을 무시했다고 불평하지만, 경영진 공개 사과로 이러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오는 2026년까지 유효한 US스틸의 기존 노사 합의 역시 일본제철 측이 존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노조의 합병 반대 입장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정계에서 격양된 반응을 보인 배경에 대해선 일본 기업들이 과거 1980년대 버블경제 시절 록펠러 센터 등 미국의 부동산을 싹쓸이했던 악몽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록펠러 센터의 불은 지금도 켜져 있고 사무실도 계속 운영되고 있다"며 "일본제철과 US스틸도 마찬가지다. 노동자나 고객 모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미 상무부 장관을 지냈다. 2002년에는 베슬리헴스틸 등 파산한 미국 주요 철강업체들을 합병해 인터내셔널스틸그룹(ISG)으로 만들었다. ISG는 2005년 인도 철강업체 미탈스틸에 인수됐다.

지난달 18일 US스틸 인수 의사를 표명한 일본제철은 주식 141억달러를 매입해 오는 4월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집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고 백악관도 이를 받아들여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관련 영향 평가를 심의하도록 했다.

미 제조업의 상징인 US스틸은 철강 및 자동차 산업의 생산 기지가 집중된 펜실베이니아주에 소재하는데, 이곳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7개 경합주 중 하나였다. CFIUS가 인수 합병 중단 결론을 내리면 공은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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