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잡으려면 1억 달러 필요해” 충격의 잭팟 예감, 그런데 트레이드는 안 된다?

김태우 기자 2024. 1. 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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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 달러 이상의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치가 가장 높은 시점은 지금이지만, 샌디에이고는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3년간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했던 샌디에이고는 우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치솟은 팀 연봉을 줄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적극적인 영입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태다. 오히려 이제는 그간 샌디에이고에 잘 어울리지 않았던 ‘가성비’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리고 ‘트레이드’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은 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2024년 40인 로스터를 분석하면서 팀이 필요한 부분을 짚었다. 린은 샌디에이고가 외야에 구멍을 가지고 있으며 좌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한편으로는 내야수의 트레이드 여부를 관심사로 뽑았다.

린이 뽑은 샌디에이고의 내야 로스터는 잰더 보가츠, 매니 마차도, 김하성, 제이크 크로넨워스, 매튜 배튼, 투쿠피타 마르카노까지 6명이다. 사실 2023년과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의 변수가 있다. 바로 내야수들의 트레이드 가능성이다. 계약 규모가 워낙 큰 마차도나 보가츠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김하성과 크로넨워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실제 두 선수는 이번 오프시즌 트레이드 루머에 꾸준하게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트레이드 루머 올스타’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을 한 김하성은 이제 계약이 1년 남았다. 이론적으로 트레이드 가능성이 한창 거론될 만한 시기다. 그런데 크로넨워스는 8년 계약을 한 선수로 김하성과는 또 다른 지점에 있다. 린은 이런 변수에 주목한 것이다. 즉, 시즌 개막 전에 로스터에 어떤 변동이 있을 수 있음을 진단하고 있다.

다만 린은 김하성 트레이드는 신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린은 ‘이번 오프시즌에 김하성을 이적시키면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고, 아마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하성은 최근 2년간 대활약을 펼치며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중앙 내야수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2023년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이자, 2루수 부문 최종 후보였다. 공격 생산력도 최근 2년은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린은 그런 김하성을 두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전 마지막 해에 접어들고 있다. 이 골드글러브 수상자와 연장 계약하려면 9자리 숫자의 계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9자리 숫자는 말 그대로 억 단위를 의미한다. 김하성을 잡으려면 1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샌디에이고의 재정이 이를 감당하기 쉽지 않거나 다른 팀과 쟁탈전에서 뺏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다만 린은 김하성 트레이드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린은 ‘(김하성이) 팬들에게 큰 인기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도, 김하성은 2024년에도 팀에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김하성의 연 평균 연봉은 700만 달러인데, 1년을 그냥 더 써도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김하성은 지난 2년간 공수를 모두 갖춘 정상급 중앙 내야수로 성장했다
▲ 김하성을 포기하자니 샌디에이고도 잃는 것이 많다는 점은 딜레마다

두 번째로는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의 건강이다. 린은 마차도가 시즌 개막까지 타격은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송구 및 수비가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린은 ‘3월 말까지 3루수 수비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마침 김하성은 마차도의 포지션(3루)에서 상당한 경험이 있다. 지명타자 해결책이 필요한 샌디에이고는 시즌 초반 몇 주 동안 (마차도를)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

린의 논리를 정의하자면 이렇다.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려면 2024년 여름보다는 지금 하는 게 낫다. 더 많은 대가를 받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하성 재계약은 1억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계속 눌러 앉힐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여기까지만 보면 트레이드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하성은 팀의 핵심적인 내야수로 놓아주기에는 아까운 매력적인 연봉 대비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마차도의 수술로 시즌 초반 3루가 불안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하성의 가치는 더 빛난다.

이게 다 돈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들어 슈퍼스타들을 거침없이 영입하는 한편, 기존 주축 선수들과 차례로 장기 계약을 하는 등 시장에 돈을 풀어왔다.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한 선수만 해도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까지 투‧타에 걸쳐 포진해 있다.

실제 샌디에이고의 2023년 팀 연봉은 약 2억56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뉴욕 메츠(약 3억4360만 달러), 뉴욕 양키스(약 2억7865만 달러)에 이은 메이저리그 3위였다. 지구 최대 라이벌이자 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LA 다저스(약 2억4000만 달러)보다도 더 많이 썼다. 물이 들어올 때, 적극적인 투자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넘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노려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런 샌디에이고의 행보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많았다. 과연 그런 투자를 할 만한 기초 체력이 있는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구단 수입은 경기장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중계권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중계권료는 구단의 명성과 전통은 물론 배후 마켓의 크기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불행하게도 샌디에이고는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다.

실제 지난해 중계권사가 파산하면서 샌디에이고의 자금줄이 일시적으로 막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문제를 풀어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문제가 쉬이 해결되지 않는다. 샌디에이고가 2023년 시즌 막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구단의 투자를 주도했던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가 세상을 뜨면서 투자에 대한 리더십 문제도 불거졌다. 설상가상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팀 연봉을 2억 달러 아래로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희생도 컸다. 팀의 핵심 타자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인 후안 소토를 결국 트레이드한 것이다. 소토는 2024년이 연봉조정 마지막 해다. 3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확실시되는데, 샌디에이고는 이 또한 부담스러웠다. 전형적인 페이롤 감축의 행보였다.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등 올해 알짜 같은 활약을 한 투수들의 팀 옵션도 실행하지 않았다. 역시 팀 연봉을 줄이기 위해서다.

▲ 김하성의 수비력은 마차도의 공백에도 대비할 수 있는 좋은 무기다
▲ 김하성 트레이드는 오프시즌 내내 화제를 모을 가능성이 높다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블레이크 스넬, 팀의 마무리였던 조시 헤이더는 손도 써보지 못하고 FA 시장에 내보냈다. 두 선수의 몸값과 샌디에이고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귀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게 겨우 겨우 연봉을 줄였고, 샌디에이고의 현시점 2024년 책임 연봉은 1억4370만 달러 수준이다. 연봉조정에 나설 선수들의 금액을 합쳐도 일단 2억 달러 아래에서 맞출 수는 있는데, 그러면 추가 영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만약 김하성의 트레이드 카드가 현재 팀에 부족한 외야수나 선발 투수라면 샌디에이고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팀에 필요한 즉시 전력을 채움과 동시에 김하성의 연봉까지 비워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 트레이드 문의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도 있었고, 이런 샌디에이고의 재정적 상황을 간파한 타 팀의 전략도 더 정교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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