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박진영, 청룡 설욕전…올림픽공원을 뒤집어 놓으셨다[종합]

김지우 기자 2024. 1.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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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이 2023 송년 콘서트 ‘80’s Night‘(에이티스 나이트)에서 최고의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콘서트 푯값 안 아깝게 하겠다”는 관객과의 약속을 100% 실천했다.

박진영은 12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총 2회 송년 단독 공연 ’80‘s Night’를 펼쳤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뜨겁게 달군 콘서트 ‘GROOVE BACK’(그루브 백)에서 “공연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내년 12월에 만나요!”라고 말한 그가 약 1년 만에 해당 공연장을 다시 찾아 관객과의 약속을 지킨 것.

박진영이 부활시킨 ‘젊음의 행진’(2023 Ver.)! 각 시대 대표곡 및 박진영 히트곡, 그 시절 사운드로 재해석!

지난 11월 박진영은 애제자 선미가 스페셜 DJ를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해 마지막 이틀간 콘서트를 한다. 제 모든 곡을 80년대 스타일 반주로 바꿨고 윤수일 ‘황홀한 고백’, 나미 ‘인디안 인형처럼’, 도시아이들 ‘달빛 창가에서’, 박남정 ‘널 그리며’, 이치현과 벗님들 ‘집시여인’ 등 80년대 히트곡이 제 곡과 매시업 되어 오프닝부터 ‘이게 ’젊음의 행진‘인가?’ 싶으실 거다”며 공연 콘셉트와 세트리스트에 대한 스포일러를 남겨 기대감을 키웠다. 그의 예고대로 이번 콘서트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전 국민적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쇼2000’,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 연출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행복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쉴 새 없이 무대와 객석을 고루 비췄고 풀 밴드 연주가들이 자리한 앞으로는 펄럭이는 올 화이트 의상을 차려입은 댄서들이 ‘젊음의 행진’ 오프닝에 맞춰 춤을 추며 공연의 힘찬 시작을 알렸다. 특히 80년대 쇼 프로그램 MC로서 독보적 인기를 자랑한 이덕화의 생생한 목소리로 “JYP와 함께 떠나는 즐거운 시간 여행 ‘80’s Night‘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다들 즐기실 준비 되셨나요? JYP, 부탁~해요!”라는 정겨운 멘트가 흘러나왔고 마침내 이날 주인공 박진영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1980년대 발매된 아하 ’Take on Me‘를 시작으로 최신작 ’Changed Man‘, 조용필 ’모나리자‘, 윤수일 ’황홀한 고백‘, 2PM ’Again & Again‘, 소방차 ’어젯밤 이야기‘까지를 흥겹게 메들리로 노래한 박진영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안녕하세요 소방차, 아니 박진영입니다!”라고 유쾌한 첫인사를 건넸다. “여러분 정말 잘 오셨다. 올해 마지막 날을 저와 함께 하기로 결정하신 걸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다. 해드릴 말씀도, 춰드릴 춤도, 불러드릴 노래도 너무 많다. 공연 끝나고 나가면서 ’오늘 정말 잘 놀았다!‘ 할 정도로 미친 듯이 노래하고 춤추고 푯값 안 아깝게 본전 뽑고 가셔야 한다. 저보다 먼저 지치시면 안 된다”며 흥을 끌어올렸다.

이어 “공연 타이틀이 80년대의 밤 ’80‘s Night’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데 그 시대를 기억하는 분들은 끝없는 추억 여행을, 또 다른 분들은 80년대 음악이 이렇게 매력 있고 좋구나를 알게 되실 거다. 제가 왜 이렇게 80년대 음악에 집착하는가 하면 디지털 음악이 들어오기 전 실제 악기 연주가 반 이상 남아있던 마지막 시대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문화가 막을 내리고 디지털 문화가 시작되는 과도기의 어마어마한 문화적 풍성함이 있기에 트렌디함을 쫓다 보면 결국 80년대에 이르게 된다. 아날로그라는 해류와 디지털 해류가 공존했던 유일하고도 멋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오늘 들으실 음악들은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골든’하다. 또 오늘 공연에서 흐르는 모든 소리는 밴드가 실제 연주하는 생생한 악기 사운드이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소개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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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황제’ 박남정 & ‘80년대 퀸’ 김완선 그리고 ‘올타임 레전드’ 박진영 환상 컬래버!

박진영은 스티비 원더 ‘Part-Time Lover’와 컬처 클럽 ‘Karma Chameleon’, 유리스믹스 ‘Sweet Dreams’와 진주 ‘난 괜찮아’, 원더걸스 ‘Nobody’, 미쓰에이 ‘Good-bye Baby’와 ‘FEVER (Feat. 수퍼비, BIBI)’, ‘When We Disco (Duet with 선미)’와 비 ‘나로 바꾸자 (duet with JYP)’ 등 각 시대 대표 메가 히트곡에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세트리스트를 80년대 사운드로 재해석해 들려줘 익숙함 속 색다른 매력을 전했다. 그런 가운데 ‘80년대 황제’ 박남정과 ‘80년대 퀸’ 김완선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박진영이 주최한 꿈같은 ‘80’s Night‘를 한층 풍성하게 채웠다. 히트곡 ’널 그리며‘를 부르며 무대에 오른 박남정은 박진영과 듀엣 호흡은 물론 ’ㄱㄴ춤‘을 함께 춰 추억에 젖어들게 했고, 마이클 잭슨 ’Billie Jean‘ 커버 무대 속 문워크를 완벽하게 재현하는가 하면 또 다른 히트곡 ’사랑의 불시착‘을 시원시원한 가창력, 탁월한 춤실력으로 선사해 공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박진영은 “’80년대 황제‘를 모셨다. 제가 박남정 선배님을 따라 하지 않았다면 아마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큰 영감이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80년대의 황제로 군림한 선배 아티스트를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김완선도 화려한 무대 의상을 차려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대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가 신스 사운드로 흘러나오자 관객은 ’80년대 퀸‘의 등장을 직감한 듯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 발매 30년이 흐른 지금 들어도 세련된 선율에 맞춰 김완선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영원한 댄싱퀸‘다운 매력과 기량을 뿜어냈다. 유니크한 보컬, 도회적 비주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댄스 실력으로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의 떼창과 떼춤 본능을 이끌어냈다. 잠시 숨을 고른 그녀는 “올해 함께 작업하며 왜 많은 분들께서 박진영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다. 본래 가수 박진영을 좋아했다면 지금은 인간 박진영의 팬이 됐다. 한 곡만 하고 가기는 아쉬우니 한 곡 더 하겠다”며 고유 감성이 듬뿍 담긴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열정의 춤사위로 선사해 모두를 열광케 했다. 앞서 박진영의 신곡 ’Changed Man‘ 뮤직비디오 속 여주인공으로 분해 환상의 페어 안무를 선보이는 등 2023년 박진영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한 김완선의 이날 등장은 이로써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박진영은 “’80년대 퀸‘이자 ’영원히 퀸‘이신 김완선 선배님이다. 올겨울은 어디부터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많이 도와주셨는데 이를 갚을 길은 하나뿐인 것 같다. 김완선 씨만을 위해 영혼을 갈아 넣은 곡을 꼭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말해 관객의 환호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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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공연까지 앞으로 8번, 내년 12월에도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다!”

’환상의 짝꿍‘ 김완선 스타일로 편곡한 ’니가 사는 그집‘, 스탠드 마이크에 틴티드 선글라스를 쓰고 부른 이치현과 벗님들 ’집시여인‘, 유려한 춤선이 돋보인 박지윤 ’성인식‘, 전 세계에 흥겨운 K-그루브를 일깨운 ’Groove Back (Feat. 개코)‘까지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며 무대를 누빈 박진영이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 특별히 엄선한 80년대 발라드는 물론 그가 직접 만든 명품 발라드 곡을 차례로 들려줘 ’박진영 표 발라드‘를 사랑하는 관객에게 큰 선물을 했다. 핸드 마이크 하나만 들고 바스툴에 앉아 떨어지는 핀 조명을 받으며 감성을 잡은 박진영은 ’슬픈 인연‘, ’12월 32일‘, ’세월이 가면‘, ’대낮에 한 이별‘, ’너의 뒤에서‘, ’또 한 번 사랑은 가고‘, ’난 여자가 있는데‘, ’거짓말‘을 열창했고 이에 관객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 좌우로 흔들며 그의 눈앞에 반짝이는 은하수를 그려내 겨울 감수성을 촉촉하게 적셨다.

공식 무대에 이어 선사한 앙코르에서는 왬! ’Last Christmas‘, 비 ’I Do‘를 노래하며 객석에 직접 찾아가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특급 팬 서비스를 펼쳤다. 객석 이곳저곳을 누비며 악수하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아티스트와 관객이 하나 된 장관이 펼쳐졌다. 이제는 박진영 송년 콘서트의 문을 닫는 시그니처로 자리한 지오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촛불하나‘와 더불어 ’날 떠나지마‘를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 스타일의 사운드로 재해석해 들려줘 공연 만족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총 40곡을 라이브로 선보인 박진영은 공연을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했던 공연 가운데 음악을 가장 많이 바꿔야 했다. 80년대 히트곡을 들려드리면서 그 곡과 어울리는 제 곡 또는 제가 만든 타 아티스트의 곡을 섞어 부르는데 반주를 다 80년대 스타일로 바꾸느라 굉장히 많은 작업을 했지만 너무나도 행복했다. 어떤 가수가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콘서트를 할 수는 없다. 콘서트는 티켓을 구매해 주는 분들이 있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계속하고 싶지만 관객분들이 오시지 않으면 못하는 건데 또 한 번 무대에 세워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눈길의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또 “저는 무대에 서지 못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여러분 보고 춤추고 노래하고 음악 만드는 일이 저에게는 살아가는 엄청난 힘과 에너지가 된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감히 60살까지는 꼭 하고 싶다. 환갑 공연이 정확하게 2031년이다. 앞으로 8번 남았는데 그 8번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관리해서 60살 때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겠다. 내년에는 어떤 곡을 발표하고 어떤 콘셉트로 공연을 열지 이미 다 생각해 놨다. 저는 오늘처럼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내년 12월에 다시 만나자”고 늘 그렇듯이 내년 콘서트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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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데뷔한 박진영은 2024년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누군가로부터 영감을 얻어 꿈을 키우던 시절부터 스스로 영감 그 자체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자기 관리와 열정으로 언제나 최고의 음악, 무대를 선보이며 가요계 ’리빙 레전드‘로 자리매김한 그가 아티스트 역량을 폭발시킨 2023년 한 해를 뒤로하며 더 큰 꿈을 이야기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짙은 멋과 향기를 더해가는 ’영원한 딴따라‘ 박진영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관록의 가수로서 펼쳐나갈 향후 눈부신 활약세에 벌써부터 음악팬들의 응원과 기대가 모인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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