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HUG 보증 기준에… ‘올해 만기’ 빌라 전세 66%는 ‘가입 불가’
집토스, 서울·경기·인천 12만여건 분석
가입불가 비율 인천 계양구 92% ‘최고’
올해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수도권 빌라 세채 중 두채는 기존보다 보증금을 낮추지 않으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기준을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2일 부동산중개업체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을 이용해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서울·경기·인천 빌라(연립·다세대) 12만2087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66%는 동일한 전세금을 유지할 경우 세입자가 드는 HUG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높은 수준의 전세금반환보증이 전세사기에 악용되고 있다고 보고 보증가입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HUG는 지난해 5월 신규 전세계약에 대해 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춘데 이어, 올해부터는 갱신 계약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보증금이 집값의 90%를 넘는 주택은 보증 가입을 불허함으로써 ‘무자본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지역별로는 서울 63%, 경기도 66%, 인천 86%의 만기예정 빌라 전세계약이 기존 전세금으로 전세보증 가입 불가능했다. 서울에서는 금천구(87%)의 가입 불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인천에서는 계양구(92%), 경기도에서는 이천시(87%)의 가입 불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는 각각 85%와 75%였다.
반면 서울 용산구(11%)와 성동구(29%), 강남구(43%), 서초구(44%),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16%), 성남시 분당구(21%), 중원구(36%) 등은 상대적으로 가입 불가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같은 빌라 전세라도 지역별 편차가 큰 것이다. 진태인 집토스 중개사업팀장은 “향후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특정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빌라 전세 시장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보증 조건에 맞춰 보증금을 인하하려면 집주인들이 최소 몇백에서 최대 몇천의 현금을 마련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한다. 빌라 전세 세입자들이 보증 가입이 되는 주택을 선호하는 상황에서는 보증 가입 기준이 사실상의 ‘전세 시세’로 작용하게 된다.
예컨대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A빌라는 2022년 2월26일 보증금 1억93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HUG가 보는 A빌라의 가격은 공시가격(1억4400만원)의 140%로 2억1600만원이다. 앞으로 A빌라 세입자가 HUG 전세금보증보험에 가입하려면 보증금이 집값의 90%, 즉 1억8144만원까지 낮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집주인은 현금 1156만원 마련해 기존 세입자에게 내주어야 한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빌라를 전세 대신 월세로 살거나, 소형 아파트 전월세로 세입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지난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24만904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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