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류지현, ‘2024 시선집중 ’ 2팀을 말한다 ②한화의 25년 목마름

안승호 기자 2024. 1.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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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철 “박빙경기, 선수 개인 역량이 숙제”
류지현 “야수 조합, 전력 극대화 작업 필요”
승리 뒤 기뻐하는 한화 선수들. 정지윤 선임기자


②굽이굽이 25번째 시즌, 한화의 도전

■BQ, 벤치에서 할 수 없는 것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전망이 어긋났던 얘기부터 꺼냈다. “전반기 막바지 흐름을 보면서 한화가 후반기에는 치고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는 달랐다”며 “공수주 모두에서 선수 스스로 풀어가는 영역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2024시즌의 한화 숙제 또한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벤치에서 준비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싸움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한화의 최우선 과제로 봤다.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감독이 개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 영역에서 한화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순철 “베테랑 합류로 팀 BQ 상승 기대”


이를테면 박빙 경기에서 선수들 나름의 경기력으로 흐름을 가져오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요약하자면, 선수마다의 판단으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야구 센스(BQ)’ 같은 것이다. 한화는 지난해 1점차 경기에서는 승률 0.586(17승12패)로 강세를 보였지만, 2점차 경기에서는 승률 0.208(5승19패), 3점차 경기에서는 승률 0.227(5승17패)로 극도로 약했다. 이 위원의 지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위원은 오프시즌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 베테랑들이 줄이어 합류한 것이 젊은 선수마다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야구는 보면서 배우는 게 굉장히 많은 종목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아이와 5학년 때 시작한 아이도 그 차이가 바로 보인다”며 “젊은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가는 능력을 얼마나 올릴지 여부로 올해 결과가 분명히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왼쪽)과 류지현 KBSN스포츠 해설위원. 경향 DB KBS 영상 캡처


■시즌 운명 가를 ‘야수 운용법’

돌려보면 기본 전력으로는 해볼 만한 그림을 점차 갖춰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류지현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한화 행보를 복기하며 투수진 교통정리에 성공한 시즌으로 정리했다. “싸울 수 있는 불펜진을 만들었다. 7~9회 불펜진이 세팅됐다”며 “선발진에서는 문동주가 자리를 잡았다. 검증된 외국인투수들도 함께 가는 그림이어서 적어도 투수 골격은 갖춰놓고 시작하는 시즌이다”고 말했다.

류 위원이 한화에 던진 화두는 ‘야수진 교통정리’였다. “FA로 안치홍이 왔다. 다른 2루수 자원으로 문현빈, 정은원 등이 있다. 유격수로는 이도윤과 하주석이 있다”며 “선수들을 어떻게 쓸지, 야수 구성을 타선으로 연결시키는 최대치 전력을 끌어내는 작업이 관건인 시즌”이라고 평했다. 류 위원은 “어떤 감독도 시즌 준비를 하면서 포지션별 순위를 어느 정도 정해놓는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결국에는 더 잘하는 선수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올해 한화는 그런 이슈가 더욱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아직은 여러 선택지를 그리고 있지만,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야수 운용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지난달 31일 기자와 통화에서 “구상은 하고 있다. 다만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시즌 최종 준비 단계까지 경쟁의 문을 열어놓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화 타선에 합류한 안치홍. 한화 이글스 제공


류지현 “좌완 황준서 경쟁력 큰 변수 될 수도”


■한화의 2024 베스트 시나리오

이순철 위원은 1999년 이후 우승이 없는 한화 또한 새 시즌 도약을 노리는 롯데처럼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삼을 만하지만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 반면, 류지현 위원은 롯데와 한화 모두 ‘베스트 시나리오’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두 구단의 상승 여력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 시즌 선발진 경쟁 구도에 포함될 한화 슈퍼 루키 황준서. 연합뉴스


류 위원은 “한화 선수들이 팽팽한 경기에서 이기는 맛을 알기 시작하면 빠르게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이라며 선발진의 경쟁력이 두드러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한화 복귀 불씨가 꺼지지 않은 류현진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변화 여지가 보인다는 것. 류 위원은 “좌완 신인인 황준서가 선발 한자리를 차지하면 팀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좌완 산체스도 함께 하는 것으로 돼 있어 선발진 좌우 밸런스도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은 기자와 통화에서 황준서를 새 시즌 선발 한자리에서 경쟁시킬 뜻을 밝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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