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 올해 키워드는 '금융안정'과 '리스크 관리'

김형섭 기자 2024. 1. 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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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2.2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은 일제히 갑진년(甲辰年) 새해 리스크 관리를 통한 '금융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계부채 등 대내외 리스크도 상존하는 만큼 새해에는 금융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는 진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금리 하락이 예상되나 하락 시기와 속도가 여전히 가변적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PF, 제2금융권 건전성, 가계부채 등의 정상화 및 안정화를 더욱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해 사업성평가 강화, 정상화펀드 활성화, 사업자보증 대상 다변화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PF 관련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부동산 관련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는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가운데 DSR 규제 내실화, 민간 장기고정금리 모기지 기반 조성, 전세·신용대출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부채의 양과 질을 개선하겠다"며 "발생할 수 있는 시장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의 시장안정조치를 필요시 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확대·보완하고 금융산업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신년사에서 "올해는 대외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중국 경제 둔화 등의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과도한 가계·기업 부채와 부동산 경기 리스크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2.21. kch0523@newsis.com

그는 내년 금융감독방향과 관련해 "금융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금융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며 "부실기업에 대해 자기책임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되 질서있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유도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 리스크의 전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개편하고 시스템리스크 예방에 전력을 다하는 동시에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위기대응능력을 확보하겠다"며 "스트레스 DSR 제도를 도입하고 차주의 상환능력을 감안한 여신심사 관행을 정착시키는 등 가계부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를 통해 "긴축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금융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유사시 금융시스템 내의 유동성 안전판 강화를 위해 한국은행 대출의 적격담보 범위를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세부 시행 방안 등 관련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 및 PF 부실화의 구조적 원인과 제도적 보완책은 무엇인지, 향후 디지털 시대의 뱅크런에 대응한 현재의 규제 및 감독 체계는 충분한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20. photo@newsis.com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새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 한 해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혁신과 도전의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업(業)의 윤리"라며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고객중심, 일류신한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에 따른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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