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미분양 또 1만가구 돌파…특히 이 지역 아파트 초토화
공공아파트 미분양도 1년 새 293가구→5364가구
2일 국토교통부의 ’1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5만7925가구로 전월보다 374가구(0.6%) 줄었다. 9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새롭게 분양하는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완공됐는데도 분양에 실패한 주택은 되레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기준으로 2년 8개월 만에 1만 가구를 넘어선 이후 한 달 동안 241가구(2.4%) 더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분양 대금으로 대출과 공사비를 정산한다. 이에 악성 미분양 주택이 증가할 수록 자금난에 빠질 위험성이 커진다.
악성 미분양 주택의 대다수는 비(非)수도권 물량(8376가구)이었다. 특히 전남(1339가구)과 경기(1069가구), 제주(1028가구), 대구(1016가구), 부산(863가구), 경북(843가구), 충남(837가구), 경남(779가구), 인천(619가구), 강원(504가구)에서는 악성 미분양 주택이 500가구가 웃돌았다. 반면, 서울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7가구 줄어든 401가구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택 시장 경기도 악화하고 있어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5415건으로, 한달 전인 10월보다 2384건(5%) 줄었다. 지난해 월별 거래량은 8월(5만1578건) 정점을 찍은 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1월(3만220건)보다는 50% 증가했지만, 2020년(11만7000건)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급 순위 16위의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마저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건설 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중소건설사들의 경영난은 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악성 미분양 증가, 매매 시장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사업을 경영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다시 주택 사업 경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산업 진단 보고서을 통해 “많은 건설사가 자금난에 몰린 가운데 주택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 경기 회복 여부가 내년 건설산업의 중요 변수”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외 건설시장 수주 여건이 개선되고 신규 진출 사업과 비주택 사업의 실적이 다소 개선된 대형건설사는 그나마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비해, 상업용 부동산과 주택 사업의 비중이 높은 중견, 중소건설기업들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20일 기준 전국 공공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규모는 5364가구다. 이는 최근 5년 이내 최대 규모다.
공공분양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단기간 100% 계약률 행진을 이어갔다. 2021년까지만 해도 293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 규모는 불과 1년 사이 18배 가까이 급증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면서 인기를 끌던 공공분양 아파트마저 시장 침체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공공분양 미분양 규모는 2019년 26가구에서 2020년 226가구로 늘더니 2021년 293가구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대출이 본격적으로 오른 2022년 5364가구로 급격히 늘었다.
공공 미분양 단지들은 민간과는 달리 수도권에 몰려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전체 공공 미분양 14개 단지 중 7개 단지 2381가구(4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 수가 전체 미분양 주택의 12%에 불과한 민간분양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공공분양에서도 ‘묻지마 청약’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집값이 조정받으면서 구축들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다 보니 공공분양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지만 주변시세 대비 가격 메리트가 낮아지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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