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 얼마나 다른지 지켜봐 주세요” KIA 염원, 3년만의 첫 144G 출전…꿈의 3·30·30 ‘가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에 김도영이 얼마나 다른지 지켜봐 주세요.”
‘제2의 이종범’ 이란 별명을 가진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은 1~2년차에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진짜 그 별명이 맞는지 확실하게 검증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물론 박찬호는 지난해 말 야구 유튜브 채널 야구찜에 출연해 “도영이는 그냥 다르다”라고 했다.
야구 재능, 특히 운동능력은 동년배들 중에서도 ‘넘사벽’이란 걸 충분히 입증했다. 작년 9월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곽빈의 몸쪽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관중석 상단에 꽂았다. 이 타구속도가 무려 173.8km였다. 발사각도 무려 38.1도였다.
완벽한 홈런타자의 타구였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에서 관중석 상단을 직격하는 홈런을 보는 게 절대 쉽지 않다. 김도영의 스피드와 파워가 얼마나 우수한지 증명된 장면이었다. 부상으로 84경기 출전에 그쳤는데 25개의 도루를 했다. 야생마와 같은 스피드로 원 히트 투 베이스를 거뜬히 해냈다. 순발력, 어깨 등은 3루 수비를 통해서도 입증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작년 KIA 경기를 중계하다 김도영을 두고 “트리플 쓰리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3할, 30홈런, 30도루를 의미한다. 호타준족의 대명사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현대 유니콘스 시절이던 2000년(타율 0.309 32홈런 115타점 30도루), 딱 한 차례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도 해태 타이거즈 최전성기이던 1997년(타율 0.324 30홈런 64도루)에 딱 한 차례 해냈다.
김도영이 실제로 3-30-30에 도전하려면 144경기 풀타임 출전이 필수다. 데뷔 첫 시즌이던 2022년엔 프로 적응이 필요했다. 개막 한달간 주전으로 뛰다 부적합 판정을 받고 백업으로 뛰었다. 2023시즌에는 주전 3루수로 풀타임을 소화할 태세였으나 개막 두 번째 경기서 중족골을 다쳤다. 6월 말에 복귀해 시즌의 절반을 날렸다.
우려가 되는 건 김도영이 올해 개막전 출전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이다. 김도영은 작년 11월19일 일본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서 타격 후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았다. 4개월 진단을 받았고, 1개월 반이 흘렀다.
단순계산상 3월23일에 열릴 2024시즌 개막전 출전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개막전에 못 나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개막전 출전을 하더라도 정상 컨디션일지 우려된다. 비활동기간 내내 재활에 전력투구해야 하기 때문에, 야구에 필요한 훈련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KIA는 이미 김도영을 차세대 간판타자로 점 찍었다. 큰 변수만 없다면 매년 주전 한 자리를 예약하고 시즌에 들어갈 선수다. 단, 꼭 3-30-30을 못 하더라도 풀타임에 대한 갈증은 분명히 있다. 이젠 풀타임을 통해 뭔가 보여줄 때가 된 선수다.
김도영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2023시즌 종료 직후 팬들에게 내놓은 글이 있다. 그는 “올해는 만족스러웠던 날보다 아쉬웠던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니 좋았던 기억만 남는 이유는 팬분들의 과분한 응원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또한, 김도영은 “한결같이 저보다 저를 더 믿어 주시고 스스로 확신을 갖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 매년 발전해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내년 김도영이 얼마나 다른지 지켜봐주세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당시의 다짐 혹은 약속을 올 시즌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3-30-30에 도전할만한 재능을 현실에서 증명할까. 풀타임 김도영을 보고 싶다. 그것도 제대로 마음 먹고 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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