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신동엽 탁재훈...유튜브로 천도한 방송 예능 왕들의 본진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4. 1. 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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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노빠꾸 탁재훈', 사진=방송 영상 캡처 

2024년이 밝았다.

지난해 결과들을 근거로 새해 전망을 가늠해보는 시점이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2023년은 방송이 본진이던 예능 왕들이 유튜브에서 대약진을 기록한 첫해로 기록될 듯하다. TV 공개 코미디가 사라진 이후 무명 예능인들이 유튜브로 넘어와 '피식대학' 등 웹예능 채널을 성공시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유튜브는 여전히 예능에 있어 마이너리그 느낌의 플랫폼이었다.

메이저에서 활약하는 TV 예능 스타 중에는 김구라가 '뻐꾸기 골프' 채널로 유튜브에 조기 입성했다. 하지만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골프가 특수성 있는 콘텐츠라 그런지 조회 수가 공개 후 수십만 회 정도에 맴돌았다. 김구라의 높은 TV에서의 위상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였다. 

그렇게 분리돼있는 듯 보였던 방송과 유튜브의 예능 활동은 TV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예능 거물들이 유튜브로 본격 진출하면서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였다. 마침내 예능 슈퍼 스타 중 팔로워 수 수백만과, 영상 조회 수가 공개 직후 100만 단위로 가뿐히 올라서는 사례가 2023년 들어 등장했고 머뭇거리던 다른 예능 거물들도 속속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시작은 탁재훈과 유재석이었다. 탁재훈은 화제의 인물을 취조하는 형사 콘셉트의 토크쇼 '노빠꾸 탁재훈'(이하 '노빠꾸') 채널을 2022년 개설했는데 첫해부터 풍자, 이지영(강사) 등 화제의 출연자 영상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러다 2023년 들어 업로드되는 영상들이 본격적으로 조회수 기본 100만 이상을 가뿐히 찍는 폭발적 관심을 몰고 다녔다. 

지난달 31일 현재 1000만(오구라 유나), 700만(이효리 김예원), 600만(이혜영) 등 공개 후 1년이 안 된 시점에 웹예능 초대박 조회 수 기록 동영상들을 다수 선보이며 TV 스타의 웹예능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핑계고', 사진=방송 영상 캡처

유재석도 2022년 유튜브에 '뜬뜬채널'(이하 '뜬뜬')을 열고 역시 토크쇼 형식의 콘텐츠 '핑계고'를 시작했다. '뜬뜬'은 2023년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조회 수 1000만이 넘는 동영상 2개('설 연휴는 핑계고', '커피 두세잔은 핑계고')와, 10여 개의 500만 돌파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동엽이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이하 '짠한형')을 개설해 4개월 만에 팔로워 100만을 넘어섰다. 카카오TV에서 웹예능을 시도했던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도 2023년에는 '르크크 이경규'를 유튜브에 열고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사실 방송 예능 왕들의 영토 확장 시도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플랫폼이 먼저였다. 유재석 신동엽 등이 관심을 모았던 콘텐츠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글로벌 차트를 호령하는 드라마 장르에 비해 예능의 OTT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한국 예능 중 유일하게 글로벌 차트를 빛낸 프로그램은 TV 예능 왕들이 출연하지 않은 '피지컬:100'이었다.

반면 유튜브로의 도전에서는 TV에서의 높은 위상이 비교적 그대로 이어졌다. 방송 예능 왕들은 2023년까지는 유튜브 활동을 부업처럼 하는 모양새다. 유재석의 '뜬뜬'만 봐도 '핑계고'는 '유재석 복지 콘텐츠'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다. 재미를 유도하기 위한 표현이지만 방송이 본업, 유튜브는 덤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그런 문구다.
하지만 화제성 측면에서 보면 본진이 어디인지 슬슬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유재석에 대한 언급량을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검색해 보면 '핑계고'는 SBS '런닝맨'과 MBC '놀면 뭐하니'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뜨거운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구글 트렌드로 분석해봐도 '핑계고'는 '런닝맨' '놀면 뭐하니'에 크게 뒤지지 않는 검색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짠한 형, 신동엽', 사진=방송 영상 캡처

지난 30일 탁재훈은 SBS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10여 년 만에 대상을 다시 수상했다. '미운우리새끼'와 '신발벗고 돌싱포맨'에서의 맹활약 결과인데 2023년 탁재훈의 최고 킬러 콘텐츠를 꼽아 보면 방송의 두 프로그램과 '노빠꾸' 중 어디에서 더 많이 나올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유튜브에서의 활약상이 만만치 않다. 

2024년에는 방송 예능 왕들이 유튜브로 얼마나 더 무게 중심을 옮길지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방송은 영향력을 유튜브에 계속 잠식당해왔고 광고를 유튜브에게 빼앗기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중장년층의 예능 소비가 방송 위주로 진행되기에 과도한 상상 같지만 방송 스타들의 유튜브로 본진 천도는 언젠가는 다가올 일인 것만은 점점 더 확실해 보인다. 2024년은 그 변화에 가속을 붙이는 해가 될 것이고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가 지켜볼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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