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분양가 안 떨어진다"…내 집 마련하려면 '이때'를 노려야
[편집자주] 무섭게 올라가는 대출이자, 무섭게 올라가는 분양가격, 부동산 자산관리 대안을 찾아본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하락과 반등, 그리고 추가 하락으로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건설 시장에서도 한파를 피하지 못해 분양을 미루는 등 실적도 부진했다. 더욱이 인허가·착공 물량도 예년에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는 한 수요는 지속해서 감소할 것"이라며 "무주택자는 섣부르게 매수하기보단 시장을 관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도 이어질 하락세에 적절한 가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21년 아파트 가격 고점 대비 강남 등 인기 지역은 20~30%, 다른 지역은 30% 이상 싼 급매물을 중심으로 선별 접근해야 한다"며 "시장의 큰 흐름을 주시하면서 타이밍과 좋은 가격은 실수요자에게 필요 충분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경제연구소장도 "자금이 있고 집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급매 위주로 알아보면 된다"면서도 "자금이 부족하다면 올해는 관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선 지난해와 같이 청약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높아진 분양가로 인해 '묻지마 청약'은 금물이다. 민간에서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적정가격 물량을 찾아야 한다. 공공분양 또한 눈여겨보고 최적의 입지는 놓쳐선 안 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통장을 활용한 분양은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분상제 아파트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분상제가 적용된 민간 분양 물량, 특히나 저렴한 분양가를 노린다면 2기 신도시의 분양 예정 일정은 예의 주시하라"는 설명이다.
이미 집이 있는 사람들은 주택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1주택자는 '갈아타기'를 하고 싶어도 사는 집이 팔리지 않는 거래량 절벽에 포기하기 일쑤였고, 다주택자는 떨어지는 높아진 금리와 떨어지는 전셋값에 급매로 처분하거나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정부 대출에 손을 벌리기도 했다.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사됐지만, 여전히 과거 '제로금리' 시절만큼의 낮은 이자율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1주택자는 하향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갈아타기 신호를 잡을 수 있지만, 현재 집 처분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1주택자는 대출금리의 하향 가능성을 지금 살고 있는 집의 호가 변동에 따라 갈아타기 시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각이 어려운 시기이니 선 매도 후 매수로 비과세를 활용해야 한다"며 "매각 후 상급지의 저가 매물 위주로 전략을 구성하면 좋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등 부양책이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재정 상황에 따라 감당하기 어려운 집은 과감히 처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추가 주택 매입은 지양해야 한다는 데에 전문가들은 중지를 모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다주택자는 미래가치가 없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올해 금리 하락기에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다주택자라면 보유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급매 처분보다는 회복기까지의 소유 전략을 추천한다"면서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다면, 매각과 증여를 통한 분산을 올해 시도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함 랩장은 "다주택자는 주택 추가매입은 지양하되, 출산·결혼 자녀 1억5000만원 증여공제와 같은 정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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