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문가 “이시카와 일대 지진·쓰나미, 이번이 끝 아니야”…원전 밀집 지역인데 어쩌나
새해 첫날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는 지난 3년간 크고 작은 지진이 500회 이상 발생한 지진 빈발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지진과 쓰나미 위험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이 지역에서 지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일대에는 많은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만큼 향후 원전 안전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노토 반도 북부는 2020년 12월부터 지진 활동이 활발했던 곳으로, 지난 3년 사이에 진도 1 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이 사용하는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을 수치로 나타낸 개념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 5월에도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지진 전문가들은 군발지진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군발지진이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진들이 국지적으로 계속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업대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강진은 군발지진의 진원지대에서 발생한 일련의 활동 중 일부로 보인다”면서 “일반적인 군발지진에서는 규모 6을 넘는 지진은 드물다. 단층이 넓게 움직였다는 것인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다쿠야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도 “지금까지 노토 반도에서 일어난 지진과 메커니즘은 같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일본해(동해) 쪽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최대 규모에 가깝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983년 발생한 규모 7.7의 동해 중부 지진, 1993년 일어난 규모 7.8의 홋카이도 남서부 해상 지진과 규모가 비슷하다.
일본 국토지리원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를 서쪽으로 약 1.3m 이동시킬 만큼 강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결과, 와지마시 외에도 아나미즈초가 서쪽으로 약 1m, 스즈시가 서쪽으로 약 0.8m, 나나미오시가 북서쪽으로 약 0.6m 움직이는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지리원 관계자는 “향후 정밀 분석에 따라 결과가 변경될 수 있긴 하지만, 지각변동 데이터를 통해서도 큰 지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아직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원인은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고온의 유체가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잇따른 군발지진이 이 지역의 지하에 있는 수만 입방미터의 해수 등 액체로 흐르는 ‘유체’를 상승시켜 지표에서 지진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메다 야스히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깊은 곳에서 300도가 넘는 고온의 유체가 상승하면서 단층의 뒤틀림이 축적돼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대규모 해수가 열을 받아 지표 쪽으로 상승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지각을 흔드는 규모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도후쿠대 도다 신지 교수도 요미우리신문에 “바다 쪽으로 뻗어 있는 단층이 길이 약 3.5㎞ 정도에 걸쳐 이동했다”면서 “단층이 광범위하게 파괴되면서 이후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이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도호쿠대 교수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1983년 동해 중부 지진 때도 국지적으로 높이 10m가 넘는 지진해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교수도 “동해 쪽은 단층이 복잡하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하나가 움직이면 주변도 움직여 활동이 활발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시카와현뿐 아니라 이와 인접한 니가타현, 후쿠이현 등에 일본 원전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이시카와현 시카,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카리와, 후쿠이현 쓰루가·미하마·오이·타카하마에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세계핵산업동향보고서(WNISR)에 따르면 후쿠이현의 미하마·오이·타카하마에는 2022년 1월 기준 일본 내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0기 중 5기가 몰려 있다.
시카 원전을 담당하는 호쿠리쿠전력은 이번 지진으로 정전과 기름 누출이 있었지만 방사성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진 활동이 활발해질 경우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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