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은 왜 임재범의 ‘참 잘했어요’에 집착하는가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JTBC ‘싱어게인’ 시리즈가 매번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으며, 이토록 상당한 실력을 보유한 이들이 여전히 무명 가수의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대중에게 알려진 유명(有名) 가수가 되어 오랜 시간 그 명맥을 유지한다는 게 어쩌면 천운을 포함한 다양한 요건들이 조화를 이루어 찾아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지 생각되는 순간이다. 그러니, ‘싱어게인’의 심사위원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 아티스트, 불가능한 경로를 뚫고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현실화시킨 이들은 얼마나 희귀한 존재들인가.
그중 희귀성이 가장 짙은 인물은 단연 임재범일 터. 그가 등장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품격은 절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불가능함이 종료된 영역에 들어선 지 꽤 오래되었을뿐더러 여전히 자신만의 독보적인 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임재범의 평가는 그야말로 살아 움직여, 설사 한마디라 할지라도 지닌 위력이 실로 대단하다.
‘싱어게인’은 출중한 재능을 가졌으나, 뚫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끝끝내 벽으로만 남을 것만 같은 벽 앞에 오래도록 서 있었던 무명 가수들에게 숨은 문과 창문 등 숨겨진 경로를 찾을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물론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견지도 충분히 포함되어 있긴 하다. 출연한 무명 가수가 인기를 얻어 유명 가수가 되면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명성도 자자해질 게 분명하니 상부상조 격이라 할까.
그리고 말 그대로 찾을 수 있게 도울 뿐이지, 직접 찾아내 뚫는 건 당사자가 할 일이다. ‘싱어게인’의 역할은 출연한 무명 가수가 노래를 부를 무대를 마련하고 여기에 대중에게 신뢰도가 높은 심사위원단을 꾸려, 이들의 가능성이 카메라 너머에 있는 관객들에게 최대한 온전히 전달되게끔 하는 것까지다. 그리하여 어떤 인물이 심사위원 명단에 오르는지는 ‘싱어게인’을 만들고 참여하고, 이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사안이 된다.

이 부분에 있어,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소음이 끊임없이 발생한 까닭이다. 특히 시즌3는 직전 심사위원 중 하나였던 이선희가 도의적인 논란에 휩싸이면서, 프로그램과 관련 없는 것이긴 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던 때였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임재범이 떡 하니, 시니어 심사위원으로서 모습을 드러냈으니, 모든 논란이 일시에 잦아들 법한, 신의 한 수에 가까운 섭외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실력에 있어, 존재 가치에 있어 누구도 쉽게 반문을 제기하지 못할 존재이자 가요계 대선배이며,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적어도 허튼소리를 하진 않을 거라는 믿음을 주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니까. 임재범의 등장은 ‘싱어게인3’를 향한 대중의 신뢰를 다시금 견고하게 다졌을 뿐 아니라 참가자들로서도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우상급의 대선배에게 자신의 노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감개무량한 순간을 선사 받는 일이었다.
실제로 임재범은 심사위원으로서 시청자들과 참가자들의 기대에 차고 넘치게 부응했다.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은 거침없이 짚어내고 잘한 무대에 관해서는 진심이 가득 실린 칭찬을 건넸다. 자연스레 “심사평 한마디라도 놓칠까 뜨겁게 반짝이던 눈빛들”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와중 터져 나오는 그의 ’참 잘했어요‘는 훈장과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함께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다른 유명 가수들도 대부분 들어보지 못한 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가자보다 더욱 흥분하여 환호성을 지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
“수없이 쓰러지고 수없이 후회하고 수없이 포기해 보고 또 악에 받쳐 노래할 때도 있었고 내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노래할 때도 있었고 남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노래할 때도 있었고.”
하지만 무엇보다 임재범의 존재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싱어게인3’에 단단히 고정시켰던 건, 참가자들 하나하나를 동료이자 후배, 선배 가수로 존중하며,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이러할 뿐 결국 한 끗 차이에 불과함을 인식하며 매 순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심사위원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참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의 조언 한마디에 어떤 이는 감격의 눈물을 훔쳤으며 또 어떤 이는 제 실력을 더 끌어내 보이기도 했다.
결국 무명 가수들에게 필요한 건, 무명이든 유명이든 상관없는, 노래를 향한 자신의 진심과 갈고닦아온 실력을 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누군가의 한마디였는지 모른다. 그 누군가가 같은 길을 먼저 걸어간, 평소 우러러보던 존재라면 더없이 좋고. 그 혹은 그녀의 한마디가 뚫리지 않을 것만 같은 벽을 뚫고 길이 없을 것만 같은 곳에 길을 내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경로를 가능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게끔 한다. ‘싱어게인3’의 참가자도, 심사위원도, 시청자들도 임재범의 ‘참 잘했어요‘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싱어게인3 | 임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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