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빌라 세입자 '66%', 재계약 땐 보증보험 철퇴

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국토교통부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실거래가와 주택 공시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 갱신을 앞둔 빌라 전세 세입자의 66%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사진=뉴스1

2024년 수도권에서 갱신 예정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전세계약의 66%가 동일한 전세금으로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갱신을 앞둔 전세계약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이 담보인정비율 100%에서 90%로 강화된 데에 따른 것이다. 전세가가 낮아져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임대인들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체결된 서울·경기·인천의 빌라 전세 계약의 66%가 동일한 금액으로 올해 계약을 갱신하면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다. 올해부터 변경되는 전세보증 가입요건인 담보인정비율 90%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근저당권 등 선순위 담보채권이 아예 없는 것을 가정한 수치로, 일부 선순위 채권이 있을 것을 감안하면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한 주택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은 공동주택가격의 140%를 기준으로 주택가격을 산정, 담보인정비율을 곱한 값 대비 낮은 보증금에 한해서만 가입을 승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갱신 계약 담보인정비율을 100%로 적용했지만 올해부터 90%로 가입 요건이 강화됐다. 오는 3월 발표 예정인 공동주택가격이 전년보다 10% 하락하면 수도권에서 가입 불가한 갱신 계약은 77%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인천(86%) 경기(66%) 서울(63%) 순으로 전세보증 가입 불가 예상 비율이 높았다. 서울에서는 금천(87%), 인천에서는 계양(92%)이 가장 많으며 경기에서는 이천(87%)의 가입 불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강서와 인천 미추홀에서는 각각 85%와 75%의 전세 갱신계약이 같은 금액의 전세금으로는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 용산(11%) 성동(29%) 강남(43%) 서초(44%)와 경기 안양 동안(16%) 성남 분당(21%) 성남 중원(36%)은 가입 불가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불가 계약 건의 비율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여 향후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

진태인 집토스 중개사업팀장은 "대부분의 빌라 전세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을 희망하고 있어 향후 빌라 전세가는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한 금액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전세계약 만기를 맞는 임대인들은 전세보증 가입 요건에 따라 전세가를 낮추거나 준전세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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