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가정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한 명밖에 없는 아이에 대한 애지중지가 가정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기본을 할 수 없게 한다. 부모로부터 사회 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예의범절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배려하며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하지 못한다. 이기적이며 자기 생각만 하는 모임이나 조직에서, 이타적이고 배려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 되겠는가?
기본 예절을 배우고, 더불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학교는 오래 전에 사라졌다. 학생이 잘못을 했을 때, 꾸짖고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면 강하게 야단을 치거나 다소 심할 수 있겠지만, 체벌을 하던 학교는 없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워 수업하게 하는 선생님이 몇 명이나 될까? 어느 순간 선생님이 가르치는 직장인이 되었다. 내가 가르칠 내용만 설명하고 수업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학원 강사이지 선생님이 아니다. 강사에게 우리는 강사라고 하지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선생님이라는 호칭 속에는 인정과 존경이 담겨있다. 배움에는 지식만이 아닌 인성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 뿐 아니라 단체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도 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1점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살다 보니 1점의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요즘 젊은이 중에는 ‘받은 만큼 일한다’고 한다. 젊은이다운 생각이다. 내가 100을 받았으면 100만큼 일하면 되지 왜 200, 300만큼 일하느냐 묻는다. 근무할 수 있는 공간, 일할 수 있는 환경,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의 대비, 미래에 대한 투자는 주주의 몫인가? 모든 임직원이 받은 만큼만 성과를 내면 직장은 어떻게 될까? 일한 것이 다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 젊은이에게 주인의식, 충성심, 상생, 지속 성장을 이야기하면 귀담아 노력하겠는가? 나 싫으면 떠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가르치고 미래를 맡기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직장은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직장은 일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곳이다.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성과를 내는 인재를 채용하면 된다. 하지만, 직장에서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임직원을 육성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함도 원인이 아닐까?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직장에서 배움은 7 : 2 : 1의 법칙이 존재한다.
1은 교육을 통한 배움이다. 집합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통해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려 주고 이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이다. 전통적 학습은 거의 대부분 교육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2는 직접 지도하는 것이다. 상사나 선배가 일하는 방법이나 잘못된 것을 가르쳐 주거나, 코칭, 멘토링 등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다. 물론 상사와 선배가 아닌 동료와 후배로부터 배우는 것도 이 영역에 포함된다. 별도의 정해진 학습이 아닌 수시로 모르는 것을 묻고 이를 누군가 알려주는 것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7은 일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직접 자신이 일을 하거나, 개선 활동을 하며 본인의 일에 대한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나가는 것이다. 담당하는 일의 자격증을 따거나, 매뉴얼이나 교안을 만들어 가르치는 것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일에 관한 전문가를 만나거나, 전문 서적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생각의 변화를 가져가는 것도 이 영역이다.
가정교육에서도 직장에서 처럼 7 : 2 : 1 법칙은 유용하다. 부모가 자식을 불러 알려주고 하게끔 하는 것은 1, 2단계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식이 부모의 생활 속 언행을 보고 스스로 배우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모범이 되어 솔선수범을 하면 이를 보고 아이들이 따라하게 된다. 따라한다는 것, 즉 실천이 배움이다. 이러한 배움이 지속되어 습관이 될 때 아이의 인성과 태도는 굳어지게 된다. 반대로 부모의 잘못된 생각과 언행을 아이가 보고 자랐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어느 날, 술에 취해 난폭한 언행을 하는 자식에게 똑바로 정신차리고 술 마시지 말라고 나무라는 술주정뱅이 부모가 말한다면 주변에서 무엇이라 하겠는가? 사회의 지탄을 받는 문제 많은 부모이지만, 그 자식들은 사회에서 인정과 존경을 받는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쉽지 않다. 어린 시절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결국, 아이의 현재와 미래는 그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크게 좌우된다.
직장 생활을 하며 “처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떤 관리자를 만났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인정한다. 직원들에게 관심을 갖고 진정성 있게 직원을 성장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이끈 리더 밑의 직원들은 그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남 앞에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직원에게 매일 발표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만들고, 뒤에서 힘을 내라고 격려하고 발표 요령을 알려 주는 리더가 있다면, 언제까지 발표를 두려워하며 피할 것인가? 어느 순간, 역시 두렵기는 하지만, 주어진 발표를 마치고 박수 받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할 것인가 목표와 계획을 세워 실천하게 하는 사람이 리더 아닐까?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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