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놀란 동해 대지진…압력밥솥 터지듯 고온·고압 바닷물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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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대지진은 6400명 이상이 희생됐던 1995년 한신대지진(고베대지진·규모 7.3)보다 규모가 컸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도 동해 쪽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인데, 이 지역에선 태평양 지각판 틈을 통해 일본 내륙 지하로 유입된 해수가 팽창하며 땅을 뒤흔드는 형태의 지진 등이 최근 3년 사이 500회 이상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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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대지진은 6400명 이상이 희생됐던 1995년 한신대지진(고베대지진·규모 7.3)보다 규모가 컸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도 동해 쪽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인데, 이 지역에선 태평양 지각판 틈을 통해 일본 내륙 지하로 유입된 해수가 팽창하며 땅을 뒤흔드는 형태의 지진 등이 최근 3년 사이 500회 이상 발생했다.
2일 일본 아사히신문을 보면,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업대 교수(지진학)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군발지진’의 진원 지대(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진원지가) 내륙형인 지진으로는 매우 큰 규모”라며 “일반적인 군발지진은 규모 6.0 이상이 드문데, 이번에는 그만큼 단층이 넓게 움직였다는 것으로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군발지진이란 지진을 일으키는 진원이 한 곳이 아니고, 여러 진원이 무리를 지어 대형 지진을 일으키는 현상을 일컫는다.
혼슈 중부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뻗어있는 노토반도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히 일어나는 지역으로 주목받던 곳이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노토반도 북부에서는 2020년 12월께부터 지난해말까지 3년간 특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지진의 진동 크기나 피해 정도를 나타내는 진도 1 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는 규모 6.5 지진이 발생해 최대 진도 6강을 관측됐는데, 7개월여 만에 7.6 규모의 대지진과 함께 진도 7의 흔들림과 대형 쓰나미(지진해일)까지 발생했다. 교토대 방재연구소의 니시무라 다쿠야 교수(측지학)도 “(이번 대지진이) 지금까지 노토반도에서 일어났던 지진과 구조적으로는 동일한데, 이곳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아직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원인이 정확히 분석되지는 않고 있다. 이미 노토반도 앞바다에서 확인된 적 있는 활단층이 재차 작용했는지, 또는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단층이 작용한 것인지 분석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나카지마 교수는 “여진 분포 등을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서 일본 대학 연구진들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대지진의 전조를 가늠해볼 수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6월 교토대 등 연구그룹이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한 논문을 바탕으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잇따르는 군발지진이 이 지역의 지하에 있는 수만 입방미터의 해수 등 (물과 같은 종류로 흐르는 형태의) ‘유체’가 땅 안에서 상승해 지표 근처에서 지진을 일으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노토반도와 맞닿아 있는 태평양 지각판 틈으로 스며든 대규모 해수가 열을 받아 지표 쪽으로 상승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지각을 흔드는 규모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노토반도 지하의 암반 구조 등으로 인해 수만㎥에 이르는 고온·고압의 ‘유체’가 지표에서 깊이 3㎞ 부근까지 상승해 단층 틈새로 퍼져나가면서 천천히 단층을 파괴하는 ‘슬로우 슬립’이 발생한다”며 “이후 시간이 더 흐르면서 슬로우슬립이 지진을 일으키는 구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당시 게이오대 지진연구소 쪽은 “관측망을 확대해 땅의 흔들림을 일으키는 지하 현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의 지진 활동 전망을 세우는 데에도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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