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에 공무원 됐어요…특허청, 반도체 전문인력을 특허심사관 대거 채용
A씨는 1963년생이다. 이미 환갑이 넘은 나이다. 국내 대기업에서 반도체 분야 연구직으로 30년을 일하고 퇴사했다. 그는 은퇴에 따른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특허청의 특허심사관으로 채용돼 힘찬 인생 2막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특허는 우리 산업기반을 육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특허를 심사하는 일에 동참하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 나이가 46세인 B씨는 대기업에서 반도체 분야 업무를 하다가 헤드헌터로부터 “현재 연봉의 최대 4배를 줄 테니 해외업체로 이직을 하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B씨는 이런 제의를 거부했다. 해외에 나가서 기술 노하우만 뺏기고 이방인이 되기보다는 국내에 남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역시 지난해 특허심사관으로 채용돼 그동안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특허 심사에 매진하고 있다.
특허청은 반도체 분야의 현장에서 일하던 전문인력 39명을 반도체 분야 특허심사관으로 채용했다고 2일 밝혔다. 특허청은 지난해 2월에도 민간에서 일하던 30명의 반도체 전문가를 특허심사관으로 채용한 바 있다.
특허청은 이들을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 등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임용되는 ‘전문임기제 공무원(5급 상당)’으로 임용했다. 이들은 최초 1년 동안 근무한 뒤 최대 10년까지 근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채용 당시 경쟁률이 애초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39명을 뽑는데 무려 191명이 지원, 약 5: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허청 관계자는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정년이 없고, 민간경력이 인정되면서 일반직 5급 공무원보다 보수가 높다는 점 등이 인기의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합격자 39명 중 최고령은 59세(4명)이고 최연소는 38세로 평균 연령은 53.6세로 집계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합격자의 반도체 분야 평균경력은 26년 2개월로 석·박사 학위 보유율이 69.2%에 이른다”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던 사람의 비율이 84.6%에 이르는 등 최신 기술 동향에 정통한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이번 채용으로 반도체 분야 특허 심사가 더욱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채용이 주요 국가 사이에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반도체 분야 우수인력과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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