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에이드 2잔에 230만원…대사관도 “조심하라” 경고한 이 휴양지

김자아 기자 2024. 1. 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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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연안 콜롬비아의 한 바닷가./AFP 연합뉴스

콜롬비아의 유명 휴양지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광객 신용카드로 몰래 수백만원을 결제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현지 당국도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일간지 엘티엠포에 따르면 콜롬비아 북부 카리브해의 바닷가 휴양 도시인 카르타헤나에서 최근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지나친 요금을 청구하거나 몰래 거액을 결제하는 사례가 잇따라 당국에 보고됐다.

캐나다에서 온 한 관광객은 마차로 관광지 곳곳을 돌아보는 체험에서 사기를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그는 10만 콜롬비아 페소(약 3만3000원)을 지불하기로 마부와 합의했지만 체험이 끝난 이후 자신의 신용카드로 1800만 콜롬비아 페소(약 600만원)가 결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피해자는 “(마부가) 카드 단말기에서 거래가 승인되지 않는다며, 내 신용카드 4개로 몇 차례 결제를 시도했다”며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다는 둥 변명하다가 나중에 결제가 되자 카르타헤나에 온 걸 환영한다는 인사와 함께 카드를 돌려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매체는 이 피해자의 사례를 카르타헤나 지역에서 알려진 사기 범죄 행각 중 한 번에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본 ‘추악한 사례’라고 보도했다.

온라인상에는 판매자의 단말기 금액 조작 사기에 당한 관광객들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상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온 2명은 인근 지역에서 레몬에이드 2잔을 마시고 700만 콜롬비아 페소(약 230만원)를 내야 했다. 당시 이 관광객들은 직접 결제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이용했는데, 당초 시스템에선 7만 콜롬비아 페소(약 2만3000원) 결제에 동의했지만 실제 결제 금액은 700만 콜롬비아 페소였다. 시 당국은 이 영상을 통해 사기를 저지른 판매자를 확인했고, 관광객들은 잔액을 돌려받았다.

이 같은 사기 사례가 반복되자 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기 행각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한편 관광객들에게도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나 마리아 곤살레스 전 카르타헤나 내무장관은 “강력한 단속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관광업등록허가증 발급 요건 등을 강화해야 한다”며 “임의 카드 단말기 조작에 대한 강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탈리아 보오르케스 카르타헤나 관광청장은 “사기꾼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판매자가 신용카드를 다른 곳으로 가져가려는 것을 허락하지 말아야 한다”며 “음식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정확한 가격표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콜롬비아 한국대사관도 최근 제작한 해외안전여행 가이드북에서 다양한 사건·사고 유형을 열거하면서 “경기 침체 악화로 인한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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