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태영건설발 시스템 리스크 없을 것…단기파장은 불가피"
"건설·금융업종 경계감 지속"…'차환 어려움' 우려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이웅 임은진 배영경 기자 = 증권가는 2일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해 건설·금융업종과 채권시장 내 단기적 파장은 불가피하지만,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 "시스템 리스크는 물론이고 시장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책 당국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긴 했지만, 그것이 개별기업들을 '줄줄이 사탕'으로 손대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며 "줄도산이 아니라 자기 책임 하에 곪은 부위를 수술하겠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시 도움을 주면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큰 틀에서 시스템적인 교란 현상이나 신용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정책을 통해 건설사들이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 의지를 감안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태영건설 측의 자구안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며 태영건설과 대주주 티와이홀딩스의 지분 및 자산 매각 풀을 1조6천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그는 "SBS 관련 지분 처분 금액을 포함하면 2조300억원까지 마련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50% 미만"이라면서 "태영건설 시행 지분은 장부가만 반영했으며 대주주의 사재 출연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실제 매각 풀은 1조6천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오는 4월에 있을 총선 전에 시행될 것이라며 "정부의 대응 방안대로 워크아웃이 질서 있게 진행된다면, 지금 겪는 잠깐의 고통이 시장 회복을 빠르게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관련 업종과 금융시장 내 단기적 여파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사태로 단기적으로 금융업, 건설업 크레딧 및 PF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는 "태영건설 차입금·사채의 대주단들과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PF 건들에 대해 자금 보충 확약 등 신용공여를 한 금융권들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서 "간접적으로는 건설사들의 단기 자금 융통이 경색될 수 있고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 등 단기사채 차환 발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1년간 이어져 온 부동산 경기 둔화의 결론 중 하나이지 위기를 몰고 올 또 다른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으로 인해) 개별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는 지속해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태영건설 외 PF 보증 규모가 큰 다른 건설사들에 촉각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212.7%), 현대건설(121.9%), HDC현대산업개발(77.9%), GS건설(60.7%), KCC건설(56.4%), 신세계건설(50.0%) 등이 작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가 50%를 넘었다.
특히 태영건설 다음으로 PF 보증 규모 비중이 큰 롯데건설에 대해 최성종 연구원은 "PF 및 담보대출 전환, 사업장 준공, PF 차입금 상환 등으로 PF 보증 규모를 2022년 말 6조8천억원에서 5조8천억원으로 줄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경기 둔화 속에 도급사업 PF 보증의 약 75%가 미착공 사업장으로, 향후 사업추진 과정에 따른 리스크 발생 경계감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당분간 채권시장 내 파장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상만 연구원은 "상·하위 등급 간 차별화는 이전에 비해 심화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특히 회사채·여전채(캐피탈채)섹터에서 두드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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