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통증, 절대 주사만이 답이 아니다

■글 : 예병국 청주연세재활의학과의원 대표원장■ 필자도 팔꿈치 통증으로 크게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 진료를 볼 때 환자분들에게 “왜 그렇게 무리를 하셨냐, 조심하지 그러셨냐”고 핀잔을 주곤 했는데, 정작 내가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을 해보니 그 불편함과 괴로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이나 직장에서 또는 운동 중에도 팔꿈치 통증을 종종 경험하게 되는데, 주로 외측이나 내측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힘줄 다발이 대부분 이곳에 붙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손목과 손가락 근육이 이 조그마한 뼈에, 그것도 다발로 모여서 붙어 있으니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일을 많이 하면 과한 부하가 걸리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테니스엘보우, 골프엘보우(내/외측상과염)라고 부르는 질환의 원인도 바로 이것입니다. 이러한 팔꿈치 통증은 통증도 심하고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환자들은 바로 병원을 찾아가고 일반적인 주사치료 및 물리치료, 약물치료를 받게 됩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런데 수많은 환자들이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해도 팔꿈치 통증이 좋아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주사에 효과가 있었는데 이제 효과가 없고 통증이 반복되면서 심해진다’ 라고 호소합니다. 제가 팔꿈치 통증을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이 문제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치료를 받고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호전되더라도 통증이 반복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디서, 어떤 치료를 받는 게 맞는 걸까요? 우선 세심하게 진찰하고 검사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설명해 주는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즉, 담당 병원에서 해당 통증 부위의 힘줄, 인대, 근육 조직의 상태를 고해상도 초음파로 확인하고 염증 때문인지, 파열 때문인지, 퇴행성 변화 때문인지를 기본적으로 감별해야 합니다. 만약 염증이라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해야 하고, 파열이라면 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퇴행성 변화라면 힘줄과 근육이 약해진 상태이니 환자의 팔과 손목의 근육량을 전문적인 장비로 확인하고 손의 힘(악력)도 측정하여 약해진 힘줄과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환자를 치료하는 당연한 과정입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냥 팔꿈치가 아픈 건데 이렇게 복잡하게 검사하고 치료해야 하는 건가? 그냥 주사 맞고 약 먹으면 안 되나? 하는 의사나 환자분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은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손목과 손의 문제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고 만성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위와 같은 진찰, 진단, 설명, 치료의 당연한 과정도 거치지 않는, 통증 부위에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주사나 충격파, 찜질, 마사지로 조직 상태를 더 망가트리고 증상을 더 심화시키는 병원이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병원과 의료광고가 넘쳐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좋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 자신이 똑똑해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무분별하게 여러 병원을 다니지 말고 위의 제시한 방법으로 세심하게 진료하고 치료하는 병원을 찾고 선택해야 합니다. 현명한 환자의 자세가 더 좋은 진료를 하는 병원을 만듭니다.

예병국 청주연세재활의학과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