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저하고·우상향’ 엇갈려… 전세가는 ‘상승’ 우세

김영주 기자 2024. 1. 2. 09: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전문가 4인, 새해 부동산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아파트 매매 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 상저하중(上低下中·상반기 하락, 하반기 보합), 연중 상승 등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올해 예상되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봤으나, 이것이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반면 전세가는 대체로 상승을 예상했다. 주택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가운데 매수세가 붙지 않음에 따라 전세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 수급 불안정과 공급 확대가 올 한 해 동안 부동산 시장을 장악하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아파트 시장을 ‘상저하고’ 또는 ‘소(小) 박스권’ 장세로 전망했다. 조심스럽게 3월까지는 약세, 4월∼6월 말까지는 약보합세, 7월부터는 보합세 혹은 강보합세 전환을 예상했다. 상반기 여건이 좋지 않다가 하반기에 나아지지만, 매매 시세가 크게 오르기보다는 작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박 위원은 금리 인하가 매매가 상승 요인이긴 하지만 집값을 크게 자극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새해 1월부터 출시되는 27조 원 규모의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 원 이하 주택을 연 1.6∼3.3% 저리에 최대 5억 원까지 대출을 받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만큼 주택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된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지역보다는 9억 원 이하 주택이 밀집한 서울 외곽, 수도권, 지방이 신생아 특례대출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24년 아파트 매매가가 ‘상저하중’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은 2~3%, 수도권은 2~5%, 지방은 2~5% 하락을 점쳤다. 함 랩장 역시 금리 인하가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봤다. 시점이 생각보다 늦을 수 있고 인하 폭도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함 랩장은 “물가 인상이 서서히 완화하고는 있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있고, 올해 상반기에 금리가 조속히 내리거나 인하 폭이 크지도 않을 것”이라며 “낮은 조달 금리에 따라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매매가의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금리 인하가 임박했는데 신규 인허가, 착공은 줄고 입주 물량도 부족하다”며 “빌라·다가구 실수요자가 아파트로 쏠리면서 올해 아파트 가격은 우상향이라고 본다” 고 말했다.

전세가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박 위원은 “이미 가격이 오른 매매 시장보다는 변동 금리 대출이 많은 전세가 금리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전세가의 경우 서울 2~5%, 수도권 2~5% 상승을 전망했다. 지방은 마이너스 2%와 2% 상승 사이에서 지역마다 다른 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 랩장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 한 해 동안 1만 가구대밖에 되지 않는다”며 “수도권 전세는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면서 시세가 상승하거나 보합하는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데다 입주 물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 전세 가격의 상승 요인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일부 전문가는 PF 위기를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보기도 했다. 고 교수는 “착공 중단과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이 부족한 판에 중견 건설사의 PF 문제가 번지기 시작하면 시장 가격의 상승 요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거시설보다는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산업 시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함 랩장은 “PF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152개 정도 PF 사업장이 신규 자금 지원, 이자유예, 만기 연장 조치로 연착륙 중이지만 부동산 시장 위축, 고금리 상황, 공사원가나 안전 비용 상승 등으로 PF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해 안심하기 이른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PF 위기가 금융 위기와 실업자 증가 등 경기 충격으로 이어진다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정부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는 선에서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경착륙에 따른 주택 시장 충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