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히는 ‘혁신 DNA’… 글로벌 체인지메이커 요람으로
ESG·국제협력·기후변화 등
융합전공 매년 20여개 개설
학부·대학원 연계 인재 양성
현장 맞춤형 산·학 협력으로
환경미화원 안전개선 돕기도
매년 ‘세븐틴 하츠 페스티벌’
1년간 성과 공유하고 교류도
“대학은 더 이상 학문의 상아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임팩트 있는 연구와 교육을 통해 빈곤, 실업, 질병, 환경오염, 기후위기, 차별, 지식 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고 세상을 밝히는 체인지메이커를 길러내야 합니다.”
한양대의 사회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기정(65) 총장은 2일 “전 세계 체인지메이커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지식과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해 의미 있는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의 이 같은 비전은 한양대가 지향하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최고의 대학’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7월 총장 직속으로 국내 최초 글로벌사회혁신단을 한양대에 설립했다. 오늘날 대학은 사회혁신 허브 역할을 하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체인지메이커들을 키우고 연결해 이들 간 융합에 속도를 더하는 것이 목표다.
한양대 글로벌사회혁신단은 학부과정 내 다중전공으로 사회혁신융합전공을 운영해 사회혁신 참여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혁신, 국제개발협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임팩트 비즈니스, 임팩트 금융, 기후기술 등을 다루는 전공과목이 매년 20개 이상 개설된다. 공대, 경영대, 인문사회대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 및 실무 전문가가 이론과 실습을 결합해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
지난 2018년부터 2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해 왔으며, 이 중 89명이 사회혁신융합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와 함께 학부생의 사회혁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특강과 단기과정 등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도 있다.
학부에서 대학원으로 이어지는 통합적 교육체계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학 대학원의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석박사 과정, 경영전문대학원의 ESG MBA 과정이 그 예다.
한양대는 ‘실험실과 사회의 연결’을 추구하며 사회혁신 연구 영역에서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21년 서울캠퍼스에 설립된 에너지·환경연구원은 8개 센터로 구성된 연구조직으로, 공과대학 중심 14개 학과, 132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ERICA캠퍼스에 지난해 설립된 환경에너지기술연구원은 그린 뉴딜, 탄소 중립 등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발맞춰 탄소중립에너지인프라센터, 지속가능에너지기술센터 등 6개 센터에서 환경·에너지 분야 연구·교육·산학협력을 수행하고 있다.
한양대는 이와 같은 사회혁신 연구 역량과 세계적인 기술력, 산학연 네트워크를 토대로 ‘글로벌 사회문제 해결형 산학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양대 에너지사업단은 야간작업 중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개선하고자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한 작업 조끼를 개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한양대는 지난해 11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4차 산업혁명 얼라이언스(4IR Alliance) 파트너십을 가입했다.
한양대는 2018년부터 스탠퍼드대와 협력해 국제 학술지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 한국어판을 발간해 왔다. 이를 통해 해외의 좋은 기사를 한국의 사회혁신 생태계에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의 우수한 사회혁신 사례를 국제 무대에 알리고 있다. 번역 작업에는 학부생 20여 명이 참여한다.
한양대는 매 하반기 ‘세븐틴 하츠 페스티벌’을 열고 체인지메이커들의 1년간 실험 과정과 결과를 공유한다.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에서 학생들은 도전의 씨앗을 함께 싹틔울 팀원, 외부 파트너 기관과도 교류할 수 있다. 행사는 모든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양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웃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과학적 냉철한 관점, 공학적 문제 해결 역량과 경영학적 부가가치 창출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 무대의 체인지메이커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다.
교내선 학생식당 일 돕고, 교외선 학습 멘토링… 봉사학점 못따면 졸업안돼
■ 한양대 사회공헌 프로그램
국내 대학 처음 봉사단 설치
사회문제 해결 모임도 운영
한양대 학생은 수업과 수업 사이 공강 시간에 교내 학생식당에서 봉사를 하고, 캠퍼스에 서식하는 고양이를 정성껏 돌보기도 한다. 교외에서는 학습 지원 멘토링을 실시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든다. 봉사활동을 통해 기쁨과 보람을 경험한 학생들은 “학교 차원에서 발판을 마련해 준 덕분”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한양대의 다양한 사회봉사 프로그램은 인류 번영에 이바지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1939년 개교 이래 이어져 온 끝없는 고민의 결과다. 오는 2039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지속 가능한 사회혁신을 주도하는 한양대는 인류에게 주어진 다양한 숙제를 교육과 연구를 통해 해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사회봉사가 있다.
2일 한양대에 따르면 사회봉사단은 건학 이념인 ‘사랑의 실천’에 기초해 1994년 국내 대학 최초로 설립됐다. 사회공헌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며 자발적인 봉사활동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관련 교과목을 편성해 대학 사회봉사의 체계를 확립했다. 2010년부터는 ‘한양사회봉사’ 교과목을 졸업요건으로 학칙에 반영했다. 한양대 학생이라면 재학 기간 1학점은 필수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졸업할 수 있다. 2021년에는 2385명이 166개 기관에서 516개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듬해에는 3186명이 248개 기관에서 889개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점을 이수했다.
단기적 구호 성격의 사회봉사도 중요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문제에 대한 지속 가능 솔루션을 자발적으로 모색하려는 학생들은 ‘희망한대 리더그룹’을 결성해 활동한다.
매년 10개 내외 그룹이 운영되고 있으며 기존에 해 오던 사회봉사를 프로젝트로 확장시켜 참여하기도 한다.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책임감과 주도성을 기른 학생들은 사회문제 해결에 관한 학내 관심과 참여를 늘리는 것은 물론, 사회혁신과 봉사문화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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