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감자칩 먹고 싶어요” 가자 어린이의 새해 소망

김가연 기자 2024. 1. 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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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팔레스타인 소녀가 한 아이를 안고 텐트촌으로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4년 새해가 밝았지만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공습을 이어가면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피해도 극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삶의 터전을 잃은 가자지구 피란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알자지라는 2023년의 마지막 날인 12월3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피란민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에는 7세 어린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피란민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자발리야 출신 소녀 누르 엘-바이예드(7)는 가족들과 함께 누세이라트로 피란을 갔다가, 현재는 데이르 엘 발라의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엘-바이예드는 “계속되는 공습이 두렵고 학교가 그립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원하는 것을) 먹고 마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소박한 소망을 드러냈다. 이어 “전쟁 전에는 감자칩과 초콜릿, 주스를 살 수 있었다”며 “제일 먹고 싶은 건 치즈맛 감자칩이다. 내년에는 집에서 평화롭게 치즈맛 감자칩과 초콜릿, 딸기 주스를 먹고 싶다”고 했다.

부레이 출신의 여성 움 샤디(62)도 “새해에는 전쟁이 끝나 모두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집이 있었다”며 “좋은 삶을 살았지만 이제는 거지처럼 더럽고 절망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께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저 지켜보고 있는 세계를 결코 용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발리야에서 온 아이다 엘-슐리는 무그라카와 누세이라트를 거쳐 데이르 엘 발라로 왔다고 한다. 만삭의 몸으로 피란을 떠났던 그는 6주 전 피난처에서 여자아기를 낳았다. 그는 “죽음과 파괴 속에서도 딸을 위해 꽃과 나뭇가지로 장식해 ‘세보’(아기가 태어난 지 7일이 됐을 때 여는 축하 행사)를 열었다”며 “아기에게 입힐 옷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고 했다.

엘-슐리는 “이 싸움이 멈추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살 수 있나? 우리의 생활 터전을 누가 다시 지을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며 “우리는 모두 지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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