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뒤 100여회 여진…日전문가들 "한신 대지진에 필적, 이걸로 끝 아냐"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 전초 증상일 수도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과 관련해 현지 전문가들은 더 큰 지진의 전초 증상일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고토 히로유키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는 1일 일본 공영 NHK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의 강도는 한신 대지진을 일으킨 지진에 필적한다"고 평가했다.
고토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자세한 피해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지진 파형을 분석하면 노토반도의 넓은 범위에서 건물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했을 우려가 있다"며 "도로 등이 단절돼 고립된 장소도 있을 수 있어 넓은 범위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혀 내두르는 일본 지진 전문가들 "솔직히 예상 못했다"
현재까지 노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는 100회가 넘는 여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대 교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군발지진(규모가 작고 국지적으로 여러 차례 일어나는 지진)의 진원지대 안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일련의 활동으로 보이지만 내륙형으로는 매우 큰 지진이었다"고 평가했다.
나카지마 교수는 "일반적인 군발지진에서 규모 6을 넘는 지진은 드물다"며 "그만큼 단층이 넓게 움직였다는 것이지만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노토반도 앞바다에는 활단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카지마 교수는 "이번 지진이 그 단층의 연장인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단층인지는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 여진 분포 등을 상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해안서 발생하는 지진 중 최대급" "이번 지진, 끝난 것 아냐"
교토대 방재연구소의 니시무라 다쿠야 교수는 "지금까지 노토반도에서 일어났던 지진과 메커니즘적으로는 같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동해쪽에서 일어나는 지진으로는 최대급에 가깝다"고 평했다.
니시무라 교수는 "동해 쪽은 단층이 복잡하게 분포해 있어 하나가 움직이면 주위도 움직여 활동이 활발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도호쿠대 쓰나미공학과 교수는 "진원이 얕고 검조 기록을 봐도 해저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까지 1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보고됐지만 지형에 따라서는 국소적으로 더 높은 쓰나미가 올지도 모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쓰나미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이마무라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진도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동해안에서 해저 지진이 발생하면 쓰나미의 도달 시간도 짧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 전초 증상일 수도
지진학자 산가와 아키라는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노토 반도에는 단층이 많이 존재해 일부가 활동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노토 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6.5 지진을 언급하면서 "일련의 활동 속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산가와 교수는 "이번 지진은 진원까지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여진이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건물이 손상되면 흔들림에 의해 무너질 수 있으므로 가옥 붕괴와 화재, 산사태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단층의 활동에 수반해 (지각에) 변형이 가해지며 지진이 발생하는데, 그런 현상이 차례차례 연동해서 일어나고 있다"며 "단층이란 직선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장래에 노토 반도 외 다른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규모가 8에서 9에 이르는 난카이 트로프(남해 해저협곡) 거대 지진이 30년 안에 일어날 확률이 80%라는 일본 문부과학성 지진조사위원회의 예측이 언론에 자주 언급돼 왔다.
난카이 트로프는 시즈오카현 쓰루가만에서 규슈 동쪽의 태평양 연안까지 분포한 해저 봉우리와 협곡지대를 말한다.
산가와 교수는 "난카이 트로프의 거대 지진이 발생하기 수십 년 전부터 노토 반도를 포함해 규슈에 걸친 서일본에서 지진이 많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단층 활동기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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