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지역을 보듬다…미야기올레 ‘치유의 길’
[KBS 제주] [앵커]
우리나라 대표적인 걷기 명소, 제주올레는 이젠 세계에서도 많은 도보 여행객들이 찾는 길인데요.
KBS는 새해를 맞아 국내를 넘어 세계를 잇는 '제주올레'를 조명하는 기획 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일본의 대지진 피해 지역을 품은 위로와 치유의 올레길을 민소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300여㎞ 떨어진 일본 미야기현 무라타정.
조용한 산간 시골 마을이 이른 아침부터 북적입니다.
["리본을 풀어주세요!"]
파랑과 빨강 리본을 힘차게 흔들며 새 올레길이 열립니다.
일본 각지에서 모인 도보 여행객 천여 명이 박수로 축하하고 경쾌한 올레길 여행을 시작합니다.
마을을 지나 '올레 리본'과 화살표를 따라 숲길을 거닐다 보면, 눈 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산맥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숲과 마을 구석구석을 지나는 길의 모습부터 안내 표식까지, '제주올레'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탄노 카나코/일본 미야기현 : "아이들하고 마지막까지 같이 걸을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올레 걷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다음에도 참가하고 싶어요."]
이날 개장한 코스는 2018년, 일본 미야기현에 처음 올레길이 수출된 이래 문을 연 다섯 번째 길입니다.
미야기현이 제주올레를 유치한 건 대지진의 상처 때문입니다.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은 큰 상처를 딛고 지역 공동체를 다시 살리기 위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올레길'을 주목한 겁니다.
[키쿠치 케이치/미야기현의회 의장 : "이른바 트레일, 여러 걷는 길이 있지만 '올레'라는 브랜드의 힘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에, 이 브랜드 인지도를 빌려 미야기에서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됐습니다."]
미야기현이 뻗은 손에 제주올레는 길을 내기로 했습니다.
'회복과 치유, 상생'이라는 제주올레의 가치에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미야기올레를 걷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미야기현은 올레길 3곳을 더 만들기로 했습니다.
[오누마 카츠미/일본 미야기현 무라타정장 : "한국과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들도 꼭 무라타정을 찾길 바라서, 이번에 (새 미야기올레 코스 개발에) 손을 들었습니다."]
제주올레가 대지진의 상흔이 깊게 남은 일본의 아픔을 품은 지 5년, 진정한 '치유와 상생의 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서경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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