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으로 최소 6명 사망... 빌딩 쓰러지고 부상자 속출
자위대, 경찰 출동도 어려워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적어도 6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1일 오후 4시 10분 발생한 강진 후 2일 오전 6시까지 진도 2 이상의 여진이 129차례나 발생했다. 이중에는 진도 4 이상이 관측된 적도 여러 번이어서 주민들은 피난처에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날 일본 기상청이 발령한 '대형 쓰나미(지진해일) 경보'는 '쓰나미 경보'를 거쳐 2일엔 '쓰나미 주의보'로 변경돼 쓰나미 피해에 대한 우려는 낮아졌다.
이시카와현 경찰, "현내 총 6명 사망 확인"
2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이시카와현 내에서 총 6명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1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했다.
NHK 자체 조사 결과 이시카와현과 인근 지역에는 다수의 부상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시카와현 공립노토종합병원에는 전날 오후 8시까지 33명이 이송됐으며, 이중 한 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2명은 중상이었다. 이 병원은 지진으로 단수가 계속돼 수술이나 투석이 불가능해져 급수차 지원을 의뢰한 상태다. 같은 시내 다른 종합병원에선 병원 외벽이 부서지고 차 유리가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지만 골절 환자 등 30여명이 진찰을 받고 있다.
인근 지역인 도야마현에서도 건물 붕괴 등에 따른 부상자가 속출했다. 파친코 건물 천장이 낙하해 8명이 부상하는 등, 2일 오전 4시 시점에서 18명이 다치고 적어도 3명이 중상으로 집계됐다. 니가타현에선 2일 오전 6시 현재 20명이 부상했다.
7층 빌딩 완전히 쓰러지기도
규모 7.6의 강진인 점을 감안하면 인명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건물 붕괴 등 재산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진도 7이 관측된 시가마치 등 진원지인 노토반도 주변 지역은 도로와 지면이 쩍쩍 갈라지고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는 일이 다수 발생했다. 진도 6강이 관측된 와지마시는 7층 건물로 보이는 빌딩이 옆으로 완전히 쓰러졌고, 시내 중심 상가에 화재까지 발생해 점포나 주택 등 50동 이상이 불에 탔다. 이 지역 소방서엔 가옥이 무너졌다는 신고만 50건이 넘게 들어왔다. 노토지마섬을 연결하는 다리는 도로가 융기해 모두 통행이 금지돼 지원 물자도 닿지 않고 있다.
NHK에 따르면 와지마시 등 피해 지역으로 연결되는 교통망이 마비돼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 지진 발생 후 무려 11시간 동안 철로에서 움직이지 못했던 호쿠리쿠신칸센 총 4개 열차는 2일 오전 3시부터 순차적으로 도야마역과 가나자와역에 도착했다. 이들 열차엔 연말연시 연휴에 귀성했던 승객 총 1,40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반면 후쿠이역과 가나자와역 사이에서 멈췄던 특급열차의 경우 총 7개 열차가 2일 오전까지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열차 내 승객은 1,000명 정도로 전해졌다.
조에쓰신칸센, 호쿠리쿠신칸센과 특급열차 등은 2일에도 점검이 계속돼 운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노토 공항은 지진의 영향으로 활주로나 터미널 빌딩을 사용할 수 없어 모두 결항됐다.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나 일반도로 등에도 갈라지거나 융기한 곳이 많아 많은 곳에서 통행이 금지됐다. 아울러 이시카와현에서는 3만2,400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자위대 출동도 어려워... 지원 물자 해로 수송
다만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위험은 줄어들었다. 기상청은 2일 혼슈와 홋카이도의 일부 동해 인접 지역에 내렸던 쓰나미 경보를 한 단계 낮은 쓰나미 주의보로 변경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서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확인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밤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물, 식량, 담요와 등유, 휘발유, 경유 등의 물자를 공수하거나 해로로 보내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위대, 경찰, 소방의 출동이 도로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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