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LPG 충전소 연쇄 폭발로 5명 중경상, 주택 등 건물 14동 소실···‘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최승현 기자 2024. 1. 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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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9시 3분쯤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새해 첫날 저녁 강원 평창군 용평면의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5명이 중경상을 입고, 주택 등 건물 14동과 차량 14대가 소실됐다.

지난 1일 오후 9시 3분쯤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36)와 B씨(63)등 2명이 온몸에 화상을 입어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또 맞은편 모텔에 투숙 중이던 40대와 60대 외국인 2명이 손과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50대 주민 1명도 이마에 1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1일 오후 9시 3분쯤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벌크로리가 소실됐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폭발 사고가 난 LPG 충전소 인근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인근에 있던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리는 등 차량 14대가 전소 또는 부분 소실됐다.

충전소 맞은편 주택을 비롯한 14동의 건축물이 폭발 사고 직후 화염에 휩싸여 불에 타거나 파손됐다.

이밖에 인근 도로의 차도·인도 분리대가 화염에 녹아내리고, 사고 지점에서 200m가량 떨어진 용평도서관 2층의 유리창이 모두 파손되기도 했다.

장평리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고, 충전소에서 4㎞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이 진동을 느낄 정도로 폭발의 충격은 컸다.

충전소 폭발 사고는 이날 오후 8시 41분쯤 소방 당국에 ‘LPG 충전소에 가스가 많이 새고 있다’, ‘가스가 바닥에 깔려 마을로 퍼지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된 지 22분 만인 오후 9시 9분쯤 발생했다.

장평리 주민들은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LPG 충전소 반경 300m 주변이 불바다로 변했다”며 “땅이 흔들릴 정도의 큰 폭발이 일어난 직후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고, 비명이 들리는 등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평창군은 이날 폭발 사고 직후 주민들에게 ‘가스충전소 근처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차량은 우회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펌프차와 화학차 등 장비 51대와 120여 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3시간 50여 분만인 오후 11시 59분쯤 충전소 주변 세차장, 주택, 농기구센터 등 곳곳으로 번진 불을 모두 진화했다.

주택 피해를 본 이재민 12명은 장평2리 마을회관에서 머물고 있고, 임시로 대피했던 주민 12명은 귀가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전소한 탱크로리의 잔량 가스와 충전소 내 수백 개 LP가스 용기가 동시에 폭발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참사로 이어졌을 수 있었다”며 “신속한 대피와 소방의 2차 폭발 방지로 인해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만큼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 한국가스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일 오전 11시부터 폭발이 일어난 가스충전소에서 감식에 돌입했다.

이들 기관은 충전소 일대에 다량의 가스가 누출됐던 점을 고려해 누출 경위와 폭발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먼저 폭발 사고 직전 충전소 내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었는지 확인한 후 가스 보관 탱크와 벌크로리 등에 대한 정밀 감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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