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2024 신인왕 후보 등극했다...다만 SF, 왜 고개 숙였나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바람의 손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새해 첫 날부터 기분 좋은 소식을 올렸다.
미국 현지 매체 MLB.com은 1일(한국시각) "2024시즌 각 팀의 꿈 한 가지"라는 제목과 함께 이정후가 포함된 사진을 공개했다. 또 매체는 이정후흘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샌프란시스코의 희망은 내셔널리그(NL) 올해의 신인선수상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15일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공식적으로 맺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 원) 계약에 합의, 해당 계약서에는 4년 뒤 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계약 내용 세부 조항으로는 내년 시즌 연봉 700만 달러(약 92억 원)를 시작으로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에 2,200만 달러(약 287억 원), 2028년과 2029년에 2,050만 달러(약 267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약 65억 원).
이는 한국 선수 중 MLB 포스팅 역대 최대 규모다.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6년 3,600만 달러를, 김하성은 4년 2,8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정후는 이보다 훨씬 큰 계약을 맺었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계약에서도 지난 2013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7년 1억 3,000만 달러에 이은 2위 규모다.
지난 10일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34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프로 스포츠 역사를 새로 작성한 오타니 쇼헤이 역시 2018년 포스팅 당시 계약금 231만 5,000달러, 첫 해 연봉 54만 5,000달러에 그쳤다. 그만큼 이정후의 이번 계약 규모는 대단하다.
이어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일본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맺은 5년 9,000만 달러 계약을 넘어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올렸다. 범위를 전체 포지션으로 넓히면 2014년 1월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7년 1억 5,500만 달러에 이어 이정후가 두 번째다.
또 벌써부터 팀의 차기 1번 타자로 각광받고 있다. CBS 스포츠와 MLB.com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 차기 1번 타자로 낙점했다. 구체적인 라인업으로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마이크 야스트젬스키(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제이디 데이비스(3루수)-미치 해니거(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마르코 루치아노(유격수)순이다. 이어 야후스포츠는 22일 "이정후가 내년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것으로 분명해보인다. 파르한 자이디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이정후를 주전 중견수로 내세울 생각이다"리며 "최근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팟 캐스트인 '더 TK 쇼'에 출연해 1번타자로 이정후를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멜빈 감독은 "부임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라인업에 대해 구상을 해봤다. KBO리그에서 이정후가 1번타자로 뛴 경험이 많다. 나는 이 부분을 믿는다"고 밝히면서 "지금으로선 이정후 1번 타자 기용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SPN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0.340, 한 시즌 최고 0.360(2021년)의 타율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뽑힌 2022년에는 타율 0.349,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올리고,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3홈런을 쳤다"며 "2022년에는 볼넷이 66개로 삼진 32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라고 이정후의 선구안을 높게 평가했다. 또 "최근 2년 동안 이정후의 삼진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2023년 KBO리그 평균 18.2%, 메이저리그 22.7%보다 훨씬 좋은 수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MLB.com은 이정후의 신인상 수상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 포수 버스터 포지를 끝으로 신인상 수상자가 없다. 올 시즌 이 가뭄을 끝낼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예상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2023시즌 12명의 유망주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는데, 대다수가 2024시즌 신인상 자격이 있다"며 "유망주들이 잘 성장한다면 중견수 이정후와 좌완 투수 카일 해리슨, 유격수 마르코 루치아노가 신인상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정후는 MLB.com에서 게시한 사진에서 비셋(토론토 블루제이스)·키브라이언 헤이스(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6명과 함께했다. 이정후는 해당 선수들 사이 정중앙에 위치하기도 했다.
이정후를 데려온 샌프란시스코이지만, 시장 평가에서 고개를 숙였다. CBS 스포츠는 같은 날 30개 구단의 비시즌 선수 영입을 비교하며 일종의 등급을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C등급 분류. 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FA를 영입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를 맛봤다.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이정후와 포수 톰 머피를 영입한게 끝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가 2024시즌 와일드카드 경쟁이라도 펼치려면 지금이라도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추가 보강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CBS스포츠는 "이정후는 검증 되지 않아 위험 부담이 있으나, 재능이 있는 선수임은 확실하다"라고 이정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사진=MHN스포츠 DB, MLB.com, SF 구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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