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 약하다.' KS 2연패, 왕조건설... 왼손 위주 타격 1위팀에 울린 경고음. 늘어난 왼손 외국인 투수가 걸림돌 되나[SC 포커스]

권인하 2024. 1. 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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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5차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LG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13/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3차전 KT와 LG의 경기, KT 선발투수 벤자민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11.10/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SSG의 준PO 1차전. SSG 엘리아스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22/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해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LG 트윈스의 2024년 목표는 '왕조' 건설. 왕조라는 말을 듣기 위해선 한국시리즈에 2연패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15∼2016년 두산 베어스 이후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한 팀은 나오지 않고 있다. KIA 타이거즈(2017년), SK 와이번스(2018년), 두산(2019년), NC 다이노스(2020년), KT 위즈(2021년), SSG 랜더스(2022년)가 우승 다음해에 2연패를 목표로 달렸으나 이중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은 두산 밖에 없었다. 그만큼 2연패는 물론 한국시리즈 진출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LG는 일단 지난해 우승 전력을 거의 남겨 놓았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마무리 고우석의 결과가 4일 오전에 나오게 되는데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하지 못하게 되면 LG에겐 2연패를 위한 호재가 될 듯.

이미 외국인 선수도 다 짰다. 우승 멤버인 케이시 켈리와 오스틴 딘과 빠르게 재계약을 했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10승을 거뒀던 왼손 투수 디트릭 엔스를 데려와 구성을 마무리했다. 우승 팀의 전력을 거의 그대로 가져가게 됐다.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반즈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8/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브랜든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8/

17일 대전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DH1차전, 한화 선발투수 산체스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17/그렇다고 LG의 2연패가 '탄탄대로'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KT 위즈는 12승 무패의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와 15승으로 다승 2위에 올랐던 웨스 벤자민을 올시즌에도 함께 하고, 2020년 MVP였던 멜 로하스 주니어를 재 영입하며 '최강'의 외국인 선수 라인을 완성했다.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지만 데뷔 2년만에 홀드왕에 오른 박영현이 이미 준비된 마무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듯.

타선이 좋은 KIA 타이거즈도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도영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짜임새가 갖춰진 KIA는 외국인 투수들만 잘 던진다면 곧바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거센 도전을 받게 되는 LG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왼손 투수다. 특히 올시즌엔 각 팀마다 외국인 투수 중 1명을 왼손 투수로 영입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현재 계약을 마친 외국인 투수 17명 중 왼손 투수가 9명으로 절반 가까이 된다. KT 벤자민과 SSG 로에니스 엘리아스, 두산 브랜든 와델, 롯데 찰리 반즈, 한화 리카르도 산체스 등이 재계약을 했다. LG의 엔스와 NC의 카일 하트, 다니엘 카스타노, 키움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등 새 왼손 투수도 4명이나 된다.

LG는 이 중 8명의 왼손 투수와 시즌 내내 만나게 된다. LG의 주축 타자들이 대부분 왼손이라 상대 팀도 LG전에 왼손 투수를 많이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LG는 하지만 왼손 투수에 약하지 않다. 지난해 팀타율 2할7푼9리로 1위였는데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2할7푼7리를 기록했다. 왼손 투수 상대로는 KIA(0.296), NC(0.285)에 이어 3위였다.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2할7푼9리(1위),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에게 2할8푼7리(4위)를 기록.

카스타노(왼쪽)-하트. 사진제공=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그래도 LG를 상대로 잘던진 왼손 투수들도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KT의 벤자민이다. 벤자민은 LG전에 5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매우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재계약한 SSG의 로에니스 엘리아스도 LG전에 3경기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을 올렸고, 한화의 리카르도 산체스도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59로 좋았다.

물론 두산 브랜든 와델(2경기 1패 평균자책점 6.55)이나 롯데 찰리 반즈(4경기 3패, 평균자책점 7.64) 등 LG를 상대로 부진했던 왼손 투수도 있었다.

LG는 그동안 꾸준히 왼손 투수와 많이 상대를 해왔기 때문에 왼손 투수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벤자민 등 특정 투수에 약한 기록이 만들어지게 되면 '왼손'이라는 타이틀에 흔들릴 수도 있다.

지난해보다 왼손 외국인 투수가 늘어났다. LG가 한국시리즈 2연패로 '왕조'를 건설하기 위해선 이 '왼손들'을 뛰어 넘어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4시즌 외국인 투수 현황(1월 1일 현재)

LG=케이시 켈리(오른손), 디트릭 엔스(왼손)

KT=윌리엄 쿠에바스(오른손) 웨스 벤자민(왼손)

SSG=로버트 더거(오른손), 로에니스 엘리아스(왼손)

두산=라울 알칸타라(오른손), 브랜든 와델(왼손)

롯데=애런 윌커슨(오른손), 찰리 반즈(왼손)

키움=아리엘 후라도(오른손),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왼손

NC=카일 하트(왼손), 다니엘 카스타노(왼손)

한화=펠릭스 페냐(오른손), 리카르도 산체스(왼손)

삼성=코너 시볼드(오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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