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울산] ① '천혜의 자원' 대왕암공원·영남알프스,관광특구로 키운다

허광무 2024. 1.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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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산악케이블카 동시추진…관광산업 파이 키우고 관광상품 구축해 내실 다져
지지부진 강동 '뽀로로 호텔' 대신 새 숙박시설 조성,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본격화
울산 대왕암공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 편집자 주 = 울산은 기록적인 제조업 성장을 앞세워 '산업수도'라는 위상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민 삶의 질이나 기품 있는 도시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회 기능들은 등한시됐고, 끝내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떠안고 말았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시대에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자 울산시가 관광, 스포츠 인프라, 생태, 문화시설 분야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합니다. '꿀잼도시'(매우 재미있는 도시)로 반전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이들 사업을 소개하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한때 인터넷에서 '노잼도시 알고리즘'이 유행한 적이 있다.

울산과 대전, 두 도시의 노잼 현실을 간단한 도식으로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

이 알고리즘에 따르면 울산시민은 지인을 울산에 초대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일이 1순위일 정도다.

태화강변과 시내 구경이 선택지에 들어있는데, 어떤 경우든 '바다를 보여주고 집에 보낸다'로 마무리된다.

이 지나친 논리 비약을 그저 웃음 소재로 여기는 반응이 많지만, '일리가 있다'라며 자조 섞인 공감을 표하는 울산시민도 적지 않다.

실제로 울산은 관광도시로 유명한 부산이나 경북 경주를 찾을 때 '잠시 들렀다 가는' 코스라는 인식도 많다.

울산이 간절히 원하는 '체류형 관광지'는 요원하고, 여전히 '경유형 관광지'에 그치는 실정이다.

1천m 이상 고봉 8개 산군이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 동해안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대왕암공원,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새해 해맞이 명소 간절곶 등 산과 바다에서 다른 지역이 부러워하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울산으로서는 '노잼도시' 딱지가 영 마뜩잖다.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구상도 [울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케이블카 연계한 관광특구…산업 파이 키우고, 내실도 잡는다

이에 울산시는 관광 해양·산악특구 조성을 통해 관광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관광특구는 동구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일원 약 2.3㎢, 울주군 영남알프스 일원 약 3.4㎢를 대상으로 한다.

시는 울산연구원이 수행한 관광특구 조성전략 방안 연구에 이어 지난해 3월부터 특구 조성 계획수립을 위한 학술 용역에 착수했다.

2025년 3월까지 진행되는 이 용역에서는 기본 구상, 토지 이용계획, 환경영향평가 등을 다룬다.

이어 2026년 6월까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관광특구를 지정하고, 이후 지속해서 특구 관련 시설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일산해수욕장 일원은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을 연계한 특구 지정을 목표로 한다.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은 대왕암공원 일원과 일산수산물판매센터 인근에 길이 1.5㎞ 규모 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해 집라인(길이 940m), 스카이 엣지워크(너비 30m 높이 90m), 짚 타워(해발고도 132m) 등 체험형 놀이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665억원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전액 민자로 추진된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특수목적법인(SPC) '울산관광발전곤돌라'(대표사 대명건설)가 신청한 실시계획인가가 최근 승인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 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상반기 공사에 들어가 2025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영남알프스 산악특구 역시 산악케이블카 개발과 연계해 추진된다.

등억지구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약 2.48㎞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644억원으로 전액 민자로 추진된다.

다만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종교계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앞으로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케이블카 설치를 원하는 울주군은 환경·종교단체를 지속해서 설득해 군민 숙원사업이자 산악관광산업을 선도할 핵심사업을 반드시 마무리한다는 각오다.

시는 관광특구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관계 법령 완화나 재정 지원을 통해 관광산업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알찬 관광상품을 구축해 내실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평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동관광단지 속도 붙이고,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절차 본격화

지지부진한 북구 강동관광단지 조성도 서두른다.

2017년 시작되고도 6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뽀로로·타요 호텔 앤 리조트' 건설은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변경, 새로운 호텔과 리조트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현재 도시계획시설(유원지) 실시계획 변경 인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바뀐 사업계획에 따르면 강동관광단지 타워콘도지구에 호텔 296실, 생활형 숙박시설 486실에다 스파, 컨벤션 등을 갖춘 시설이 조성된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도 강동관광단지 내 10만8천여㎡에 지하 5층∼지상 43층, 11개 동 규모 강동리조트를 건립 중이다.

생활형 숙박시설, 휴양 콘도미니엄, 가든 스파형 워터파크, 컨벤션센터, 판매시설, 글램핑장 등이 조성된다.

다만 건설 경기 추이, 민간 사업자의 사업 의지 등 변수로 사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행정 부문에서 지원하고, 민간투자도 계속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민간 투자(약 2조6천억원)로 울산시 북구 산하동, 정자동, 무룡동 일원 136만7천240㎡에 8개 지구별로 구분·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민간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2009년 11월 이 지역을 관광단지로 지정한 바 있다.

울주 반구천 일원 [울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국제 절차를 시작하면서, 암각화 일원을 역사관광 자원화하는 사업도 준비한다.

울주 천전리 각석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반구천의 암각화는 지난해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시는 올해 초 최종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반구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탐방로 조성 등 암각화 일원을 역사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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