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는 하이브리드의 바람, 그리고 새로워진 프리우스 - 토요타 프리우스 HEV & PHEV[별별시승]
디자인 매력과 주행 경험의 즐거움을 전해
뛰어난 효율성의 하이브리드 주행은 여전
실제 가파르게 상승했던 ‘순수 전기차’에 대한 열기가 조금 식는 듯하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순수 전기차에 비해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온 토요타가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아이콘, 프리우스를 더욱 대담하고 화려하게 다듬고 ‘주행의 즐거움’을 더한 세대 교체 모델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5세대를 맞이한 프리우스는 지금까지의 프리우스와 달리 ‘토요타의 최신 감각’ 그리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예고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기본적인 체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4,600mm의 전장과 각각 1,780mm와 1,43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으며 휠베이스는 2,750mm로 이전 세대와 큰 차이는 없지만 조금 더 늘어난 휠베이스, 낮은 전고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하이브리드(이하 HEV)가 1,455kg,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하 PHEV)이 1,605kg(이상 19인치 휠, 타이어 기준)이다.
5세대 프리우스의 특징 중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단연 디자인에 있다. 지난 1997년, 세상에 처음 등장했던 프리우스부터 3세대 프리우스까지는 ‘디자인의 매력’ 보다는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앞세운 효율 좋은 차량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이는 4세대 프리우스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5세대의 프리우스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 최신의 토요타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반영할 뿐 아니라 최근 자동차 개발 및 브랜드 활동에서 볼 수 있는 ‘스포티한 감성’을 적극적으로 담아낸 모습이다. 덕분에 5세대 프리우스는 ‘프리우스’라는 이름이 아니라면 스포티한 감각의 컴팩트 모델로 여겨진다.
더불어 프론트 엔드 끝에 자리한 토요타 엠블럼 역시 인상적이다. 근래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푸른색 배경을 더한 엠블럼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5세대 프리우스는 ‘푸른 배경’ 없는 명료한 엠블럼으로 ‘토요타’ 그 자체에 집중해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린다.
이어지는 측면 역시 독특하다. 프리우스답지 않은 낮은 보닛 라인은 물론이고 대폭 낮아진 전고와 새로운 A 필러 및 루프 라인 등이 시선을 끈다. 루프의 정점을 뒤로 밀고, 낮은 각도로 길게 뻗은 A 필러는 말 그대로 ‘컴팩트 스포츠 쿠페’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이어지는 후면은 이전보다 한층 세련된 차체의 형태와 최근 토요타가 선보이고 있는 가로로 길게 구성된 리어 램프 및 패널 구성을 적용했다. 여기에 프리우스의 레터링, 전면 바디킷과 유사하게 구성된 후면 바디킷 등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참고로 4세대 프리우스가 HEV 모델과 PHEV 모델(프리우스 프라임)의 디자인을 다르게 구성한 것과 달리 5세대는 관전히 통일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다채로운 외장 컬러 선택지를 제공, ‘더욱 감각적인 프리우스’를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프리우스는 지금까지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성 좋은 차량’에 집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5세대 프리우스는 보다 스포티한 외형은 물론이고 ‘공간의 연출’에서도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건 이전의 프리우스보다 낮게 그려진 대시보드와 그 위에 자리한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톱 마운트 클러스터, 그리고 한층 스포티한 감각을 드러내는 시트, 그리고 이러한 구성을 통해 더욱 낮게 구성된 드라이빙 포지션에 있다.
여기에 12.3인치 크기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최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U+ 드라이브 등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 폰과의 연계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또한 수납 공간 및 충전 포트도 충분하다.
적재 공간 역시 충실히 구성되어 있어 일상적인 상황에서의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하여 추가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선호도가 높은 ‘선루프’가 아닌 글래스 루프인 점은 내심 아쉽다.
5세대 프리우스는 전체적인 패키징의 변화에 있어 ‘주행’의 영역에 가치를 강조한다. 이에 따라 파워트레인의 변화도 새롭게 더해져 이전의 프리우스와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드러낸다.
국내에 투입된 프리우스는 2.0L 다이내믹 포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조합을 통해 HEV 기준 196마력, PHEV 기준 223마력을 내 ‘체급 대비 우수한 출력’을 구현한다. 여기에 e-CVT,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은 주행의 경쾌함, 그리고 효율성을 보장한다.
여기에 효율성 역시 견실하다. HEV은 20.4km/L에 이르는 우수한 효율성을 과시하고 PHEV 모델은 높아진 출력, 늘어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19.4km/L의 경쟁력 있는 효율성으로 시선을 끈다. 더불어 전기의 힘으로 64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새로운 프리우스를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처음 마주한 프리우스의 공간은 ‘효율성 좋은 자동차’의 공간 보다는 작지만 매력적인 주행 성능을 기대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작은 스티어링 휠, 톱 마운트 클러스터, 그리고 전동화 시대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익숙함’을 과시하는 기어 레버의 형태와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은 마치 ‘컴팩트 쿠페’의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낮게 이어진 A 필러 역시 독특한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지만 ‘만족감’은 충분하다.
기본적인 발진 가속 성능도 우수할 뿐 아니라 추월 가속 성능도 만족스럽다. 단순히 절대적인 성능의 개선은 물론이고 2.0L 가솔린 엔진의 적용으로 인해 ‘여유로운 출력 전개’로 전체적인 만족감이 대폭 개선되어 주행 전반에 걸친 만족감, 그리고 ‘스트레스’가 적었다.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엔진을 돌릴 때의 소음도 이전의 1.8L 엔진, 혹은 다른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2.5L 엔진보다 적숭하다. 여기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물론이고 주행 전반에 걸친 외부 소음’에 대한 억제력도 뛰어난 점은 더욱 돋보였다. 게다가 프리우스는 단순히 출력을 끌어 올린 것에 만족하지 않고 전체적인 운동 성능의 개선, 그리고 ‘운전의 즐거움’을 구현했다. 실제 연이어 굽이치는 코너가 이어지더라도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 대신 자신 있게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최근 토요타는 절대적인 부품의 수는 줄이면서도 차체와 각 부품의 조립에 신경을 쓰며 차량의 조종성을 높이는 모습인데 프리우스 역시 이러한 모습을 그대로 이어간다. 여기에 작은 스티어링 휠이 더해지니 ‘민첩성’이 돋보인다. 게다가 하체 역시 훌륭하다. 후륜에 적용된 더블 위시본은 움직임의 ‘여유’를 더해 기본적인 승차감도 우수할 뿐 아니라 보다 빠른 속도에서의 움직임 속에서도 능숙한 대응을 과시, 소형차가 가진 ‘체급의 한계’ 이상의 모습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프리우스를 통한 ‘놀라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프리우스 PHEV로 자리를 옮긴 후 주행을 시작하니 한층 강력한 성능이 즐거움을 더한다. 223마력이라는 수치 이상으로 ‘강력한 전기 모터의 토크’는 보다 우수한 가속 성능을 보장하며 이를 통한 ‘주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모습이다. ‘프리우스’답지 않은 모습에 웃음이 피어난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능도 더욱 우수할 뿐 아니라 추월 가속, 고속 주행에서도 여유롭다. 차량의 패키징으로 인해 늘어난 무게가 느껴지지만 그 차이도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운전자가 ‘차량을 다루는 순간’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프리우스 HEV와 완전히 다른 하체의 셋업이 다른 부분에서 ‘확실한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실제 프리우스 HEV가 부드럽고 포용력이 좋은 성향이라면 프리우스 PHEV는 더욱 명료하고 탄탄한 움직임으로 차량의 민첩성을 강조한다.실제 연이어 굽이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이어 펼쳐지는 고갯길에서 프리우스 PHEV는 기대 이상의 민첩성, 그리고 흔들림 없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여기에 제동 성능이나 제동의 질감까지 우수하니 ‘차량을 다루는 즐거움’이 더욱 커진다.
그렇기에 토요타가 깜짝 공개한 ‘프리우스 PHEV 컵’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GR86, GR 수프라와 같은 온전한 스포츠 지향의 차량은 아니지만 충분히 ‘낮은 한계’를 오가며 함께 성장하고, 즐길 수 있는 레이스를 구현하기엔 충분한 차량이라 생각됐다. 좋은점: 매력적인 디자인과 더욱 개선된 주행 경험 아쉬운점: 토요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즐거움을 약속하는 하이브리드, 토요타 프리우스 HEV·PHEV 과거 프리우스는 ‘주행의 즐거움’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이동의 매력을 보장하는 차량이었다. 그러나 최신의 프리우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자신의 강점, 즉 효율성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최근 토요타가 추구하고 있는 ‘모터스포츠’와 ‘자동차의 즐거움’을 구현할 수 있는 드라이빙의 가치를 무척 능숙히 피워내고 있다. 그렇게 프리우스는 ‘브랜드의 새로운 선구자’의 명패를 새롭게 품었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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