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 M&A ‘빅딜’ 반토막…대기업조차 ‘돈줄’ 꽉 막혔다

지난해 1조원 이상 거래 건수 ‘반토막’
고금리 지속에 거래 안 하며 시장 위축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이 고금리발 자금 조달시장 경색과 경기침체 여파로 위축되면서 거래 규모가 2022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거래규모 1조원 이상 ‘빅딜’ 건수는 반토막 났다.

1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전체 거래규모(50억원 이상 경영권 거래 기준)는 30조6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전체 거래규모(39조4277억원)보다 22% 감소한 수치다. 호황이었던 지난 2021년(71조5030억원)과 비교해봤을 땐 57% 급감했다.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가 모두 지갑을 닫으며 시장이 위축된 결과다. 최근 미국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메드트로닉이 거래규모가 1조원에 달한 국내 의료기기 개발사 이오플로우 인수를 철회하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 결과 2022년 8건에 달하던 1조원 이상 대형 거래 건수가 지난해 5건에 그쳤다. 2021년(15건)과 비교해보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는 “올해 금리가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M&A 유동성의 두 축인 사모투자펀드(PEF)와 대기업 모두 유동성 공급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장이 곧바로 활성화되진 못할 듯 하다”며 “다만 자금회수를 해야 하는 PEF 입장선 일정기간 내에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기 때문에 매물가격이 현재보다 다소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거래건수가 올해엔 많아질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2023년 리그테이블 분야별 순위는 삼일 PwC가 기업 경영권 인수 금융자문과 회계 인수 매각 자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김앤장은 법률 인수 매각 자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에선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